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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섭 교수 "동남권, 허브공항 하면 '부산항 시너지' 기대 FDI자금 봇물"

공항 이슈와 거리뒀으나 작심발언…일본경제·자금직접투자 연구자의 새 관점 조언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19.07.05 17:06:28

[프라임경제] "부산항은 세계적인 항만이지만 여기 드나드는 화물을 관리하는 글로벌 해운사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정무섭 동아대학교 국제무역학과 교수는 과거 동남권신공항 논의가 뜨겁던 당시에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었던 인물이다. 밀양이냐, 가덕도냐 혹은 기존 김해를 고치느냐? 하지만 상당한 시일이 지체되고, 심지어 그 당시 논의가 잘못됐다며 새삼 '재검증'에 총리실이 직접 나서는 상황까지 오자 작심하고 발언에 나섰다. "이미 20여년 전에 동남권에 허브공항을 했어야 했는데 기회를 놓친 것이다. 지금도 늦었으니 (거점공항급이 아니라) 반드시 허브공항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아울러 그는 건설비용이 막대할 것이라는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고 자신했다.

◆"FDI 충분히 몰려올 것" 자신하는 '일본경제·FDI 연구 전문가'

정무섭 동아내 국제무역학과 교수는 일본의 경제 저력을 파악하고 연구할 수 있는 국내 몇 안되는 학자다. 그가 글로벌 전면 경제전쟁의 주요무기인 허브공항에 대해 입을 열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강연에 나선 정무섭 교수의 유튜브 영상 장면. ⓒ 유튜브

그는 새 공항이 허브공항이 될 것이라고 공식 선언하면 곧바로 부산항과의 시너지를 기대한 해외직접투자(FDI)가 들어오므로 별도의 (정부)지출이 별달리 필요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가덕도를 염두에 두고 허브공항을 건립해도 반대론자(밀양이나 김해 의견)들이 걱정하는 것만큼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주장은 있었다. 하지만 FDI 전문가가 직접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것은 특히 의미가 있다. 그는 2010년 언론을 통해 외환위기 경험으로 FDI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생긴 점을 경계하면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이를 유치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는 "남동권신공항 건설에 대략 5~10조원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데, 조달 방안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비용은 문제가 안 된다. 24시간 운영가능한 허브공항은 투자 자체가 갖는 파급효과 뿐 아니라, 유발하는 경제 및 사회적 효과를 고려할 때 투자금이 10조 정도라고 할 경우 100배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따라서 실제로 외국기업이나 외국인투자자금 또는 국내 민간자본에 의해 투자유치를 진행할 경우 정부의 관련 부지 확보나 인허가만 신속히 이루어진다면, 쉽게 투자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가능성에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 사안도 언급했다. 그는 "실제로 수년 전부터 국내 모 항공사는 항공 물류 기능의 확대를 위해 남동권 신공항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을 확인한 바 있으며, 국내외 공항 관련 기관 또한 투자의향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일본 주부공항 성공 빚어낸 민간중심 자금조달에 눈길

'자금투자(유치) 그리고 '일본'은 지금 동남권신공항 특히 동남권관문공항에 목마른 이들에게 절실한 테마다. 바로 그 요소들을 모두 꿰고 있는 이가 저렇게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점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꼼꼼하게 자료를 모아 이야기를 자아내는 그의 간단찮은 학문 성과와 이력이 만들어내는 믿음이다.

일본은 간사이공항을 인공섬 방식으로 만들었지만 막대한 건립비용 때문에 비싼 공항이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주부공항에서 유사 방식을 다시 추진, 성공적으로 이용료를 낮췄다. 그 비결은 바로 철저히 민간에서 자금을 투자받고 경영을 경쟁력있게 관리하도록 한 것. 이를 가덕도에 접목하기 위해 '일본통'들이 공항에 더 관심을 기울이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 교수는 2011년 권위있는 학술관계기관인 니어재단에서 상을 받았는데, 당시 수상 영예를 일궈낸 '문제작'이 바로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의 생산성추격 결정 요인이었다. 이 논문을 위해 그는 20여년간의 자료를 그것도 19개 산업분야를 망라하는 거대 규모로 파헤쳐 정리해냈다.

이런 전문성 있고 꾸준히 맥락을 파헤쳐 가는 행보는 일본 학문 연구 기간에 얻은 자산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이후 경제학으로 옮겨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일본 히토쓰바시대학교 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할 기회가 있었다.

유서깊은 히토쓰바시는 제국주의시대부터 다른 학교들의 추종을 불허하면서 독주하던 도쿄제국대학교(현재의 도쿄대)에 견줄 만한 실력으로 이름을 떨쳤다. '상과(상경계열)라면 제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낫다'는 평을 들은 학풍을 몸으로 흡수했다. 귀국 이후 각 세부분야에서 논문을 썼다. 실용성과 전문성이 높은 그를 탐내는 기구가 많아 경기도 투자정책 자문위원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등을 거쳤고 부산 동아대는 조교수로 임용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현재 부교수로 있다.

정 교수는 "허브신공항을 지으면 부산항은 특히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된다"고 짚는다. 그는 "부산은 전 세계 20대 항만 중 유일하게 관문공항이 인접해 있지 않은 지역이다. 역으로 말하면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아직 10위권 내를 유지하고 있는 부산항의 경쟁력은 엄청난 수준임을 입증한다"고 치켜세웠다.

허브공항 없이 고군분투하는 부산항에 날개 달아주자

그는 수도권에 유일한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이 있는 점이 계속 동남권의 발전을 막는 상황과 이유,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첨단산업은 관련 원자재나 부품의 물류가 대부분 항공물류를 활용하므로, 첨단산업의 글로벌기업의 투자에서 24시간 글로벌 물류가 가능한 허브공항 인근 100킬로미터 이내 입지조건은 사업의 필수요건이다"라면서 "인천공항에서 멀리 떨어진 (타지역의) 전통산업단지는 첨단 산업의 입지경쟁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기(부산항을 갖춘 부산 및 경남)에 관문공항으로서의 항공물류와 여객기능이 더해질 경우, 동북아 최고 수준의 물류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수도권 수준에 버금가는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적 이유로 오랫동안) 이러한 투자기회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불행"이라고 탄식했다. 동남권의 경제 전반이 최첨단 중심으로 개편될 기회, 거기에 더해 항만과의 물류 시너지가 분명히 예상돼 FDI가 군침을 흘리는 기회를 제대로 못 살리니 답답하다는 얘기다.

그는 "실제로 200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외국인의 FDI가 무역량을 초월하면서 무역의 증가를 FDI투자가 견인하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남동권 신공항도 이 시점인 2000년대 전후에 건설됐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빨리 서둘러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자고 제언했다. 

◆'4개 활주로 빅허브' 위해 전국 학자들 신공항 합심 논의해야

동남권신공항은 당연히 허브공항이 되어야 하며 기존 유례없이 4개 활주로 규모로 크게 세울 필요가 있다고까지 강조하고 나선 정무섭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유튜브

정 교수는 단순히 부산의 매력을 강조하는 허브공항론자가 아니다.

그는 단순항 허브공항만이 아니라 4개 활주로를 갖춘 공항으로 동남권신공항을 건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공항역사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큰 구상을 꺼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 교수는 부산의 입지가 해운과 항공이 맞물리는 데다 철도까지 아우르는 매력은 물론, 첨단산업 유치를 하기 좋은 지정학적 자산에서도 탁월하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했다. 그는 "일본 관서지역, 중국의 경제중심인 남동부 해안 지역, 러시아 극동을 잇는 무게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또 심해항의 확보나 부동항인 사계절의 자연조건 및 기후 환경, 관광자원을 고려할 때, 관문공항이 존재할 경우 거의 모든 산업의 고부가 첨단밸류체인을 수행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남권의 경우 부산항·울산항·광양항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항만물류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미 세계적 수준의 화학 조선 제철 등 항만 물류기반의 산업이 존재하고 있고 여기에 천혜의 해양 관광자원과 자연을 가진 상황에서 관문공항이 존재할 경우 기획·금융·교육 등 인적자원 관리·마케팅·연구개발 등 고부가 글로벌가치사슬이 부산부터 대구, 울산에 창원까지 연결될 수 있어, 수도권 이상의 발전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러한 잠재력이 현실화된다면 우리나라 (1인당)GDP는 4만달러, 5만달러를 달성해 일본수준을 능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발전의 필요조건이 동남권관문공항"이라고 제언했다.

그래서 정 교수는 마음이 급하다. 그는 "동남권 신공항의 문제는 결코 동남권 지역의 발전이나 지역 균형발전이나 정치적 차원의 이슈가 아니라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한국 경제를 발전시키는 핵심 우선순위를 갖는 사업이 돼야 할 것"이라며 PK와 TK가 각자 학자들을 아전인수식으로 동원, 이용할 게 아니라 전국적 규모로 학자들의 뜻과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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