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임대차계약 체결, 임대인·임차인 모두 염두 해야

2019-07-01 15:50:09

[프라임경제] 얼마 전, 한 포털 사이트에서 "'권리금은 평생 건물주 책임' 대법원 파격 판결"이라는 기사의 헤드라인을 봤다. 임대차 관계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경험해 본 입장에서 건물주가 권리금을 평생 책임져야 한다는 판결은 사회통념과 법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판결문 원문을 찾아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권리금은 평생 건물주 책임' 대법원 파격 판결"이라는 제목은 대법원이 건물주의 개인재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판결을 한 것처럼 오인될 소지가 있어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논쟁의 중심에 있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상의 권리금회수기회 보장에 관한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권리금은 A라는 기존 임차인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시설과 영업노하우, 영업을 하던 기간  자신의 노력으로 형성한 상권 등 유·무형의 자산을 새로 임차인이 되려는 B라는 사람에게 양도하는 대가로 수수하는 금전이다. 

그런데 임대인이 A에게 받던 임대료 보다 정당한 이유 없이 놓은 임대료를 B라는 임차인에게 요구하거나 권리금을 임대인에게 직접 달라고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A가 B로부터 권리금을 받고 영업자산을 양도하지 못하도록 방해해서는 안 되고, 실제로 방해 행위를 한 경우에는 임대인이 A에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임대인은 무조건 A가 데리고 온 B와 다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및 제10조의 4에서는 임대인이 A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임대 목적물인 건물이 몇 년 후에는 재건축을 해야 해서 철거를 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고지했었거나,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건물이 노후해 사고위험이 발생한 경우,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위반해 임대료를 연체했거나 건물을 훼손시킨 경우 등에는 A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수 있고,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 역시 보장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자신의 노력으로 임대목적물의 가치를 상승시킨 것에 대한 권리금을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보호하는 한편, 임대인에게는 건물이 노후해 재건축이 필요한 사정을 임차인에게 고지한 후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하거나 권리금 회수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건물주의 사용수익권 역시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위 대법원 판결의 내용은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판결의 대상이 되는 임대차의 경우 5년이고, 이후 법률 개정에 따라 2019년 4월17일 이후 새로 체결되거나 갱신된 임대차의 경우 10년)이 종료된 후에도 권리금회수기회를 보장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는 답을 확인해 준 것이다.

이런 판결이 나오기 이전에 '갱신 요구 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권리금 회수 기회도 보장하지 않아도 되는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했으나, 권리금회수기회 보장에 관한 법률 규정이 만들어진 이유가 임대차 개시 후 5년이 경과해 계약 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때가 됐다 하더라도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임을 생각해보면, 이번 대법원 판결은 해당 법 조항의 취지를 명확하게 설명해 준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판결로 인해 건물주가 평생 권리금을 책임져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고 볼 수는 없다.  

또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을 거절한 것이 적법한 행위인지 아니면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회수 기회를 방해해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단지 갱신요구기간이 경과했는지 여부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는 점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염두에 두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정당하게 자신의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법률사무소 도윤 성경화 변호사 /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 석사 /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위원회 위원 / 서울특별시 공익변호사 / 대한전공의협의회 고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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