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그 많던 쇠똥구리는 어디로 갔을까?

2019-06-18 14:47:09

[프라임경제] '입은 똥을 먹지만 눈은 하늘을 바라본다'라는 문구가 있다. 명언집에서 나올 법한 이 문장은 현실이 똥 같더라도 이상을 지향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놀랍게도 이를 평생 실천하는 곤충이 바로 '쇠똥구리'다. 문자 그대로 입을 똥에 처박고, 눈은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왜 쇠똥구리 눈은 하늘을 향할까? 흥미롭게도 쇠똥구리는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 빛을 이용해 길을 찾는다. 학자들이 천체투영관에서 실험한 결과, 쇠똥구리는 별이 아무리 많거나 밝아도 길을 찾지 못했지만, 은하수가 보이는 순간 길을 잘 찾아냈다.

찬란한 은하수를 보는 건 인간뿐만이 아니었다. 쇠똥구리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은하수 자태를 봤던 것이다. 지금까지 은하수 빛을 이용해 방향을 찾는 곤충은 없었다. 

감동적인 쇠똥구리 삶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세상을 원망한 적 있는가? 

'똥' 속에서 '똥'을 먹으며 태어나는 쇠똥구리는 불평하지 않고 살아간다. 쇠똥구리를 보면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게 다행으로 느껴질 정도다.

이처럼 똥 속에서 태어난 쇠똥구리는 다양한 짐승 배설물을 데굴데굴 굴리며 만든 '똥 구슬'로 식량뿐만 아니라 청혼 도구로 이용한다. 수컷이 커다란 똥 구슬을 만들면 암컷 쇠똥구리는 그것을 비교하며 선별한다. 흔히 친구들끼리 '네 똥 굵다'라는 비꼬는 말투는 쇠똥구리에게 있어 극찬인 셈.

안타까운 점은 쇠똥구리가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됐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1967년 이후 발견되지 않아 사실상 멸종 상태다. 몽골산 쇠똥구리를 수입해 복원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다양한 질병검사를 거쳐야 하고, 다른 나라에서 동식물을 들이는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배설물을 먹이로 삼기에 '자연 생태계 청소부'로 불리던 쇠똥구리가 사라진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가축 대부분을 자연이 아닌 사육장에 가둬 키우며, 항생제와 약물도 투여한다. 다만 이런 분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는 쇠똥구리는 결국 사라진 것이다. 

우리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던 쇠똥구리 삶이 계속 되뇌어진다. 환경은 어느 특정 분야에 국한된 사회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맞닿아 있는 근본적인 문제다. 해결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생명이 위협받는다. 

쇠똥구리는 다시 돌아올까. 

그걸 진심으로 원한다면 환경 파괴를 멈추고, 쇠똥구리에게 요청해야 할 것 같다. 건강한 '똥'을 줄 테니 다시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박성준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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