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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 전문가들 "韓 경제, 장기침체 온다…향후 5년이 골든타임"

"한국 산업 구조전환 시급하다" 한 목소리…한림원, 9일 긴급 토론 장 마련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9.07.03 12:00:44
[프라임경제] 산업계·학계 전문가들이 5년 안에 대대적인 구조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는 'L자형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 및 고용 부진과 같은 대내적 악재에 글로벌 기술격차 감소에 따른 기업 경쟁력 하락 등 대외적 요인이 겹친 까닭이다.

이들은 통제할 수 없는 대외여건의 호전을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주력산업을 전면 개편하는 등 대내 정책적인 대응력을 제고함으로써 이번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공학한림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공학계 석학과 산업계 리더 26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총 2차에 걸쳐 진행됐다.

향후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왼쪽)과 한국 경제의 장기 정체를 막기 위한 방안(오른쪽). ⓒ 한국공학한림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0.8%가 향후 한국 경제는 '장기·구조적 저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대다수는 'L자형 장기 침체'로 갈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일시적 경기 둔화'와 '단기 저성장 후 급속 회복'할 것이란 의견은 각각 1.5%, 0.4%로 극히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들은 '노동시장 경직/투자 및 고용 부진(51%)'과 '중국의 부상 등 글로벌 기술격차 감소와 기업경쟁력 약화(74.3%)'를 각각 대내적·대외적 장기 침체 유발 원인으로 봤다. 이 때문에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육성(49.8%)'과 '고용 및 노동시장 개혁(36.8%)'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들 대다수(98.1%)는 이번 위기를 자초한 원인이 대외 요인보다 국내 산업계의 전반적인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봤다.

위기 요인을 묻는 질문(중복가능)에는 △주력산업의 구조개편과 신성장산업 진출 미흡(56.7%) △정부의 산업구조 전환 여건조성 및 정책대응 미흡(55.6%) △기존 법제도 및 규제의 신산업 진출 방해(36.4%) △핵심 원천기술 확보 부족(26.4%) 등과 같은 대내 요인을 지적하는 응답이 대다수였다.

중국의 급부상 및 주력과 신산업 추월(19.5%)이나 미·중 무역전쟁과 보호주의 확대(3.1%)와 같은 대외 요인들은 상대적으로 응답율이 낮았다.

통제할 수 없는 대외여건의 호전을 기다릴 게 아니라, 주력산업의 구조고도화 및 신성장산업 창출을 위한 산업구조 전환 여건 조성과 같은 대내 정책적인 대응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경제의 위기를 자초한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 대부분이 대외적 요인보다 대내 정책적인 문제가 많다고 답했다. ⓒ 한국공학한림원


마지막으로 이들 과반수(60.5%)는 이대로 갈 경우 우리의 전통 주력 제조업이 5년 내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봤다. 반면, 63.2%가 첨단기술기반 신산업이 미래 우리의 주력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기간으로 '5년 초과 10년 이내'라고 답했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이는 우리가 향후 5년 안에 산업구조를 개편하지 못하면, 10년 후를 장담할 수 없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출발한 것인 만큼 더 늦기 전에 전략산업별로 구조전환 방안을 마련해 국가의 지속성장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공학한림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제조업을 △지속성장(반도체·통신기기·디스플레이) △구조개편(조선·자동차·건설) △신성장(바이오·이차전지·5G) 등 3개의 전략산업군과 이들 산업군이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융복합 기반기술 그룹으로 나눠 각각에 맞는 구조전환 방향과 과제를 도출하기로 했다. 

이 결과는 오는 9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리는 '산업미래전략포럼'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산업미래전략포럼에는 '한국 산업의 구조전환:공학한림원의 진단과 처방'이라는 주제로 장석권 한양대 교수와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패널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패널토론에는 전략산업군별 대표주자로 △강인엽 삼성전자(005930)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034220) 부회장 △이동면 KT(030200) 사장 △노기수 LG화학(051910) 사장 △양웅철 前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 △이병건 前 녹십자(006280) 대표이사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042670) 사장 등 산업계 리더들이 대거 참석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가 학계 대표로 참석해 경제 및 노동문제 전반에 대한 의견도 개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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