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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LG' 기틀 다진 구광모號 1년…"유연하면서도 과감했다"

사업재편 및 유연한 조직문화 정착 통해 도약 위한 기반 다져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9.06.26 13:44:46
[프라임경제] 오는 29일이면 구광모(41) LG(003550) 대표가 취임한 지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6월 고(故) 구본무 회장이 별세했을 때만 해도 국내 4대 기업 중 한 곳인 LG의 '리더십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구광모 대표는 취임 1년 만에 우려를 '기대감'으로 바꿨다.

구광모 체제의 색(色)은 뚜렷했다. 될성부른 아이템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이 사업들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창의적인 조직문화 조성에 힘썼다.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진 셈이다.

◆과감한 선택…"될 사업에 집중"

오는 29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구광모 LG 대표. ⓒ LG

구광모 대표는 취임 직후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사업에는 과감히 투자했고, 비핵심 사업∙영역은 신속히 손을 뗐다.

그 과정에서 △LG전자(066570) 연료전지 △LG디스플레이(034220) 일반용 조명 △LG화학(051910)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 및 유리기판 △LG유플러스(032640) 전자결제(PG) 사업 등이 매각되거나 매물로 나왔다.

반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동차 전장' '로봇'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과감히 투자했다.

일례로 LG전자는 지난해 LG와 함께 1조4440억원을 들여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기업 ZKW를 인수하는 초대형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또 로봇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정상급 산업용 로봇업체인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했다. 아울러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엔젤 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에 대한 투자도 이어갔다. 

최근에는 캐나다 토론토에 해외 첫 인공지능 전담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 계열사들이 최근 1년간 진행한 중대형 M&A의 인수금액만 1조5000억원이 넘는다"며 "로봇, 전장,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재편은 앞으로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임직원 '창의성' 끌어낸다…유연한 조직문화 정착

구광모 대표는 창의와 자율이 넘치는 유연한 조직문화도 정착시켰다. 형식에만 얽매이다 보면 자칫 '창의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창의성은 미래 사업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우선 직위 체계를 직무 중심으로 개편했다. 계열사별로 기존 5단계(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에서 3단계(사원-선임-책임)로 간소화했다.

물론 구광모 대표 자신도 이 조직문화 확산에 동참했다. 구광모 대표는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회장' 대신 '대표'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고, 현재는 대표라는 호칭이 자연스레 자리잡았다는 후문이다.

청바지까지 가능한 완전자율복장제도도 정착시켰다. 과거에는 주 1회 정도만 자율복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임직원들은 개인 업무, 고객 미팅 등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출근 복장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가 최근 서울 양재동 서초R&D캠퍼스 1층에 마련한 '살롱 드 서초(Salon de Seocho)'. 사진은 살롱 드 서초에서 재즈공연을 하는 모습. ⓒ LG전자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서초R&D캠퍼스에 소속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생각과 지식을 공유하고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인 '살롱 드 서초(Salon de Seocho)'를 열었다. 

또 이에 앞서 3월에는 여의도 트위타워 서관 33층에 LG전자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경영진과의 대화, 동아리 활동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소통공간인 '다락(多樂)'을 만들기도 했다.

LG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가 실리콘밸리와 LG전자 뉴저지법인 등 미국에서 오래 근무해 한국식 직위, 서열보단 미국식 직무 중심 마인드가 깊게 자리한 것 같다"며 "심지어 별도의 회장 취임식조차도 열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구광모 대표 본인이 나서 유연한 조직문화 정착에 힘쓰다 보니, 자연스레 LG그룹 전반에 확산하는 속도도 빨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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