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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케이뱅크, 갑작스런 2시간 먹통에 "큰 문제 아냐"

비대면 금융인데 "늦장 대응, '가이드라인' 미숙" 지적

박기훈·김동운 기자 | pkh@newsprime.co.kr, kdw@newsprime.co.kr | 2019.05.22 15:17:56
[프라임경제]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사전공지 없이 점검시간을 2시간 가까이 연장하면서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에 더해 케이뱅크 직원들의 안일한 고객 대응 등은 비대면 인터넷 전문은행의 진정한 목적성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4시간 고객 곁에 있음을 강조하는 케이뱅크 홍보문구 ⓒ 케이뱅크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출범 2주년을 맞은 케이뱅크는 매일 오후 11시57분부터 익일 오전 12시3분까지 5분간 서비스 점검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 시간에는 모바일접속이 불가능해 은행 업무나 관련 체크카드 사용이 중지된다.

지난 5월21일에 시작된 점검은 22일 오전 1시46분경까지 이어졌다. 해당 사항과 관련해 당시 케이뱅크 고객센터와 전화상담을 시도한 결과 "현재 점검 장애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전산 주요 담당자가 출근해 보수 중에 있다"는 답만 들을 수 있었다.

홈페이지 공지나 케이뱅크 사용자에 대한 안내에 대해서는 "본사에 건의해보겠다"고 답했다. 케이뱅크는 현재 협력업체인 우리피앤에스에 고객상담 업무를 맡기고 있다.

케이뱅크 점검시간 연장으로 사용자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 케이뱅크를 주요 거래은행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한 고객은 "평소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사용한다"며 "지방 출장에서 돌아와 밤에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했는데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았고, 왜 그런지 몰라 난감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이체 수수료가 무료라는 점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로 이용한다"며 "급한 이체 건이 있어 케이뱅크를 접속했는데 계속 오류가 나서 어쩔 줄 몰랐다. 만일 점검이 더 늦어졌다면 정말 큰일 났을 것"이라며 당시의 심경을 설명했다.

이에 문제가 발생한지 약 7시간 후인 오전 9시경 케이뱅크 관계자와 연락을 시도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몰랐던 사실"이라며 "확인 결과, 일자 전환 중에 내부적으로 시스템 에러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평소 컴퓨터를 사용하다 갑자기 오류가 날 수 있는 것처럼 시스템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생긴 일"이라며 "불편을 겪은 고객들께는 죄송하지만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점검 연장 당시 긴급공지와 같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새벽 시간이었던 만큼(팝업 등의 조치가) 힘들었고, 점검이 짧아질지 길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대신 24시간 고객센터를 이용해 불편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후조치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선 "전산오류로 불편을 드린 부분에 대해 고객들에게 사과의 말이 담긴 공지사항을 올리기로 했다"며 "전산오류 문제는 해결이 됐고 이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본지와 통화 후 현재 케이뱅크의 공지사항에는 전산시스템 긴급점검으로 인해 금일 0시부터 1시46분까지 전산시스템 긴급점검 과정에서 일부 금융거래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글이 올라온 상태다. 

이번 일과 관련해 은행권 관계자들은 "케이뱅크의 뒤늦은 전산오류 공지는 미숙한 대처"라고 지적했다. 특히 비대면 금융인 인터넷은행에서 전산오류가 발생한 것은 여타 시중은행들의 전산오류와 다른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전산오류나 여타 다른 문제가 생긴다면 홈페이지 공지사항이나 애플리케이션 팝업 등을 통해 먼저 고객들에게 보고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문제 해결 후 사유를 설명하고, 발 빠르게 고객의 양해를 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별 문제가 아니다'라는 것은 기업의 입장일 뿐, 고객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다른 문제"라며 "민원을 넣을 수 있을 만한,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대면채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인터넷뱅킹이나 어플과 같은 비대면채널이 은행이나 다름없는 셈인데, 이로한 비대면채널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은행의 영업점 전체가 멈춘 것과 같은 심각한 문제"라고 일침했다.

이어 "출범한지 얼마 안 되다 보니 시중은행들보다 문제대처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며 "오류의 경중을 떠나서 이번 경우와 같은 미숙한 대응이 이어진다면 인터넷은행 전체 고객 신뢰 하락과도 연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따라서 문제 상황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신속한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은 '2018년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과 일반은행의 모바일 뱅킹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는 응답자 대상 선호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56%가 인터넷전문은행을 더 선호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관심도와 선호도가 높아지는 만큼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들에게서 안정성 문제가 생길 경우 지금까지 노력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본 궤도에 오른 현재 더욱 신중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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