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조세포탈 첫 공판서 '혐의 부인'…'반쪽짜리' 재판 우려도

2019-05-15 18:06:14

- 주식 실소유자는 재판 18분만 출석…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참석조차 안해

[프라임경제] 150억원대 양도소득세 탈루 혐의를 받는 LG그룹 총수일가가 첫 공판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반면, 검찰은 이들이 통정매매(주식을 특정한 시기·가격에 거래할 것을 미리 합의한 뒤 매매하는 것)로 주식을 거래해 세금을 포탈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공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질적으로 이득을 본 주식의 실소유자인 LG그룹 총수일가는 빠지고 이를 행한 직원들만 남아 재판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50억원대 양도소득세 탈루 혐의를 받는 LG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사진은 법원에 출석 중인 LG 총수 일가. ⓒ 프라임경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15일 양도소득세 탈루 혐의를 받는 LG그룹 총수일가 14명과 전·현직 LG 재무관리팀장(하모 씨·김모 씨) 2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에는 건강문제를 호소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을 제외한 전원이 참석했다.

검찰은 이날 "하 모씨와 김 모씨는 LG(003550) 재무관리팀 전무로 근무하면서 사주 일가가 불특정 3자에게 주식을 매도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식의 통정매매로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다"고 주장했다. 

LG 일가의 지분 매각의 경우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 해당하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 할 때 시가 대비 20% 할증된 가격으로 주식 가치가 결정되는데, 이를 일반 거래인 것처럼 꾸며 차액을 챙겼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LG 재무관리팀은 지난 2003년 NH투자증권(전 LG투자증권)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주식 거래를 지시했다. 

검찰이 이날 공개한 LG 재무관리팀과 NH투자증권 관계자 간 통화 녹취록을 보면 "준비됐어요? 25만주 팔자 구본준. 사자 구본길. 예, 깔끔하게 됐습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검찰은 "LG가 과거 계열사였던 NH투자증권을 상대로 핵심 고객으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장내거래 금지 원칙을 훼손한 게 아니며, 사기나 부정한 방법을 쓰지도 않았기에 조세범처벌법을 위반했다고도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재판이 '반쪽짜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일개 직원이 총수일가의 승인 없이 그들의 주식을 거래했을 가능성은 극히 드문데, 실 소유주들은 빠지고 이를 행한 직원들만 남아 재판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재판에는 LG 사주일가 14명과 전·현직 LG 재무관리팀장 2명이 참석했지만, 총수일가는 재판 시작 18여분 만에 퇴장했다. 심지어 LG그룹을 이끄는 구광모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더욱이 LG 총수일가 15명은 남은 공판기일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재판부가 LG 총수일가를 1차 공판, 또 짧은 시간인 십여분만 참석하게 한 것은 탈세 지시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변호인단의 거듭된 요청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일개 직원이 총수일가의 주식을 그들의 승인이나 지시 없이 거래했을 것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데다, LG 총수일가도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큼 더 많은 공판에 참여하게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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