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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고용구조 띄운 전경련, 文 순방 립서비스 이상의 의미?

정년연장 등 이미 여파 겪었다 판단…유리한 요소 부각할 필요 주목한 듯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6.10 08:38:57

[프라임경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스웨덴의 인구정책이 우리에게 큰 시사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해 눈길을 끈다.

전경련은 유력 경제인 단체로, 10일 이 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이 발표는 △합계 출산율 역대 최저 △고령인구비율 상승 △인구증가율 둔화 등 우리나라가 처한 인구구조 3대 악재의 해법을 찾는 노력인 동시에, 복지국가으로 잘 알려진 북유럽의 대표인 스웨덴에 전경련이 높은 평가를 한 것이라 주목된다.

스웨덴은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과 함께 북유럽 복지국가로 잘 알려졌다. 다만 경제학적 관점에서 평이 엇갈린다. 스웨덴 등은 인구가 적은 특징 때문에 우리와 같은 인구밀집형 자원빈국에 참조 사항이나 시사점이 별로 없다는 평이 그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전경련의 이번 분석이 비단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일정에 맞춰 적절히 우호적인 제스처를 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지 풀이할 필요가 있다는 것. 

우선 인구 문제다. 스웨덴은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출산장려·이민자 포용 등 적극적인 인구정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17년 스웨덴 인구증가율은 1.4%로 유럽연합(EU) 국가 중 3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에는 경제성장률이 EU 평균(2.0%)보다 높은 2.4%를 기록했다. 인구정책 효과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전경련은 스웨덴이 독박육아·여성경력단절 등 난관이 없는 양성평등 정책을 펴왔다고 주목한다. 스웨덴은 세계 최초로 남성 육아휴직제를 도입, 2016년에는 남성 의무 육아휴직기간을 여성과 동일한 90일로 확대했다. 아울러,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의 경우 양성평등 차원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보고서로 제출하는 규정을 두는 등 양성평등 정책을 적극 시행 중이다.

그 다음, 전경련이 주목한 스웨덴 정책의 장점 중 하나는 고령화 문제다. 노인 경제활동을 장려해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 스웨덴은 올해부터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일부 근로소득에 대해 세금을 면제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런 점은 전경련이 주로 기업 즉 고용주 입장을 적극 반영해 온 점에서 보면 상당히 신선한 접근 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전경련이 그 외에도 이번에 특히 시선을 준 스웨덴 정책을 함께 겹쳐서 음미하면 이야기가 약간 색다르게 풀이될 수 있다.

아울러 전경련은 스웨덴이 노동력 부족산업을 적극 발굴해서 이 지점에 이민자를 효율적으로 투입해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스웨덴은 지식과 업무능력 기반의 전문기술 보유인력 이민자를 적극 수용하는 '패스트트랙' 정책을 시행 중이라는 것.

즉 여성의 경력단절 등 스웨덴식 노력에 전경련이 우호적으로 점수를 매긴 점, 고령 근로자 채용 가능성에 대한 주목 등은 큰 기조를 뒤흔들거나 새삼스럽게 높은 비용 지출을 감수하겠다는 시사로까지 볼 건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국가 및 경제 전반에서 볼 때 인적자원 낭비 요소를 없애고 개개인의 행복 추구와 능력 발휘 기회 측면을 보장하자는 것으로 일종의 총론적 메시지다.

이미 정년연장과 양성평등 등 다양한 정책 수정을 겪고 또 그로 인한 비용 지출도 넘긴 터라 새삼스럽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것.

따라서, 이들 장점에 대해서 전경련이 주목한다기 보다는, 함께 거론된 이슈 중 하나에 방점이 찍힌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노동력 부족이 발생할 수 있는 산업에 기술이나 능력 이민자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외국 제도에 전경련의 속내가 가 있다는 것.

이번 문 대통령 북유럽 순방에 전경련이 메시지를 띄운 것은 그래서 청와대에 보조를 맞추는 경제인들의 성의라기 보다는, 정책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어젠다 세팅 능력 발휘로 볼 수 있다.

유사한 문제를 먼저 겪은 선진국들의 경험을 실마리로 삼아 궁극적으로 우리의 미래 정책 방향을 설계하자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집단의 아전인수가 치열하게 물밑에서 전개될 수 있음을 방증하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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