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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10주년 맞는 5만원권 "편의 증대 및 비용 절감 등 성공적"

환수율 및 고액권 위조 등 우려 대부분 종결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9.06.19 12:49:43

지난 2009년 6월23일부터 발행된 5만원권이 불과 10년만에 가장 많은 발행량을 차지하는 '은행권'으로 자리 잡았으며, 기대 효과 역시 대부분 나타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오는 23일 발행 10주년을 맞이하는 최고액면 은행권인 5만원권이 여러 우려와는 달리, 가장 많은 발행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대 효과 역시 대부분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은 지난 2009년 6월, 만원권(1973년) 이후 경제규모 확대 및 물가상승 등에 맞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권 최고액면을 상향 조정해 5만원권을 발행한 바 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이하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시중에 유통 중인 은행권 중 5만원권은 △금액별 84.6%(98.3조원) △장수별 36.9%(19.7억장)로, 금액·장수 모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금액 기준으로 발행 이후 2년만인 2011년에, 장수 기준 2017년에 유통비중이 가장 높아지면서 기존 만원권을 대신해 중심 권종으로 안착한 셈.

단순 은행권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5만원권을 일상적으로 사용했다. 지난해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 국민들은 △거래용 43.5% △예비용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했다. 5만원권 용도는 △소비지출 43.9% △경조금 24.6%를 사용했다. 

◆중심 권종 안착…관련 논란 대다수 해소

사실 5만원권 발행 당시 지나치게 낮은 환수율과 고액권 위조 등 다양한 지적이 제기된 바 있으나, 현재는 이런 우려가 모두 해소된 상태다. 

우선 유사한 황색계열 5000원권과의 구별이 어렵다는 민원이 있었지만, 노출빈도 확대로 국민들이 점차 익숙해지면서 관련 논란은 사실상 종결됐다. 

논란이 거셌던 환수율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전체 환수율이 하락하며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5만원권 연간 환수율이 66.6%를 넘겼으며, 누적 환수율도 50%를 돌파하며 안정권에 들어섰다. 

좌측부터 5만원권 발행 잔액·5만원권 발생 잔량(기념은행권 및 1000원권 미만 은행권 제외). Ⓒ 한국은행


뿐만 아니라 고액권으로 높은 위조유인에도 불구, 대량 위조나 일반인이 진위를 분간하기 어려운 정밀한 위조사례가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지난 10년간 5만원권 위조지폐는 전체 위조지폐 발견장수 9.2% 수준에 그쳤다. 또 이중 2건의 대량 위조지폐 발행시도 역시 사전 차단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진 않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띠형 홀로그램이나 입체형 부분노출은선 등 신규 첨단 위조방지장치가 대거 채택된 효과"라며 "이에 더해 5만원권이 고액권인 만큼 위폐 경각심도 높아진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적정한 은행권 액면체계 "만족도 만원권 수준"

한국은행은 5만원권 발행을 통해 국민들이 경제거래에 필요한 은행권 수량이 감소함에 따라 △상거래 수수 △은행 입출금 △휴대목적 소지 등 '편의 증대' 및 시간 절약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OECD 국가 은행권 권종수가 대체로 4~7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4개 액면 은행권 보유로 경제거래에 필요한 적정한 은행권 액면체계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또 5만원권 1장만으로 만원권 5장 역할을 수행해 제조·유통·보관 등 화폐관리 비용도 대폭 감소했다. 

국민들 현금수요가 대폭 늘었음에도, 매년 은행권 제조비용을 1000억원 이내로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다. 실제 만원권 제조와 비교하면 연간 약 600억원 내외 절감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행권 사용 만족도. 각 연도별 화폐사용 만족도 조사결과 종합 만족도 기준. Ⓒ 한국은행


여기에 유통물량 축소 효과로 금융기관 및 유통업체 등 운송 및 보관 등 현금 관리 비용도 직·간접적으로 크게 줄었다. 

뿐만 아니라 자기앞수표 대체 효과도 만만치 않았다. 5만원권 발행 전 고액 현금처럼 사용되던 정액(주로 10만원) 자기앞수표를 대부분 대체해 자기앞수표 사용에 따른 비용과 불편도 해소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5만원권 발행으로 국민 화폐이용 편의 증대와 사회적 비용 절감 등 당초 기대했던 정책 효과를 대부분 나타난 상태"라며 "설문조사 결과 역시 전통적으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만원권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발행 초기 일부 우려는 대부분 해소됐으며, 현재까지 대량 위조 시도가 없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라며 "특히 지하경제 확대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IMF 연구 결과 2009년 당시 GDP 23.1%에서 2015년 19.8%로 점차 감소하면서 이런 우려 역시 종식됐다"고 부연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세계적 고액권 폐지 움직임이나 '현금 없는 사회'로의 이행과 상충된다는 주장에 대해선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테러 및 범죄은닉 자금 등으로 빈번히 사용된 500유로권 등 해외 고액권과 비교하면 5만원권은 액면가치가 매우 낮고, 상거래 및 일상생활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5만원권 액면가치(2018년말 기준)는 OECD 회원국 20개 최고액권중 4번째로 낮으며, 전체 △평균값(16만2000원) 31% △중위값(7만8000원) 64%에 불과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금 없는 사회' 이행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이외에도 사회적 약자 지급수단 확보 및 재난 대비 등 차원에서 현금 유용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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