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유행하는 에세이: 노력의 배신

2019-05-13 17:52:30

[프라임경제] '노력'이란 단어는 값진 결과를 이루기 위한 과정 속에서 빛나는 단어다. 수많은 사람들에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희망을 심어 주고 있다. 

'칠전팔기(七顚八起)'라는 사자성어 역시 많은 이들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듯 노력 관련 명언들은 수세기에 걸쳐 쏟아졌으며, 우리 삶의 방향성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과거부터 이어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반기를 든 서적들이 서점과 도서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얼마 전 서점을 방문했을 당시, 한 번쯤 봤을 법한 에세이 다수가 현재 삶에 지친 영혼들을 위로하는 문장들로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등이 그러하다. 소비자들 수요가 끊임없이 이어진 탓일까. 이런 풍조는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유행에세이'를 대표하는 세 권의 책들이 말하는 것은 이러하다.    

"나는 어디로 이렇게 열심히 가고 있는 걸까. 그래서 멈췄다. 인내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이 진리라 생각했고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어째 점점 더 불행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그야말로 기분 탓일까?" -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中

"대학교 때 조금 더 열심히 하지 않은 게 잘못이었을까? 일하며 더 버티지 못한 게 잘못이었을까?"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中

"자기가 지금 힘든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아요. 이유 없는 허전함에 시달리면서"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中

유행에세이는 그동안 당연시 여기던 '노력'이 이젠 끝났다고 말한다. 최근 '금수저'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태어나면서 얻는 부모 재력이나 재능 덕을 보는 사람들을 동경하는 사회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현대사회 내 상대적 박탈감으로 낮아진 현대인들 자존감을 지적한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 괴로운 이유는 우리의 믿음, 즉 '노력'이 우리를 자주 배신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뻔 하듯 뻔 하지 않은 달콤한 위로들은 우리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성공', '승진', 'A' 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우리들에게 '엄친딸'이나 '낙하산' 등을 마주한 현실이란 벽에서 느낀 씁쓸함을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또 사회에서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벌였던 경쟁 과정 속 사회적 박탈감이나 자존감 상실, 그리고 진정한 자아 본질에 대한 물음의 지속 등을 언급해 우리를 괴롭힌 의구심에 대한 대답을 주며,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다. 

열심히 달리기만 했던 삶 속에서 휴식이 필요한 순간, 노력이 나를 배신한다고 느껴지는 슬픈 순간, 행복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 그리고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은 날이라면 유행에세이를 읽어보자. 






전은지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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