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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림의 뷰티칼럼] 엄마의 검버섯

 

조영림 국제의료미용전문가협회 이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9.05.08 18:47:39

[프라임경제] 엄마. 엄마. 우리 엄마. 참으로 정겹고, 그립고, 안쓰러운 단어다. 나 또한 엄마가 돼 보니 더 그렇게 느껴진다.

엄마의 연세는 올해로 84세. 지난해 결혼 60주년을 지내신 엄마는 모두의 어머니들과 비슷하게 온 몸 여기저기 아프셔서 병원 투어를 하며 살아오셨다.

무릎인공관절 수술도 받으셨고, 허리는 뒤틀려 걷는 것도 힘드시다. 망막증으로 시력이 나빠지시더니, 밥상 위 음식도 구분하기 힘들어 하시는 가슴 아픈 현실을 안고 살아가신다. 그런 어머니도 빼놓지 않고 하시는 건 '화장'이다.

하지만 드시는 음식조차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시력이 나빠져서 화장을 할 때면 거울 앞에 얼굴을 아예 붙을 정도로 가까이 대신다. 하지만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여자는 여자다. 여전히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가꾸기를 멈추지 않으신다.

늘 화장기 없는 얼굴에 머리는 쪽을 지어 비녀를 꼽고, 방안에만 계시다 돌아가신 할머니와 비교하면 겨우 한 세대를 지났을 뿐인데 세상이 참 많이 바뀐 것 같다. 나도 나이가 50이 넘어가니 엄마의 이런 모습이 왠지 아련하게 다가온다.

얼마 전 엄마는 얼굴에 난 검버섯을 빼셨다.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일까 싶은 기대로 상안검 수술도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 내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 잡티까지도 신경이 쓰이신다는 말씀을 만날 때마다 하셔서 피부과에서 레이저 시술을 해드렸고, 점을 빼고 붙이는 테이프와 재생 크림까지 사다 드렸다. 모처럼 효도하는 마음으로.

그런데 검버섯을 뺀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사고가 일어났다. 고구마를 튀기기 위해 기름을 끓이다 그만 얼굴에 화상을 입으신 것이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아 끓는 기름 가까이에 얼굴을 가져다 댄 것이 화근을 만들었다. 

엄마는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가 됐고, 나는 하루도 쉴 틈 없는 시간 속에서 병원 수발까지 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긴것 같은 입원기간이 끝나고 퇴원하신 날 엄마의 손에는 흉터 회복에 좋은 각종 크림이 들려져 있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피부관리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니, 내가 그 유전자를 받아 지금 피부관리 업에 몸을 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 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이 '내일 지구가 멸망할 지라도 나는 오늘 피부관리를 하겠다'라는 말로 느껴지며 스스로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고우신 우리 엄마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여자가 죽을 때까지 사용하고 가는 화장품을 모으면 트럭 한 대 분이 나온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평균수명이 늘어나 이제는 트럭 한 대 가지고는 모자란 상황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엔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더 많고 100세를 넘겨 생존하는 사람도 주변에 많이 보인다. 은퇴 후 인생 2모작을 계획하는 일처럼 100세 시대에 젊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선 나에게 맞는 올바른 화장법을 알고 실천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노인의 경우, 검버섯 정도만 제거하면 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부모에 대한 무관심이며 방관이다. 2019년 현재를 살아가는 자식들은 부모, 특히 어머니의 피부미용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드신 어머니는 자식으로서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아니라 그들의 혜안과 경험을 함께 나눌 인생의 동반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버이날, 엄마의 얼굴을 보고 사랑한다고 말만 하지 말고 "엄마 피부관리 한 번 받아 보실래요?"라고 말해보면 어떨까. 엄마도 당신과 같은 여자라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다.

조영림 국제의료미용전문가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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