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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조작 아니라 경기 하강 압력 탓" 미국 '칸막이 전략' 의미는?

패권 다툼 와중 중국과 어설픈 협상 없다…중국 자존심 긁는 것도 마다치 않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6.10 09:00:02

[프라임경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은 "아주 기꺼이" 보복적 추가관세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환율 변동 문제를 중국의 국가 경쟁력과 연결지음으로써 자존심을 건드리고 나섰다.

므누신 장관은 9일(현지시각)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번 발언은 이달 말 중국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기회삼아 두 나라 정상이 서로 마주앉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상당히 강도높은 압박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

이날 므누신 장관은 "만약 중국이 합의를 진전시키려 한다면 우리도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그는 또한 "만약 중국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겠다면 관계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기꺼이(perfectly happy)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하는 움직임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는 이를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짚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화웨이와 관련한 얘기가 어느 정도 오갈 수 있지만 이는 무역과 관련이 없는 별개의 문제"라고까지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환율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위안화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의도적으로 통화가치를 절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 하강 압력에 따른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는 그간 중국에 대해 무역에서 이점을 누리기 위해 환율을 고의로 조작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을 견지해온 미국 주류의 입장과는 약간 결이 다른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그들의 통화가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보복적인) 관세 부과에 (여러 나라가) 중국의 제조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 경제에 (미국의 압박적 조치가)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의 통화가치에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이 고생하는 화폐 가치 문제는 중국의 국가 경쟁력이 미국의 보복에 즉각 흔들릴 정도라는 게 므누신 장관 발언의 맥락이다. 즉, 펀더멘탈 문제와 환율을 조작하는 나라인지의 여부와 제재 문제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는 것.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중국을 얼마든 괴롭힐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시이기도 하다.

종합하면, 다양한 문제점을 모두 각각 명분에 따라 분리(파티션)하고 적극적으로 철저히 협상하는 식으로 중국에 맞서겠다는 얘기다.

이런 여러 요소를 종합해 볼 때 미·중 무역전쟁이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를 넘어 다분히 패권경쟁 성격을 갖는 게 분명하고, 정상간 회동에도 불구하고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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