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광역시 청약 '선방'…이면엔 '낮은' 계약률

2019-06-11 17:00:25

- '눈 가리고 아웅' 예비당첨자 5배수 확대, 근본 해결 못 돼

▲대구를 필두로 세종·광주·대전 청약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연일 나오고 있지만, 실제 계약률은 청약경쟁률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지은 대구광역시 전경.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최근 침체되고 있는 부산·울산을 제외한 비수도권 광역지자체인 세종·대구·광주·대전 등을 중심으로 청약시장 체감경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면에 존재하는 실제 계약단계에서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간과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이 11일 발표한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세종(104.1) △대구(100.0) △광주(92.3) △대전(91.3) △전남(100.0)으로 지난달 기록한 실적 △세종(96.2) △대구(91.4) △광주(89.6) △대전(88.8) △전남(82.6) 대비 크게 상승하며, 기대심리를 높였다.

이러한 수치는 서울(90.3)보다 높은 것으로 실제로 지역 광역지자체 분양시장이 뜨겁다는 분석들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청약결과가 나온 현대엔지니어링이 대구 달서구 감삼동 일대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감삼'은 1순위 청약 255가구 모집에 8332건이 몰리며 평균 32.67대 1, 최고 54.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대구 동구 신천동의 '동대구역 더샵 센터시티'는 1순위 청약에서 일반분양 279가구 모집에 7687건의 청약신청이 몰려, 평균 27.5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만하면 지방 청약시장이 서울 못지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지방 청약시장의 높은 경쟁률의 이면에는 청약 경쟁률에 비해, 크게 밑도는 계약률이 있다는 사실은 거의 지적되고 있지 않다.

강남에 물량이 공급되면, 강남 외 서울지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서울 주요 지역에 물량이 공급되면 서울 외곽지역에서 수요층이 몰려온다. 서울 외곽도시들에 물량이 발생하면, 기타 수도권과 지방에서 수요층이 몰려온다.

그러나 2년 8개월째 인구가 순유출 되고 있는 대구를 비롯해, 부산도 3년 9개월째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고, 대전(4년 9개월)과 울산(3년 6개월째)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세종시는 인구가 순유입 되고 있지만, 정부청사이전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라는 분석이 대세다.

결국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도시에 살던 주민들이 이른바 '갈아타기'로 새 아파트 혹은 브랜드 아파트로 이동하는 구조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또는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 인구가 이동하게 되면, 기존에 주거지역들은 낙후되거나 슬럼화 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청약을 받은 대부분의 계약 대상자들이 현금보유액이 크지 않고, 최근 정부의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규제하면서,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

지방으로 갈수록 '새 아프트'나 '브랜드 아파트'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기존에 구축 아파트나 주택은 매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최근 대구지역에 청약을 받은 A씨는 "청약에 당첨이 됐지만, 이후가 더욱 걱정"이라며, "기존에 살던 집이 팔려야, 주택자금으로 활용을 할 수 있을 텐데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높은 청약 경쟁률과는 별개로 실제 계약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지방에서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초기 계약률(분양 개시 이후 3개월 초과 6개월까지 계약률)은 78.6%에 불과했다. 이 중 대구와 광주는 더욱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대구는 46.1% △광주는 46.3%.

청약당첨자들이 계약이 불발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 바로 '줍줍'이다. 대구나 광주의 경우 지방에서 현금을 보유한 속칭 '지방부자'들이 미분양 되거나 계약이 불발된 물량들 혹은 무순위 청약에서 물량을 쓸어 담는 현상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는 이런 '줍줍'사태를 방지하고자 이달 20일부터 입주자모집공고를 시행하는 단지부터 예비당첨자비율을 현재의 공급물량 80%에서, 공급물량 대비 5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국토부의 조치에 대해, 분양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첫 타이어가 터지지 않도록 해야지, 스페어타이어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근본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HUG에서 억지로 부동산분양가를 억눌러서 소위 '로또청약'이 가능하게 해, 그전에는 관심 없던 '남의 동네' 분양시장까지 관심을 가지게 한 것"이라며,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한 단면만 보지 말고, 오히려 30년 이상의 장기임대주택을 늘리거나 다주택자들로 하여금 임대업 등으로 물량을 풀게 하는 방법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준열 투자코리아 대표는 "미분양 내지 미계약분 물량을 소화하는 분양시장이 엄청난 규모로 자리 잡게 된 것은 결국 정부가 거래만 억제해 가격을 잡겠다는 시장 접근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본다"며, "정부가 자신이 원하는 프레임으로 시장을 움직이겠다는 것은 결국 부작용이 더 클 뿐"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Copyright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전 1 / 0 다음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