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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롯데카드 품고 '5강 체제' 구축하나?

MBK·우리금융 컨소시엄, 롯데카드 인수 이후 합병 관건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19.05.22 14:39:31
[프라임경제]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불과 20일만에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으로 변경되면서, 다양한 예측들과 함께 업계 지각변동이 이뤄질 것이라 분석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3일 롯데카드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가 선정됐다. 이후 지난 21일 다시 우선협상대상자가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으로 변경됐다. 롯데지주의 이러한 선택은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가 탈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시점에 '안전을 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카드 업계 관계자들은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 물론 현재까지 정해진 사실은 우선협상대상자가 변경된 것뿐이지만, 이에 따른 갖가지 예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 롯데카드 인수해 '반등기회' 삼을 수 있을까?

우선 등장한 것은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합병 가능성이다. 만약 이번 인수계약이 성사되면 MBK파트너스 60%, 우리은행 20%로 지분을 나눠 롯데카드를 인수하고, 롯데그룹이 나머지 지분 20%를 보유하게 된다.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기존에 한앤컴퍼니가 제시했던 1조8000억원대비 다소 낮은 1조6000억원으로 전해지고 있다. 추후 추가 협상을 통해 가격은 달라질 수 있지만, 우리은행과 MBK가 지분 60%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 중 절반가량을 대출로 조달해주기로 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변수가 많은 문제"라며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 후 다시 매각한다 해도 우리금융에 먼저 매각하는 우선매수청구권 옵션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 역시 "현재 상황은 MBK파트너스가 돈이 부족해 우리금융에서 빌린 것일 뿐"이라며 "몇 년 후에 우리금융에 롯데카드를 매각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수익이 좋다 싶으면 빌린 금액을 갚고 다른 곳에 매각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대부분은 "'빅딜을 하면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세부적인 조건들이 있지 않겠느냐', '우리금융이 아무런 이유 없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할리 없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현재 카드업계 중 하위권에 머물러있는 우리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해 이를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합병의 당위성을 부연하기도 했다. 

현재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수익 악화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고객 유치를 위한 신상품 출시 또한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부가서비스 비용이 가맹점 수수료나 연회비 등 이익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등의 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부가서비스 비용이 추후 수익성분석 기준과 맞지 않으면, 다시 부가서비스를 조정해야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는 자칫 단종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수익성을 고려할 때 기존에 나와 있는 카드보다 부가서비스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어 고객들에게 어필할 만한 점도 없다는 것이 카드 업계의 목소리다. 

◆ 롯데카드 인수, 대형 카드사 출범에 무게 쏠려 

이런 상황에 우리카드가 롯데카드와 합병하게 될 경우, 우리카드 시장점유율은 기존 8.5%에서 19.5%로 올라서며 현재 19% 점유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카드를 뛰어 넘어서게 된다는 것. 자산 역시 22조6358억원으로 늘어나 기존 4강(신한·삼성·KB국민·현대) 3약(롯데·우리·하나) 체제가 이른바 '5강 1약 체제'로 개편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연출될 경우 고객층 역시 더 많은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과 연계된 금융고객이 많고, 중년 남성의 사용빈도수가 높은 반면, 롯데카드는 마트, 백화점과 같은 유통업계서 강세를 보이며, 고객층 역시 중년 여성 고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안들에 비춰볼 때 우리금융이 우리카드와 롯데카드 합병을 통한 대형 카드사의 출범을 염두하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의견이 시장에서 지배적인 연유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합병 시기에 대한 의견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MBK파트너스 역시 한앤컴퍼니 처럼 사모펀드인 만큼 인수사 체질을 바꾸고 매각해 차익을 따내는 것이 우선가치"라며 "이 때문에 우리금융에 매각한다 해도 합병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구조조정과 관련부서 통폐합, 연봉문제 등 내부문제 등 처리해야 할 사안들도 많다. 롯데그룹이 아직 20% 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쉽사리 롯데카드 흔적을 지우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 시장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수익악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인수 후 우리금융지주에 이른바 '프리미엄'을 얹어 바로 매각할 가능성도 높다"고 빠른 합병 가능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하면서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상 오는 10월까지 카드, 손해보험 등 금융사를 매각하기로 한 상태다. 만약 기한을 넘기게 되면 1000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물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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