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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뛰어든' 발행어음 시장…증권사 수익 커지나

채권 투자대상으로 추가…타 연기금 투자여부 기대감↑

한예주 기자 | hyj@newsprime.co.kr | 2019.06.21 11:03:13

[프라임경제] 국민연금이 발행어음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초대형IB(투자은행)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 채권 투자대상으로 증권금융회사 등이 발행하는 발행어음을 추가했다. 국내 신용등급이 'A0' 이상인 증권사의 발행어음에 투자하도록 투자신용 등급도 지정했다.

발행어음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사업 인가를 받은 자기자본 4조원의 초대형IB가 자사의 신용을 근거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판매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발행어음을 국내 채권이 아닌 단기자금운용 투자대상으로만 지정했다. 단기자금운용 투자대상의 경우 운용 기간 3개월 이내의 안정성과 유동성을 고려한 상품만 사들일 수 있다. 국민연금은 이 기준으로 인해 만기가 3개월 넘어가는 발행어음에 투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국민연금은 만기 등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 측은 "발행어음 금리가 동일 만기 채권 대비 높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발행어음을 국내 채권 투자대상으로 확대했다"며 "발행어음 시장은 30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국민연금의 발행어음 투자 확대로 인해 초대형 증권사들이 자금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말 국내 채권에 314조원을 투자할 큰손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운용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말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국내 채권 비중만 49%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초대형 증권사 가운데 발행어음 사업을 신청할 수 있는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모두 5곳이다. 여기에 신한금융투자가 하반기 중으로 유상증자를 마치고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늘리게 되면 후보가 6곳이 된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11월, NH투자증권은 2018년 5월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각각 받았고, 지난 5월 KB증권이 세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지정돼 현재까지로는 총 3곳만 발행어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수신 잔고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각각 5조576억원, 2조6110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발행어음 수신 잔고를 6조원까지 늘릴 계획이고 NH투자증권은 4조원을 목표로 한다.

지난 6월3일 KB증권이 내놓은 'KB able 발행어음'은 하루 만에 원화 기준 발행 물량 5000억원을 모두 팔며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KB증권은 발행어음 판매 목표치를 연말까지 2조원 수준으로 설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발행어음 투자 결정을 통해 증권사들은 장기적인 수익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다른 연기금들도 투자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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