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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외신 인용 화법'…나경원, 이번엔 '신독재' 발언, 의미는?

보수의새길ABC 주관 '문정권 2년 유린된 사법과 언론' 토론회에서 고강도 발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5.21 15:34:47

[프라임경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또다시 외신 인용 화법으로 초강경 발언을 내놨다.

나 원내대표는 2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문정권 2년, 유린된 사법과 언론' 토론회에 참석했다. 축사를 요청받은 그는 "'이코노미스트'에 '신독재'에 이르는 4가지 단계 기사가 나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사에 따르면 첫째, 위기 시에 카리스마를 내세워서 집권한다. 둘째, 적들만 찾아간다. 셋째는 언론·사법 등을 장악한다. 네번째는 선거제를 바꾸는 것"이라고 소개한 뒤, 문재인 정부를 이에 빗댔다. 

이어 "이 정권도 그 길을 가고 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촛불을 들고 정권을 잡았다. 적폐를 외치고 생산한다. 언론·사법·권력기관 모두를 장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렸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코노미스트는 3단계까지는 그래도 민주 정부라 할 수 있는데 4단계부터는 민주주의 국가로 부를 수 없다고 했다"고 말하고 현재 정부는 어느 단계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패스트트랙을 원천무효로 만들어서 대한민국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21일 토론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그는 이 행사에서 신독재 발언을 내놔 주목받았다. ⓒ 프라임경제

이처럼 유력 외국 언론을 인용해 강도높은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12일 교섭단체대표연설에 나선 자리에서 그는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발언했다. 당시 여당 의원들의 강력한 항의로 연설이 중단되기까지 했다.

이 '북한 수석대변인 발언'은 '블룸버그통신'의 표현을 소개한 것이지만, 대단히 큰 파문을 불러왔고 한국당 일각에서도 수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학습효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외신 인용 화법으로 초강수를 둔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나 원내대표는 '달창 발언'으로도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이는 여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극렬 지지층을 창녀에 빗댄 단어로, 나 원내대표가 장외 투쟁 연설 중에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모르고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결국 고발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처럼 설화를 겪고 있고, 더욱이 외신 인용을 해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고강도 발언의 경우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유사한 상황을 일부러 조성한 것은 예삿일이 아니라는 것. 즉, 모종의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나 원내대표가 작심한 증거라는 풀이가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인 20일, 더불어민주당 및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들과 회동을 가졌다. 이 '호프데이'에서 그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으나, 청와대와 여당이 바라는 국회 정상화 물꼬를 여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나 원내대표로서는 이 같은 일련의 흐름 속에서 당분간 투쟁 기조를 이어갈 필요를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및 경찰수사권 독립 등 제도 수정 법안들이 패스트트랙에 부의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장외 투쟁의 열기를 일단 이어나가고, 여당의 2중대 등으로 비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명성을 가진 야당은 한국당 뿐이라는 점도 계속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

국회에 들어갈 명분 마련이나 중도층 포섭에 강경 투쟁 기조가 마이너스가 된다는 걱정보다는 지금 대결 구도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강경 보수를 결집하는 게 아직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이 목마른 청와대와 여권과 달리 한국당은 아쉽지 않다는 내심을 드러내고,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결 의식도 밖으로 표출할 필요에서 공격 방법 모색으로 외신 인용법을 다시 꺼내들었을다는 것. 결국 정국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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