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순수 우리말 '불알' 이야기

2019-07-01 16:49:49

[프라임경제] 흔히 비속어로 생각하는 '불알'은 고환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순수 우리말이다. 불알은 테스토스테론과 정자를 생성하는 생식기관인 고환과 고환이 담고 있는 피부주머니인 음낭으로 구성돼 있다. 고환(睾丸)과 음낭(陰囊)은 쓰기에도 힘들고 뜻도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다.

불알은 '불'과 '알'이 결합된 형태의 말이다. 분명치는 않으나 '불'의 어원은 걸채나 옹구 같은 농기구에서 아래로 늘어뜨려 물건을 담는 주머니를 의미하는 '불'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불알의 '알'은 한자어 '란(卵)'의 우리말로, 오리알이나 메추리알, 계란(鷄卵)의 우리말 달걀(닭알)에서 사용된다. '불'은 주머니인 음낭을 뜻하고 '알'은 고환을 의미하므로, 불알은 음낭과 고환 모두를 포함해서 지칭하는 포괄적인 말이다.

음낭(scrotum)은 음경의 뿌리 부분에서 아래로 처져 있는 피부 주머니로 좌우로 나눠져 있다. 피하지방이 없고 멜라닌색소가 침착돼 다른 피부보다 짙은 암흑색이다. 땀샘이 많고 가늘고 많은 주름으로 열을 발산시켜 온도를 체온보다 4~5도 정도 낮게 유지함으로써 고환의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

고환(testis)은 타원형의 생식기관으로 좌우 음낭 내에 하나씩 존재한다. 영어 testis의 어원인 라틴어는 '증명'이란 뜻으로, 테스토스테론과 정자로 대표되는 남성력을 증명한다는 의미이다. 

고환 부피의 90%를 차지하는 소엽 내의 정세관(seminiferous tubule)에서 정자를 생성한다. 간질조직(interstitial tissue)의 라이디히세포(Leydig cell)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한다.

출생 시 한쪽 고환의 크기는 1mL이고, 11살까지 서서히 자라다가 4mL 정도가 되면서 사춘기의 시작을 알린다. 20~22세가 되면 한쪽 고환의 평균용적은 20mL, 크기는 4×3×2.5cm이고, 이후에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좌우측의 크기와 높낮이가 약간 차이가 나는데, 이는 움직이거나 걸어 다닐 때 서로 부딪힘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신체 장기의 크기와 기능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눈이 크다고 시력이 좋은 건 아니고, 음경이 크다고 성기능이니 정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환은 크기가 클수록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는 라이디히세포나 정자를 만드는 세정관의 숫자가 더 많아져서 남성호르몬과 정자의 생성이 증가하고 질도 좋아진다.

음낭과 고환에는 연령 별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고환은 태생기 복강 내의 신장 근처에서 발생하여 태어날 무렵에는 아래로 하강해 사타구니를 거쳐 음낭으로 내려간다. 음낭까지 내려오지 못하고 중간통로에 멈춘 경우가 '잠복고환(cryptorchidism)'이고, 그쪽 음낭은 쭈그러들어 작아지게 된다. 

복강에서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와 위치하면 복강과의 연결통로는 닫힌다. 통로가 막히지 않아 복수가 음낭으로 흘러내려 음낭이 부풀어 커진 경우가 '교통성 음낭수종(communicating hydrocel)'이다.

성인에서는 고환을 둘러싸고 있는 초막의 체액 분비와 흡수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비교통성 음낭수종(non-communicating hydrocele)이 흔하게 발생한다. 또한 고환염이나 부고환염 등과 같은 염증성 질환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고환 파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고환암(testis cancer)은 상대적으로 드물고, 10세 이전의 소아와 20~40세의 청장년층에서 발생한다. 수술적 치료와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가 잘 되고 비교적 예후가 좋은 종양이다.

과음, 흡연, 스트레스, 과로 등은 고환과 음낭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담배는 유해물질이 직접 나쁜 자극을 주고, 흡연으로 인한 혈류장애가 남성호르몬과 정자의 생성을 감소시킨다. 과음이나 빈번한 음주는 테스토스테론 생성과 정자의 분비에 장애를 준다. 

헐렁한 트렁크 팬티를 입어 음낭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삼각팬티나 드로즈는 폼은 나지만 음낭을 압박하고 통풍이 되지 않아 온도를 상승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순수단백질인 닭 가슴살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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