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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式 '선택과 집중'…LG CNS 지분 팔아 신사업 키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수단이란 분석도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9.06.12 13:55:55
[프라임경제] 구광모 LG 회장의 '선택과 집중'이 속도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 전자결제대행사업부와 LG전자(066570) 수처리사업부에 이어 그룹 알짜 계열사인 LG CNS의 지분 37.3%까지 매각하기로 한 것. 

업계에서는 LG(003550)가 이번 지분 매각으로 벌어들일 자본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4차 산업혁명 핵심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와 같은 미래사업에 대한 통큰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구광모 LG 회장이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 LG

12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계열사인 LG CNS 지분 37.3%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JP모건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했다.

LG CNS는 LG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솔루션 개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조1177억원, 영업이익 1871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

LG그룹 관계자는 "LG CNS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건 맞다"면서 "다만, 아직 매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5G 등 미래 기술 투자를 위한 자본을 확충하는 한편,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LG는 이번 지분매각으로 1조원이 넘는 자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최근 공들여 키우고 있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5G와 같은 미래 기술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 일환이기도 하다. 구 회장은 취임 후 강점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한편, 비주력사업은 솎아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CJ헬로 지분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며, 격랑을 겪고 있는 유료방송 업계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비핵심사업으로 꼽히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대행사업부와 LG전자 수처리사업부는 매물로 나왔다.

일각에서는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수단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보면, 대주주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이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갖고 있을 경우, 대주주 일가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인 셈이다.

그런데, LG그룹은 LG CNS의 지분 87.3%를 갖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LG 소유고, 오너 일가는 LG 지분 46.6%를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LG는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 CNS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을 위기에 있었기 때문에 사업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분을 일부 매각하기로 하면서 규제 대상에서도 벗어나고 신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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