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한국은행
[프라임경제]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미약한 가운데 공급 측면과 정부정책 측면에서 모두 당분간 물가 하방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금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1∼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물가안정 목표(2%)를 밑도는 0.6%로, 하반기 물가가 크게 반등하지 않는 이상 올해 상승률은 0%대에 그칠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심리와 관련해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이 급변하고 있다"며 "물가 여건뿐 아니라 거시경제·금융안정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창립기념사에서 언급했듯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곧 타결될 것처럼 보이던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그간 우리 경제를 견인했던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며 대외 여건 어려움을 언급했다.
이어 "우리 경제 성장경로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대외 리스크 요인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를 전제한 질문과 관련해선 "직접적인 답변은 곤란하다"며 회피했다. 다만 "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그것이 경제 성장과 물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나가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기준금리 인하' 결정 시점이 확실성 요인 전개 상황에 맞춰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여력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응 과정에서 많이 낮아져 한때 1.25%까지 낮아지기도 했고, 현재 1.75%가 과거 기준으로 여유가 많다고 볼 순 없다"며 "소위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보단 명목 하한이 높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더 완화할 지 여부는 경제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이 어떻게 정리되고 우리 경제 성장, 물가 어떻게 영향 미치는지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