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잠재적 맞수를 '부산 총선 키맨'으로 호출…서병수의 답은?

2019-05-13 08:58:38

[프라임경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빙부상을 당했음에도 장외투쟁 현장에 얼굴을 내밀어 지지층의 폭발적 환영을 얻은 바 있고, 민생을 살핀다는 명목으로 전국 각지를 방문하면서 말을 쏟아내고 있다.

자신을 '관리형 당대표'가 아닌 대선 주자급으로 확고히 띄우려는 내심, 문재인 대통령과 1:1 대응을 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로 메이킹하려는 전략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그런 한편으로 확실히 내년 총선을 디딤돌로 대선에 다가서겠다는 '베팅'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그 연쇄 효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부산에 이어 거제와 울산(울주), 구미 등을 두루 방문 중인 황 대표는 경제 실정을 비판하고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폄훼를 지양해야 한다며 경제성장과 산업화시대에 대한 재인식을 진보 진영에 사실상 요구하는 등 '이념 전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거칠게 공세를 펼치는 역할을 맡을 야전사령관 역할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도맡고 나선 형국이라 황 대표의 짐이 줄었다. '달창' 논란을 띄우고, 불과 몇 시간만에 사과하면서 치고 빠지는 나 원내대표에 민주당 측은 경악하고 있다. 상대 진영 일부 극렬 지지자들을 창녀에 빗댄 표현을 공개 석상에서 입에 올렸다는 점은 일간베스트 사리트 등 B급 문화 진영에서 정치권 공식 언어로 격상했다는 의미 이상을 갖는다.

거친 말과 정치공학적 공세를 한국당 측에서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고,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역할 분담에서 대권 주자급은 빼주겠다는 분담도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 황 대표의 꿈에 나 원내대표가 (내심은 어떻든) 적극 협력하는 양상이다.

이런 나 원내대표의 자기 희생 덕에 황 대표는 청와대 측에 단독 영수회동을 제의하는가 하면, 역사관 전반을 둘러싼 보혁 갈등의 복선을 까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대선은 물론 그 앞에 치러지게 되는 당 전부의 운명이 걸린 총선 전략을 깔고 다니는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는 점이다.

일정 중 하나로 철저히 가려지고 의미 풀이도 제대로 되지 않고 넘어간 아이템이지만, 그런 맥락에서 새삼 가장 눈여겨 보고 다시 터치해 봐야 할 대목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의 한 산업단지에서 경제 난국을 언급한 황 대표는 울주군(울산 시내에서 보면, 외곽에 해당하며 함께 울산광역시를 구성함)의 한 마을회관에서 잠을 청한 바 있다.

대부분의 기자들과 여야 정치인들은 계속되는 민생 행보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이미 거제에서도 마을회관의 양해를 얻어 주민들과의 대화와 숙소의 장소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스킨십 정치의 한 사례쯤으로 본 것.

그런데 알려진 바를 종합하면 배석한 인물 구성의 중요성이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껴서 있었다는 것.

한국당 울주군 지역당협위원장으로 근래 발탁돼 열심히 표밭을 다지고 있는 서범수씨가 이 울산(울주) 행보에서 행운 티켓을 거머쥔 인물이다. 전 울산경찰청장 그리고 전 경찰대학장 등 고위직을 역임한 것으로 그를 기억하는 이들도 많지만, 울주군이 그의 태어난 곳이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황 대표가 넓지 않는 회관 공간에서 함께 바짝 붙어 자는 '고난의 행군' 동지이자 '옆자리 멤버'로 그를 택한 점에 어떤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소리가 조심스럽게 일부 당 관계자들의 입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우선 서범수 당협위원장이 지역구 다지기에 고생 중인 상황에 몸소 당대표가 힘을 실어준 것을 주목한다. 다만 더 큰 의미가 있고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대표 일정 전반에 '조정'이 있었다는 풀이가 제기된다.

우선 황 대표는 울산 방문에서 청와대의 경제 정책 실패를 강력히 지적한 것으로 여러 언론은 풀이했다. 하지만 북구의 산업단지를 찾아 이 자리를 당 주요 인사들과 회의를 하는 장소로 삼았다는 점은 이런 '페이크' 풀이를 더 강하게 뒷받침한다.

현대중공업 침체 등 조선업 태풍을 맞은 동구 등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일정을 하루 종일 편성했어도 무방했을 텐데 굳이 동선을 모호하게 배정했다는 것.

여기서 다시 나 원내대표의 역할 분담이 빛을 발하는데, 강력한 말의 공세를 나 원내대표가 앞으로 맡아준다는 가정 하에서 보면 굳이 동구를 주요 무대로 삼아 황 대표가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 스스로 적의 본진에서 전술을 펼치는 것은 장점이 되나, 주민들의 상처를 적극적으로 후벼판다는 의미가 있어 황 대표로서는 이 곳을 투쟁의 전면 무대로 삼기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것.

그런 일종의 여유가 있는 마당에, '서범수 회동'을 고려하고 실제로 성사시킨 의미가 무엇이겠냐는 얘기다.

지도를 보자. 울산 북구 산단의 지역적 위치를 보면, 일정을 하고 울주로 빠져 마을회관으로 가기 편하게 일정한 고려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순전히 '서범수 미팅'을 위해 동선을 틀고 또 동선 자체를 짠 것으로까지 볼 여지가 있어 이를 음미해 볼만하다는 것.

여기서 의미를 두고 볼 수 있는 점이 서범수 씨의 형이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라는 대목이다. 조국 차출론으로 치열한 격전지로 떠오를 부산 전략을 오래 고심하던 황 대표가 결국 승부수를 띄우기로 결정했다는 해석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여러 정치적 실패 원흉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매력적인 정치 재목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내년 총선에 그를 차출하겠다는 문제를 띄워 일찍부터 총선 열기가 시작된 상황.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방송 대담에서 전적으로 결정권은 조 수석 본인에게 있고 사법 개혁을 그가 직접 완수해 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패스트트랙에 경찰수사권 독립 이슈 등이 맡겨진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조 수석의 숙제는 총선 구도 형성 전에 끝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수석의 부산 등판 가능성은 한국당으로서는 총선 전반의 판세를 우려할 만한 아이템이다. 따라서 조 수석에 걸맞는 역량 혹은 인지도 등을 갖춘 인사들을 발탁해야 하는데 그게 또 좀처럼 쉽지 않다.

바른미래당 출신으로 근래 탈당한 이언주 무소속 의원을 발탁, 공천하는 등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이 매달리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움직임이 있어 왔으나 이는 '각론'에 불과하고 전체 판세에서의 역할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부산 서구를 텃밭으로 4선 역량을 쌓아온 유기준 의원이 한국당 부산 총선 사령탑으로 발탁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선 있다. 그는 인품이나 해양문제 전문 변호사라는 전문성, 학생 운동가 출신으로 고시 면접에서 탈락하는 등 사회기여적 이력 면에서 두루 빠지지 않는다는 평. 하지만 전체 지역을 챙기고 묶어내기에는 역시나 인지도 문제가 선수에 비해서는 다소 약하다는 소리가 없지 않다.

▲2016년 동남권 지방자치단체장 회동 당시 같이 찍힌 황교안 전 총리와 서병수 당시 부산시장. ⓒ 연합뉴스

이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물을 먹은 서병수 전 시장을 부각하는 '대안'이 남는다. 대북 평화 협력 기조가 높아지면서 불어닥친 '파란 물결'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대거 교체되는 상황을 서 전 시장도 피하지 못했다. 그는 정국 구상과 휴식으로 한동안 침체돼 있다 근래 개인 연구 사무소를 여는 등 정치 재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전직 시장인 만큼, 또 당에서 사무총장 등을 지낸 여의도 정치 경험이 풍부한 만큼 지역 총선 구도가 당에 후폭풍을 미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줄 소방수로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히려 부산에서 조국 지휘탑 대 서병수 사령탑으로 대결하면서 부산발 총선 이슈전을 부각하는 전체 판세의 미드필더가 되어줄 여지도 없지 않다.

문제는 서 전 시장 본인의 정치적 꿈과 친황 진영과의 약한 연결고리다. 서 전 시장이 정치적 활동을 재개한 데에는 오거돈 현 부산시장이 너무 일을 못한다는 지역 정서에 기대어 생각보다 빨리 '자신의 정치적 복권'을 일굴 수 있겠다는 계산이 우선 확실히 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그가 내년 총선 늦어도 다음 지방선거에는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고, 업적을 일정 부분 속성으로 쌓은 다음 지방선거에 다시 나서서 '오거돈과 그 후계자'를 일거에 뭉개는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다만 더 큰 그림을 그가 고려한다는 관점도 소수지만 존재한다. 총선이나 지선 등 개별 구도도 중요하지만 그간의 정치 경험과 구상을 가다듬은 최근의 야인 생활이 여차 하면 대선 주자로 나서겠다는 도전의식을 만들고 있다는 것.

이는 홍준표 전 대표의 대선 패배와 연이은 지선 책임론, 김무성 전 대표를 겨냥한 정치적 역할 종료 세평 등을 고려할 때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보수 전반의 고심과도 맞닿는 대목이다. 서울시장 등을 지내면서 역량을 나름대로 검증받은 것으로 평가돼 온 오세훈 전 의원은 고 노회찬 전 의원 자살 등을 둘러싼 막말 논란으로 급격히 정치적 자산을 잠식한 것으로 평가된다.

언론인 출신 홍종욱 전 의원이나 여의도 정치를 뒤로 하고 제주도에 내려가 지방 도백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 등의 발탁론도 대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황 대표가 관리자로서의 당대표에서 대여 공세 지도자로 의외로 부각되면서 얘기가 달라지고 있다. 황 대표가 관료 출신임에도 정치 전쟁의 감각이 없지 않다는 점이 재발견되고 있는 것.

서 전 시장으로서는 자신의 더 큰 꿈에 '황교안 체제의 강화'가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충분히 전망할 수 있다. 그런 마당에 황 대표로서도, 서 전 시장으로서도 서로 잠재적 적이자 맞수감인 이의 협력을 모색하는 게 쉽지 않다.

서로간에 연결해줄 고리도 마땅찮다. 서강대 출신과 성균관대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정치인 출신 대 법조 출신의 외부수혈인사라는 배경 등 모든 점이 다르다. 그런 만큼 황 대표가 직접적으로 손을 내밀거나 삼고초려하는 것은 어렵고, 동생을 민생 투어 행보 중에 적극적으로 보는 '은밀한 메신저'로 삼았다는 것.

물론 일정상, 또다른 배석 인사들의 면면상 적극적인 밀담이 불가능했다는 후문도 흘러나온다. 다만 이렇게 의미를 은근히 흘리는 것만으로로 충분하다는 황 대표 측의 판단이 작용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문제는 이 은근한 메시지를 서범수 전 청장, 그리고 서병수 전 시장이 읽어냈을까의 대목이다. 또 굳이 그 행간의 의미를 판독해 냈어도 막상 실제로 손을 잡을지의 선택 문제는 오롯하게 서 전 시장에게 판단권 유보로 남아있다. 이와 관련, 실제로 서 전 시장도 이 의미를 짐작은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본지에서는 서 전 시장과의 통화에서 "동생을 숙소로 불러 일정을 함께 한 점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모종의 제의를 바탕에 깐 것인데 받아들일 것인가?" 등을 물었다. 서 전 시장은 직접적 답을 당장 내놓거나 확대 해석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다만 당을 위해 판단하고 일할 것이라는 서 전 시장의 대승적 태도를 볼 때, 서로간에 좋은 맞수로 대결할 수도 있다는 대선 문제는 나중으로 돌리고 '선공후사'로 총선 전략을 함께 고민하자는 '이심전심'이 묘하게 형성되고 있는 중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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