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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토론회서 통신정책 논제 던진 'LGU+행 CJ알뜰폰'

"어떤 자회사가 모회사를 기분 나쁘게 하냐"며 CJ헬로 알뜰폰 분리 매각주장…"논리 모순" 지적도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19.07.05 17:19:34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황이화 기자

[프라임경제]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심사 기간 중 열린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이동통신사들은 '기-승-전-알뜰폰' 논의를 이어갔다. 

유료방송업계 M&A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M&A 시 CJ헬로의 알뜰폰을 분리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까지 인수해도 무리될 게 없다는 입장을 줄곧 주장해 왔다. 이날도 SK텔레콤은 같은 주장을 내세웠는데,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논리가 빈약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5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시장재편 상황을 중심으로' 세미나가 열렸다.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의 주제발표 이후 최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태오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등 학계 관계자를 비롯해 현재 M&A 심사 대상사업자인 LG유플러스(0320640)와 SK텔레콤 관계자, 지역케이블방송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금강방송, 심사당국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시민단체 관계자의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서는 △유료방송 M&A 시 방송의 공익성·다양성 확보 필요성 △심사 당국의 역할 △알뜰폰 인수 혹은 매각 등에 대해 언급됐다. 

특히 토론에 참석한 이동통신사들은 변화된 시장 환경을 고려해 M&A가 허가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알뜰폰 이슈'에 촉각을 기울이며 설전을 펼쳤다. 

현재 CJ헬로(037560) 알뜰폰 가입자 구성을 보면, KT망 가입자가 85%, SK텔레콤망 가입자가 15%를 차지한다. 

때문에 SK텔레콤과 KT는 자사망을 임대한 알뜰폰 가입자를 LG유플러스가 빼앗아갈 수 있고, 알뜰폰 도매대가 등의 영업정보가 LG유플러스로 유출 가능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날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 실장은 "알뜰폰 업계의 상징인 CJ헬로 알뜰폰을 이동통신사가 인수하면 존재 기능을 사실상 소멸시킨다"며 "알뜰폰을 육성하는 정부 정책 방향이 여전한데 알뜰폰 정책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는 CJ헬로 알뜰폰을 이동통신사가 인수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 당면한 '시장지배력 전이' 이슈를 감추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반박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은 "유료방송 생태계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기-승-전-알뜰폰 논의가 진행되니 자료를 잘못 작성했나 싶을 정도"라며 "SK텔레콤의 논의는 토론 주제에도 안 맞고 알뜰폰 이슈 하나를 갖고 SK텔레콤이 가진 50%의 시장지배력 이슈를 감추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꼬집었다. 

5일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헌 SK텔레콤 정책실장(왼쪽)과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 = 황이화 기자

곧장 발언 기회를 얻은 SK텔레콤은 또다시 정부의 알뜰폰 정책 기조를 되풀이하며 CJ헬로 알뜰폰 사업이 독립기업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실장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을 인수하면 알뜰폰업계 맏형 역할을 해 온 존재가 없어진다"며 "어떤 자회사가 모회사를 기분 나쁘게 하냐,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이 LG유플러스로 자회사로 인수된다면 알뜰폰 업체로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SK텔레콤 의견을 놓고,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오히려 이동통신 3사 전체의 알뜰폰 사업을 부정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통신3사는 자회사 SK텔링크, KT엠모바일, U+알뜰모바일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SK텔레콤도 알뜰폰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회사가 모회사를 기분 나쁘게 할 수 없다'고 발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논리가 빈약해서 아니겠냐"라며 "SK텔레콤이 알뜰폰 사업을 안 하고 있으면 몰라도, 알뜰폰 사업을 하면서 LG유플러스의 알뜰폰 흡수에 반대하는 것은 납득하기 쉬운 근거는 아니다"라고 바라봤다.

CJ헬로 알뜰폰은 알뜰폰 업계 1위라는 점과 두 이동통신사의 망을 동시에 임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동통신사와의 M&A 시도 때마다 논란이다. 2016년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현 CJ헬로)의 M&A 불허 결정을 내릴 때도 CJ헬로 알뜰폰 사업이 불공정 경쟁을 유발할 것으로 분석됐었다.

때문에 알뜰폰을 비롯한 정부의 통신경쟁정책이 재정비돼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상호 연구실장은 "정부가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사업자 지정 기간을 벌써 네 번째 연장했지만 알뜰폰 육성에 크게 기여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동통신 3사 독점 중심의 이동통신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총괄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알뜰폰 정책을 살려 이통3사와 경쟁할 수 있는 풀MVNO로 가든, 알뜰폰을 접고 프랑스의 프리모바일처럼 제4이동통신형태로 가든 실질적인 경쟁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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