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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 VS 릴 베이퍼' 스마트폰 경쟁의 재현

'대담한 직관성'과 '보다 실용적' 디자인과 기능의 승부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19.05.27 10:58:34
[프라임경제] 케이티앤지(033780, 이하 KT&G)가 27일 폐쇄형(CVS) 전자담배 '릴 베이퍼'를 출시했다. 앞서 24일 출시한 경쟁모델 쥴(JuuL)이 대란에 가까운 호응을 보인바 있어 릴 베이퍼의 출시는 더욱 관심을 모은다. 

KT&G 관계자는 "앞서 신제품 출시 정보가 노출됐을 때 놀라운 수준의 관심을 받았다"며 "신규 시장의 경쟁자로 충분한 준비를 마쳐 선보이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향후 폐쇄형 전자담배 시장의 빅2가 될 공산이 큰 두 제품이 모두 출시를 마친 셈. <프라임경제>는 신제품 '릴 베이퍼(lil vapor)'와 '시드(SiiD)'를 마련해 '쥴', 팟(Pods)과의 비교에 나섰다.

27일 KT&G는 폐쇄형(CVS) 전자담배 '릴 베이퍼(lil vapor)'와 전용 액상 '시드(SiiD)'를 출시했다. ⓒ 프라임경제


먼저 출시된 쥴이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으로 불리는 이유는 '전혀 담배처럼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 우선 주요했기 때문이다. USB로 보이는 사각 막대 모양의 얇고 세련된 디자인은 충분히 직관적으로 흡연과 충전의 목적만을 담고 있다.

반면 릴 베이퍼는 한 두가지 기능을 추가했다. 그렇다 보니 흡연자에게 친절하기 위해 깔끔한 디자인을 포기한 측면이 있다. 바로 기기 상단부에 시드를 감싸며 슬라이딩 스위치 역할도 하는 '캡' 때문이다.

릴 베이퍼의 상단 캡은 흡연을 하려면 아래로 내려여 한다. 캡을 내리는 동작은 시드의 액상을 가열해 '첫 모금'부터 풍성한 연무량을 준비한다. 쥴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KT&G가 준비한 첫 모금부터 만족도 제공을 준비하는 '스위치' 역할이다. 

(좌) 쥴 랩스 코리아가 출시한 '쥴(JuuL)', (우) KT&G가 출시한 '릴 베이퍼(lil vapor)'. ⓒ 프라임경제


두 제품을 직접 비교해 보면, 양사의 직관적 디자인 노력은 더욱 도드라진다. 릴 베이퍼가 기존 전자담배에 비해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크기와 두께의 차이가 난다. 출시와 동시에 제공하는 '마우스커버'를 장착할 경우 크기의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KT&G 관계자는 "쥴의 디자인 장점이 뛰어난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릴 베이퍼는 흡연자의 만족도와 위생까지 고려한 디자인으로 소비자 기준에 따라 충분한 경쟁력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두 기기에 액상을 장착해봤다. 쥴은 팟을 장책했을 때 비로소 완전한 형태를 갖춘다. 반대로 말하면 '늘 팟이 끼워져 있을 것'을 가정하고 제작된 제품이다. 기기 자체를 보관하기 위해 팟을 늘 구비해야 하는 방식은 '금연으로의 전환'과 '지속적인 쥴링(JuuLing)'으로 두 목적의 딜레마가 상존한다.

반대로 릴 베이퍼는 액상을 장착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캡 때문이다. 쥴과의 경쟁에서도 디바이스 전체의 크기나 디자인보다 캡의 역할과 시드의 경쟁력이 소비자 선택을 유발할 가능성이 보인다. 

특히 KT&G는 기능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쥴과는 다른 의미를 전달했다. 릴 베이퍼에 추가된 '퍼프 시그널(Puff Signal)' 기능은 '적당히 흡연하라'는 설득이다. 흡연자가 12모금을 흡연하면, 즉 한 가치에 해당하는 흡연량에 도달하면 진동을 통해 알려준다. 

(좌) 릴 베이퍼 전용액상 '시드(SiiD) 3종', (우) 쥴 전용액상 '팟(Pods) 5종'. ⓒ 프라임경제


쥴 랩스코리아의 팟은 총 5가지 풍미로 나뉘어 출시됐다. 클래식(Classic), 프레쉬(Fresh), 라이트(Delight), 트로피컬(Tropical), 크리스프(Crisp)다. 릴 시드는 토바(SiiD TOBAC), 아이스(SiiD ICE), 툰드라(SiiD TUNDRA) 등 3종으로 선보였다.

쥴의 성공사례를 분석하면 단순한 쥴 디자인의 한계가 오히려 성공의 가장 커다란 요인이기도 했다. 이에 후발주자인 KT&G의 선택은 쥴의 최대 장점을 따라하기 보다 기능을 추가해 합의점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관을 해치지만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마우스커버도 같은 의미다. 릴 베이퍼의 마우스커버는 모순적이게도 가방이나 주머니속에서 굴러다닐 전자담배 가운데 조금 '덜 해로울 수 있는 제품'으로 보이게 한다. 

동시에 KT&G는 초기구매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충전과 향균이 가능한 휴대용 파우치도 제공한다. 이 또한 같은 의미를 띄고 있다.

한편 쥴은 이미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으로 불리어왔다. 더 없이 긍정적인 이러한 호칭은 담배를 떠올리지 않는 혁신적인 디자인에서 기반했다. 

따라서 KT&G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대항마가 된 삼성 갤럭시를 밴치마킹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측면은 KT&G가 릴 베이퍼에 쥴이 갖추지 못한, 그러면서도 충분히 필요한 기능을 추가한 이유에 대해 가장 적합한 답변이다.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양사간 승부는 더욱 큰 의미를 부여받는다. 삼성은 국내 시장 소비자의 충성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을 따라잡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KT&G도 릴 출시당시 시장의 우려를 뒤로하고 1분기 30% 수준의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을 기록했다. 소프트랜딩의 요인으로는 삼성 갤럭시와 마찬가지로 충성도를 갖춘 기존 고객의 전환이 꼽힌다.

반면 쥴은 일본과 중국을 동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선택했던 애플과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성장폭이 큰 우리나라를 선택했다. 이 배경에는 감성 마케팅의 효과와 한류의 확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개방과 동시에 시작된 전쟁이다. 다음 변수는 채널 확보가 좌우할 예정이다. 우선 판매량에 따라 미입점 편의점 가맹본부는 저울질을 시작한다. 과연 KT&G는 쥴의 대항마로 자리매김 할 것인가. 오늘(27일) 성적표에 시장의 이목이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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