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술혁신' 건설업계, 근로자 '재사회화' 시급

2019-06-12 13:51:01

- 건설업 패러다임 변화, 공장생산·협력적 작업·스마트화

[프라임경제] 기술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그 기술이 대체하는 기존 기술이나 일자리를 없어지게 만든다. 방직기가 만들어지면서 가내수공업으로 직물을 짜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증기기관이 만들어지면서 배에서 노를 젓는 인력이 필요 없어지게 된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건설업은 항상 새로운 기술과 공법이 나오는 분야지만,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직접해야 하는 일의 비중이 큰 산업이다. 그런 건설업도 이제는 무인화·제조업화·자동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최근 일어났던 타워크레인 노조의 파업은 불과 2일 만에 끝났지만, 고층건물을 짓는 모든 현장이 모두 멈춰 서게 했다. 그 표면에는 조종수가 타지 않는 무인 타워크레인인 '소형 타워크레인' 도입이라는 이슈가 자리하고 있다.

물론 소형타워크레인도 탑승은 하지 않지만 지상에서 조작기로 조종을 하는 조종수가 필요하고, 타워크레인 노조의 파업도 결론적으로 임금인상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 파업사태는 건설업에도 기술혁신을 통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학계에서는 건설업이 앞으로 △공장생산(Industrialized) △협력적 작업(Integrated) △스마트화(Intelliget)되는 이른바 '3I'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R&D사업을 통해 기술 확보를 추진 중인 '모듈러공법'은 올 하반기에 이르면, 고층건물에도 적용가능 기술실증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공장에서 건물을 구성하는 기본 뼈대들을 만들어서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되는 '모듈러공법'은 철근콘크리트구조의 기존 건설업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공장에서 구워나오는 경량기포콘크리트(ALC)는 별도의 단열재가 필요 없는데다, 무게가 가볍고, 1개 벽돌의 크기가 시멘트콘크리트보다 훨씬 커, 현장시공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건물을 구성하는 벽체와 구성물들을 모두 공장에서 만들어내고, 현장의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는 건설업이 제조업화 되고 있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제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현장근로자 대부분이 다른 업계에 비해 고령층이 많고, 별도의 기술을 가지지 않은 단순노무직 근로자의 비중도 높다는 것이다.

기술의 도입으로 제조업화 되고, 단순노무직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건설업의 추세 속에서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들은 '기술인력'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기술화·무인화·자동화·제조업화 되고 있는, 몇 개 분야에서는 기술인력 양성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대부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부들은 여전히 그러한 변화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건설업에 잠깐씩 불어오다마는 '새로운 시도들'로 치부해버리는 일도 다반사라 한다.

그러나 이번의 변화들은 잠깐 불고 마는 '찻잔 속 태풍'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기술융합과 각종 산업의 유기적 연결구조의 형성은 다가올 건설업의 새 시대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흐를 것임을 예견케 한다.

한국에도 불고 있는 '스마트시티'나, 해외에서 시도되고 있는 전혀 다른 새로운 콘셉트의 미래 도시들은 건설업 뿐 아니라 인간 삶의 양태를 변화시킬 것이다.

우리나라 건설업은 '공종문제'와 '업역문제'와 같은 구조적 문제부터 '신기술 도입'과 '무인화바람' 등 기술적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지난 몇 십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건설업도 이제는 큰 변화요구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 변화의 바람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현장에 있는 근로자들을 새로운 건설업 환경에 적응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사회 변화에 맞게 학습하고 '재사회화'해야 다가오는 시대에 낙오되지 않을 수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지원하고, 기업이 나서서 교육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안정적이지 못하고 기술자로 대우받지 못하던 현장인부들이 '기술자'로, 또 '숙련공'으로 당당히 대우 받고 일할 수 있는 새 여건 마련의 좋은 계기이기도 하다.

지금 건설업에 불어오는 변화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기임을 숙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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