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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해방' 물류자동분류 휠소터, 新일자리 창출 '추가효과'

택배기사 고강도노동 옛말, 신종 직업 '분류도우미' 자체 고용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19.06.13 17:32:03

물류자동분류기 휠소터의 도입으로 택배기사가 직접 물류를 구분해 적재해야 했던 풍경이 사라져, 노동강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사진은 휠소터가 작동하는 모습.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쏟아지는 택배물량에 적힌 주소를 일일이 확인해 골라내던 택배물류 분류작업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자동분류기 휠소터(Wheel Sorter)가 도입된 이래, '분류도우미'라는 새로운 일자리까지 창출하며, 기업의 성공적 투자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CJ대한통운(000120)은 2016년 11월부터 순차적으로 물류 서브터미널에 휠소터를 설치해, 분류작업을 자동화했다. 현재는 물량이 극도로 적은 일부 서브터미널을 제외하고 178개의 서브터미널에 휠소터가 설치된 상태다.

통상 택배는 발송인으로부터 물건을 인도받아서, 서브터미널에서 물건이 모이면, 이를 더 큰 허브터미널로 모으고, 다시 배송지에 해당하는 서브터미널로 보내, 각 구역을 담당한 택배기사들이 물건을 분류해 배송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 수많은 지역의 물건이 모이고 흩어지기 때문에, 대형 물류트럭에서 하차된 각 택배물품들을 일일이 눈으로 주소를 확인해, 끄집어내야하는 수고로움이 존재했던 것. 장시간 집중력과 노동력이 필요한 이러한 작업 때문에 택배업은 한때 3D업종의 대명사처럼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휠소터 도입으로 이러한 풍경들은 옛말이 버린 것. 13일 방문한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소재의 CJ대한통운 양천서브터미널에는 자동으로 분류돼 담당 택배기사의 차량 앞까지 택배물품들이 도달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장시간 끊임없이 쏟아지는 물품의 배송주소를 들여다봐야 했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자 한층 노동의 강도가 떨어진 모습. 

여기에 담당 주소를 인지하고 있는 택배기사들이 직접 물류를 분류할 필요가 없어지자, 구역이 겹치는 택배기사들이 OS업체를 통해 자동분류된 물류를 내려서 쌓아주는 '분류도우미'를 고용하는 새로운 모습도 등장했다.

'분류도우미'들은 하루 4시간만 일하면 되는 환경과, 일급이나 주급으로 빠르게 정산되는 급여시스템의 장점을 살려, 부수입원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휠소터가 자동분류 한 물품을 차량에 싣기 편하게 옮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고강도 노동으로 불리는 '상하차작업'과는 전혀 다른 모습. 때문에 여성이나 고령의 분류도우미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휠소터의 도입으로 분류작업 동안 대화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고강도 노동도 없어졌다. 취재동안 담소를 나누어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택배분류작업의 풍경이 완전히 뒤바뀐 모습.

휠소터가 도입돼 물류 분류작업이 훨씬 수월해지면서, 분류된 물류를 정리해주는 '분류도우미'라는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나는 모습이다. 예전처럼 이동하는 물류를 계속 쳐다보고 끌어낼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근로자 간 대화까지 가능해진 풍경이다. = 장귀용 기자



이러한 고강도 노동에서 해방되고 담당하는 물류가 많을수록 고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택배기사를 직업으로 희망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가는 모습이다. 2019년 현재 택배기사들의 평균 수입은 월 580여만원선이다. 유류비와 대리점수수료 등을 제하면 450여만원을 직접 수령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층 아파트나 빌딩이 늘어나면서, 한 개 단지나 동만 맡아도 충분히 고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되면서, 택배기사들의 이탈율도 크게 낮아졌다. 

현재 택배기사들의 이탈율은 월 0.5% 수준으로 오히려, 사무직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택배기사라는 일자리가 완벽한 변신을 이룸 셈이다.

CJ대한통운은 이러한 자동화시스템의 성공을 바탕으로 태국과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해 글로벌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태국에서는 점유율 2위를 달성했고, 말레이시아에는 올해 8월 중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기업의 과감한 투자로 택배기사가 더 이상 3D업종이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사업의 핵심 축이자 인재로 자리 잡으면서, 20·30대 청년층도 계속해서 유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러한 시스템구축과 기계도입 뿐 아니라 '택배가족 복지지원제도'를 통해 택배기사와 가족들에게 △장학제도 △건강검진 △경조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택배기사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를 재고하고,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CJ대한통운은 2018년 4월19일, 경찰과 MOU를 체결해, 공익신고 체계구축과 근린치안 협력을, 2018년 5월31일에는 소방청과 MOU 체결을 통해 재난발생시 지원 및 초기대응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국민 한 사람당 평균 50여개의 택배를 받는 우리사회에서 택배기사는 어쩌면 국민 모두와 가장 밀접하게 관계 맺는 직업일 것"이라며, "이러한 택배기사와 택배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택배기사가 단순 배송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이미지재고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CJ대한통운은 일본의 야마토운수가 후쿠시마 사태 당시 그 어떤 공공기관보다 먼저 지역에 진입해, 지역복구에 힘쓴 일화를 본 받아, 사회공헌역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택배기사들은 그 누구보다 국민과 가까이에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아래, CJ대한통운도 사회공헌적 측면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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