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섬공항 징크스 깬 나고야…가덕신공항은 '4개 활주로' 꿈에 날개

2019-07-05 01:40:06

- [동남권 '관문' 공항의 경제마법 ③] 부산항과 연계, 펜타곤공항 통해 경쟁력 퀀텀점프 설득력

[프라임경제] 동남권신공항 입지 재검토 논의가 2018년 지방선거에 즈음해 수면 위로 떠오른 점을 백안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선 대구와 경북(TK)에서는 밀양과 가덕도, 김해 3대 아이디어를 놓고 격돌했던 것이 김해로 정리됐었는데 이를 새삼 가덕도로 돌리려는 게 아니냐고 불만을 표한다. 수도권에서는 선거를 틈타 지역이기주의가 극대화된 게 아니냐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다. 또한 동남권에 허브공항까지는 필요없다는 실효성 부족론을 꺼내든다.

2019년 입지 재검토 논의가 본격화된 점을 노골적으로 가덕도신공항 재추진론으로 풀이하는 데에는 두 의견이 궤를 같이 한다. 노골적인, 혹은 절박한 가덕도신공항 주장이 가진 경제적 측면은 받아들여질 여지가 없다. 거점공항급에 머물지 않고 관문공항 즉 허브공항급이 되어야 부산과 경남(PK)은 물론 TK까지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대안으로 의미있다는 논쟁은 그래서 참여정부부터 MB정부, 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그 긴 세월 아직 제대로 치러진 바 없고, 지금도 무대에 서지 못한 새로운 이슈다.

그런 점에서 매립 방식 공항과 비용 경쟁력 논란을 짚고, 가덕도에 들어설 경우 다른 교통 수단들과의 지리적 시너지(부산항 등)를 검토할 필요가 높다.

민간 주도 일본 공항정책, 간사이 실패에서 주부를 건지다 

가덕도신공항은 섬 일부를 활용, 상당 부분을 매립해 사실상 인공섬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김해신공항 결정 당시의 자료 부정확 논란이나 또다른 후보지였던 밀양의 문제점 등으로 서로 깎아내리기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또다른 관점에서의 방안과 해법 항변을 재조명해 볼 때다.

가덕도 논의를 비판할 때 비교 대상으로 사용돼 온 전가의 보도가 바로 오사카 간사이공항이다.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은 매립의 형태라기 보다는 바다에 인공섬을 세워 건설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규모 시설투자비용이 들었고 이로 인해 1994년 개항 이래 '비싼 공항'으로 회자돼 왔다.

이는 개장 이래 줄곧 지속돼 온 관행. 인천공항 착륙료를 100으로 봤을 때, 도쿄 나리타는 164, 오사카 간사이도 같은 164, 홍콩 첵랍콕은 159, 중국 상하이의 푸동공항 착륙로는 58 등 상대성을 보여 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입지상 이점에도 불구하고 국토의 동쪽(도쿄)에 치우쳐 있는 나리타와 하네다의 부담을 서쪽에서 줄여준다는 당초의 야심을 100% 채우지는 못하는 면이 크다. 인천이 여객 가동률 62%(환승률 12%)일 때 간사이는 가동률 41%(환승률 2%), 화물도 인천 85%(환적률 50%) 대비 간사이는 60%(환적률 13%)를 보인다는 비교분석(김규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 2009년 이미 제시된 바 있어, 이 무렵부터 건립비가 경쟁력을 상쇄(잠식)한 케이스로도 보인다. 

그럼에도 일본은 간사이와 하네다, 나리타의 상황에 중간 위치인 나고야에 주부공항을 새로 허브급으로 구축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실천했다.  

▲주부공항 항공사진. ⓒ MLIT


2005년 주부공항 개항을 계기로 일본은 동북아 하늘길 경쟁에서 다시금 권토중래했다는 평이다. 특히 기존 일본 공항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를 도입한 주부공항은 일본 공항의 경쟁력을 과시한다. 김용정 박사의 '국제공항의 물류허브화를 위한 계층화' 논문(충북대 박사논문)은 일본은 공항을 구상하고 실제로 늘리는 데 있어 민간의 역할을 크게 잡았다고 분석한 바 있으며 실제로 그 모범이 주부인 셈이다.

국토운수성(MLIT)이 모든 것을 챙기고 입김을 넣는 대신, 민간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영(특히 도요타자동차가 전체적인 경영을 주도하는 식)하며, 이런 적극적이고 영업적으로 이점을 극대화하는 노력 끝에 주부공항은 간사이공항처럼 가격이 비싼 공항이라는 오명을 피했다. 주부공항의 착륙료는 기존 도쿄 나리타의 79%선이므로, 상하이 푸동이나 광저우 등 대비로는 비싸도 인천 등 기타와의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은 모면했다는 것.

매립 방식 공항 구상을 놓고 서로 상대방의 경쟁력을 물어뜯기 할 게 아니고, 주부공항처럼 이익 극대화를 다각도로 창출할 것을 모색할 필요가 대두되는 지점이다.

◆"가덕도에 4개의 활주로 열자" 창의성 불태우는 학자·경제인들

이런 점을 감안, 우리도 가덕도를 허브급으로 충분히 경쟁력 있게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가다듬고 구체화할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이를 지속적으로 연구, 조사해온 이들의 인재풀과 자원은 숫자가 많지는 않으나 다행히 상당히 깊게 존재한다.

가덕도 논의, 동남권신공항 입지 재검토 문제가 정치적으로 외풍을 타면서 거의 사문화됐다 다시 기사회생하는 긴 시간 동안 소신만 갖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격을 줄여온 이들이다.  

정무섭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는 본지의 취재에 "활주로 4개를 가진 물류기능과 24시간 운영가능한 허브공항은 투자 자체가 갖는 파급효과 뿐만 아니라 유발하는 경제·사회적 효과를 고려할 때 100배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일본 상경계 명문인 히토쓰바시에서 연구한 바 있어 글로벌 경제 사정에 대한 안목이 깊은 소장학자로 평가받는다.

그간 상대적으로 신공항 이슈가 정치적 바람을 타며 부침을 거듭할 때 공항 관련 멘트를 내놓는 것을 지양해 왔으므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나, 동남권신공항을 허브로 만드는 것에 지출할 돈은 없다는 일각의 시각이 고쳐지지 않는 점에 답답함을 느껴 발언에 나선 상황.

그는 민간의 투자 참여(외국인투자나 민간의 공항펀드 참여)를 통해 가덕도의 추진을 경쟁력 있게 하고 투자금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실제로 수년 전부터 국내 모 항공사는 항공 물류 기능 확대를 위해 남동권신공항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을 확인한 바 있다"고도 공개하기도 했다.

이병곤 부산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역시 "부산에 공항다운 공항이 없어서 우리나라 기업화물 95%가 인천공항을 통한다. 공항이 있으면 수요도 만든다. (제대로 된 허브공항을 가덕도나 다른 입지에 만든다면) 지상인력 일자리 6만, 간접고용 9만 즉 총 15만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짚었다.

▲가덕도신공항 상상도. ⓒ 부산시

화물특화허브 멤피스 벤치마킹하고 부산항 시너지도 노려라

이 사무국장의 주장은 특히 지역 이기주의를 지양하고 국가 물류 발전 전반을 염두에 둔 것이라 두드러진다. 선박과 항공, 철도 등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문제를 공항 구축 단계에서 범국가적인 규모로 크게 생각(싱크빅)해야 한다고도 강조해 눈길을 끄는 것. 그는 허브공항이 혼자서만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선박·철도·항공 복합물류시대에 반가공·반제조 배후도 검토해야 한다. (거점급인 김해신공항 대신, 허브관문급인 가덕도 정도로 해야만) 확장성과 메리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 등이 풍부한 기업과 경제활동의 배경 도시를 갖고 승승장구한 중국 허브공항 개척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물류 경쟁력과 과단성 있는 기업들의 투자만 충분하다면 오히려 주변에 다른 기능이 없이도 새롭게 허브급으로 떠오른 미국 멤피스공항의 대성공 사례를 다시 쓸 수도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환승 및 환적률에서 정체하거나 낮은 증가율을 보이는 게 기존 통계 상황이라서, 홍콩의 첵랍콕공항과 같은 허브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국내 논문들도 지금부터 10년 안팎인 2008년을 전후해 이미 발표돼 오고 있었다.

◆글로벌 경쟁력 가진 큰형 부산항, 설레는 가덕도공항 경쟁력

▲제대로만 짓고 운영하면 인공섬 방식 공항도 충분히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을 주부공항은 증명한다. 사진은 주부공항 취항도시 설명도. ⓒ 센트레아 나고야 주부공항

그런 점에서 오히려 한국 제1의 항만안 부산항과 새로 마련될 공항을 통해 이제 '2개의 허브공항시대'를 새로 구상할 필요가 부각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화물의 총운송시간 중에 78%선은 지상에서 사용된다. 따라서 화물 터미널의 적정 규모를 설정하고 과정의 신속성을 제도하기 위해 각종 시설을 적절한 곳에 배치해 조업시간을 단축해야 할 필요가 높다. 이미 많은 지상에서의 소모시간(낭비시간)을 줄이는 게 바로 이윤상승(비용절감)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

이는 허브공항 인접지역에 항만과 도로, 철도 등의 연계수송이 절실하다는 점으로도 바꿔 말할 수 있다. 도로 철도 등의 시설 정비는 항공화물이 공항에서 공항까지의 수송 절차를 마친 뒤 하주에게 원활히 운송되는 과정을 담보한다고 하겠다. 때마침 부산항은 신항만 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괄목상대하고 있다.

수송 본연의 기능 외에 복합 기능을 함께 모색할 필요도 함께 높아진다. 그래서 오늘날의 공항은 에어포트·시포트·텔레포트·비즈니스포트·레저포트가 합쳐진 이른바 펜타곤(5)포트를 지향한다는 분석도 있다. J.Damsgaard 등의 학자들은 홍콩과 네덜란드 공항 분석에서 이미 이 같은 5개 요소의 융합 발전이 허브급 대형공항에 절실함을 주장했다(2001년 학술지인 글로벌 인포메이션 매니지먼트에 실린 'A Tale Two Airports').

인천공항이 인천항과 서울과의 철도 및 도로 연결 등에 더 이상의 확산적 성장이 어렵다면, 부산을 제2 허브공항 및 물류 중심으로 키울 전향적 검토를 할 수 있다. 그런 전향적 시각은 바로 이런 이론적 바탕에 뿌리를 둔다.

▲부산 북항을 재개발하는 작업이 추진되는 등 부산항 전반의 역량 제고가 활발하다. 공항과 항만 그리고 철도 융합 무대로 부산이 떠오를 수 있는 토양인 셈. 사진은 북항권역 재개발 상상도. ⓒ 부산항만공사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글로벌 물류체계가 확립되면서 화물이 더욱 세계적인 범위 내에서 유통되는 환경이 새롭게 마련됐으며, 다품종·소량 물류 수요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는 것을 충족하는 데 항공물류가 가장 적합하다는 공감대 역시 범지구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경제 대국 일본 사이에 위치한 우리로서는 이런 환경 변화 와중에 허브공항 적극 활용이라는 극대화 전략으로 국가발전 전략을 세울 필요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유럽이나 미주여행용이 아닌, 기존의 인천과 선의의 경쟁과 분담을 할 물류전문허브공항을 하나 더 갖자는 주장이 바로 동남권신공항 가덕도 추진론이고, 물류한국의 '대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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