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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효과' 물거품되나…샤오미도 '외산폰 무덤'서 쓴맛

韓 첫 정발 플래그십 폰 미9, 약 엿새간 온라인 예약량 고작 44대 불과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9.06.19 16:39:33
[프라임경제] 샤오미의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우리나라 전략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을까. 국내 전략 스마트폰 시장 첫 진출작인 미(Mi)9의 사전예약량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 제품의 가장 큰 강점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인데 자급제(통신사에 가입하지 않고 바로 기계를 구입하는 방식)로만 판매되다보니 별도의 지원금을 받지 못했고, 그 결과 로컬업체의 전략 제품보다 오히려 구매부담이 더 크게 작용한 게 이번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샤오미 전략 스마트폰 미9. ⓒ 롯데하이마트몰


19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 국내 총판인 지모비코리아는 지난 14일부터 롯데하이마트(071840)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미9의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23일까지 예약을 더 받은 후 24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샤오미 미9은 64기가바이트(GB)와 128GB 두 개 모델로, 가격은 각각 59만9000원, 64만9000원이 책정됐다. 유사한 스펙의 경쟁제품 출고가가 100만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그런데도, 사전예약 절반이 지난 현재까지 예약량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이날 오후 1시까지 온라인 매장인 롯데하이마트몰에서 예약된 양은 총 44대에 불과했다. 하루 7~8대 가량의 예약이 이뤄진 것으로, 이런 추세라면 전체 온라인 사전예약량은 80여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 한 매장 관계자는 "매장에서도 샤오미 미9의 사전예약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접수된 건은 없다"며 "다른 매장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몰에서 단독으로 진행되는 샤오미 미9 사전예약 페이지. ⓒ 롯데하이마트몰


이 같은 우울한 분위기에 지모비코리아와 롯데하이마트는 적잖이 당황하는 모양새다. 양사 첫 협업제품인 홍미노트7의 예상 밖 인기에 미9 또한 특유의 가성비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자신한 까닭이다.

홍미노트7은 지난 4월 국내에서 공개된 후 사전예약 시작 2시간 만에 초도 물량 1500대가 완판됐다. 롯데하이마트는 당시 물량난을 우려해 일시적으로 예약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홍미노트7은 이후에도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며 출시 한 달 만에 2만대가 넘게 판매됐다.

그 영향인지 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는 공개행사 당시 "미9을 시작으로 한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메기효과'를 일으키겠다"고 자신감을 표명했었다.

메기효과는 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말한다. 국내 전략 스마트폰 시장 내 경쟁자인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을 긴장시킬 수준의 입지를 다질 자신이 있다는 의도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미9 예약부진을 두고 '예견된 결과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샤오미 미9이 자급제 방식으로만 유통되는 탓에 이동통신사들의 지원금을 받는 경쟁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잃었고 '중국산'에 대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편견도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샤오미는 삼성 갤럭시S10이나 LG V50보다 출고가 측면에서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본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는 모두가 같은 유통망으로 거래했을 때 가능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각 이동통신사가 5G 고객 확보를 외치며 미9보다 스펙이 더 나은 제품들을 공짜폰으로 풀고 있는 상황에서 60만원을 온전히 내고 사후지원(AS) 인프라가 부족한 샤오미 제품을 살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며 "최근 홍미노트7의 예상 밖 인기는 2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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