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영화 '팔도강산' 속 강원도의 의미

2019-06-26 17:48:27

[프라임경제] 영화 '팔도강산'은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조국이 정권 주도 하에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지를 홍보하는 한편, 정권이 근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그리고 국민들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어떤 변화된 태도가 필요한 지에 대한 메시지를 계몽적인 시각에서 전달하고 있다.

또 일제강점으로 상처받은 민족적 자긍심을 회복시키고, 영화에 대한 관객 흥미를 끌기 위해 아름다운 팔도의 명승고적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팔도에서도 '강원도'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내가 20년간 살아온 강원도는 60년대 영화 '팔도강산'에서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강원도 신(scene)은 김희갑 부부가 기차 안에서 건너편에 앉은 노인으로부터 "강원도는 석탄을 무진장 가지고 있는 노다지이며, 경치는 천하가 다 알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시작된다. 

김희갑은 강원도가 조국 근대화 원동력이 되는 석탄과 철이 생산되는 소중한 장소임을 깨닫는다. 또 설악산 비선대에서는 경치에 반해 '만고강산'을 부르다가 물에 빠지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한다. 

자랑스런 강원도 선경과 민속 문화의 흥겨운 분위기는 속초로 시집간 딸을 만나면서 반전한다. 다섯째 딸이 살고 있는 속초는 지금까지 강원도 모습과는 완전히 딴 모습이다. 다섯 째 딸이 살고 있는 집은 허름한 단칸방 판잣집이며, 출가한 딸들 중에서도 가장 빈곤하다. 

주변 공간 역시 황폐하긴 마찬가지다. 바다에는 노를 젓는 배가 다니며, 해안가에는 벽돌과 판자로 지어진 누추한 회색건물들이 줄 지어 있다. 

다섯째 딸 부부는 배 한척을 구입하기 위해 극도로 절약하고 있다. 이런 자립 의지는 모처럼만에 방문한 아버지에게 물을 탄 막걸리를 대접하는 딸의 악착스러움과 뱃일을 하면서도 동료가 권하는 술자리를 단호하게 뿌리치는 사위 모습에서 드러난다. 

근검절약과 저축, 그리고 자립은 박정희 정권이 근대화를 이룩하고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으로 홍보하고 있다. 가난한 강원도 사위와 딸은 허례허식과 낭비에 빠지지 않고, 정권이 중시하는 가치를 체화하고 이를 충실하게 실천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김희갑 부부는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방 안에 남기고는 홀연히 떠난다. 어렵게 부모님께 대접할 반찬거리를 마련해 돌아온 딸과 사위는 이 사실을 알고 매우 부끄러워한다. 

이 장면은 부산 넷째 사위 행동과 대비를 이루는 듯 보인다. 역사적 뿌리 없이 근대화되고 부유하고 매정한 도시 '부산'과 사람들. 반면 민족 전통 뿌리가 있고, 가난하지만 정이 있는 강원도와 사람들.

모든 돈을 털어주고 간 부부 행동은 당시 정부의 '노력하는 자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실제 다섯째 사위는 말미에 스스로 저축한 돈과 정부 지원으로 배를 구입해 다른 사위들과 경제적으로 동등한 반열에 오른다. 

강원도는 조국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위해 지방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김이곤 청년기자

*해당 리뷰는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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