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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억! 소리' 집값 이면엔 고시원 셋방살이, 간극해소 절실

슬픈 주머닛돈, '서울형 주택바우처' 월세 지원 5만원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19.06.27 16:07:58
[프라임경제] 서울시가 고시원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서울형 주택바우처'를 확대해서 매달 5만원의 월세를 지원한다는 소식이다. 1만 가구 지원을 목표로 7월부터 시행한다고 한다.

고시원 거주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제도권 내 지원을 통해 주거 빈곤 사각지대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입맛이 씁쓸하다.

최근 분양하는 단지들은 3.3㎡ 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상회하는 곳이 일수다. 하지만 3평도 안 되는 좁은 단칸방에 사는 고시원 셋방살이 세입자가 내는 월세는 서울에서 가장 싼 곳을 찾아도 30만원에 육박한다.

기자도 겨우 몸을 뉘일 공간을 확보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고시원 셋방살이를 최근까지 해본 경험이 있다. 그 때 같이 고시원살이를 하는 이웃들이 빠듯한 월세를 내면서도 고시살이를 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보증금'이다.

원룸이나 투룸, 오피스텔까지 다양한 주거 형태가 있지만, 서울시 내에서 이런 집을 구하려하면, 월세만 해도 최소 50만원에 보증금은 500만원이 최저선이다. 이마저도 오래된 구축 건물일 경우에만 그러하니 보증금을 구할 길 없는 청년이나 저소득층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것.

기자가 최근 분양을 위한 견본주택에서 자주 하는 말 중에 자조적인 웃음을 짓게 하는 말이 있다.

"주변 시세와 평면설계를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분양가가 책정된 것 같다"라는 말이다. 그러면 꼭 붙이는 뒷말이 핵심으로, "그런데 그 '합리적 가격'을 지불할 능력이 저에겐 없네요"라는 말을 하곤 한다.

요즘 서울 내에서 대리를 호출하면, 통상 서울서쪽에 위치한 홍대입구에서 동대구문구까지 2만5000원에서 3만원의 금액이 나온다. 서울시에서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한다는 '5만원'의 금액이 대리 호출 2번이면 없어질 금액인 것이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책을 위해 내놓은 야심찬 계획들이 사실은 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 내 몸 하나 뉘일 공간이 없이, 몸을 뒤척이면 떨어질 좁은 침대에서 뒤척이는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주거공간 하나 내줄 여력이 없는 나라에서 '억! 소리'가 나는 분양가의 아파트들이 공존하는 사실은 너무나 뼈아프다.

최근, 검색 포탈이나 기사 검색빈도를 조사해보니, 청년을 포함한 대다수가 공공임대주택에 관련한 소식을 가장 관심 있게 찾아봤다고 한다. 최초 본인 소유의 주택을 마련하는 평균나이가 40대 중반이라는 소식도 보인다.

이쯤 되면 '억! 소리'나는 주택청약의 '실수요자'와 4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셋방살이를 전전하는 사람들 사이에 간극이 궁금해진다.

최근 김현미 장관이 최근 청약 결과 높은 비율로 무주택 실수요자가 청약을 받았다며, 치적을 내세웠다고 알려졌다. 무주택, 그 안에 셋방살이·주거 빈곤층의 치열한 삶과 차이를 더 들여다보지 않은 말이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한다.

그 간극을 해소하기엔 '5만원'의 지원은 너무나도 작고 초라해 보인다. 정답은 현장에 있다고 한다. 옥탑방에서 수행원들이 나르는 음식물을 받는 체험이 아닌, 진정한 경험과 그 목소리를 당국자들이 듣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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