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소확행에 집착하는 현재 우리들

2019-07-08 11:31:37

[프라임경제] "갓 구워낸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말은 속옷이 잔뜩 쌓인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퐁퐁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부터 입을 때 기분,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 감촉 등…."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런 일들은 모두 일본 작가 수필집에서 언급된 '소확행' 예시다. 

30여 년 전 일본에서 만들어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을 가진 '소확행'이란 단어는 어느새 한국을 강타하고 있다. 

소확행 방법은 뜻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어렵지 않다. 이미 일상 속 자잘한 일들이 모르고 있던 나만의 소확행일 수도 있다. 그 안에 의미를 부여해 소소하게나마 행복을 느낀다면 일상 모든 것이 소확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이들이 이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으며, 특별한 일을 행하지 않더라도 일상 속 행복을 찾아내고 있다. 

베스트셀러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를 살펴보면 소확행이 더 분명하게 와 닿는다.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일상 속 '곰돌이 푸' 행복을 통해 내 삶에 투영하면, 우리가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바쁘게 지나친 일상 속 작은 순간순간들이 나만의 소확행으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라는 말처럼 우리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감사함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득히 먼 미래에 존재하는 보다 특별한 행복이 아닌, 현재 체감할 수 있는 평범하지만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하나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행복함을 찾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그 배경에는 씁쓸한 한국 사회가 존재한다. 왜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것에  집착할까. 왜 불확실하지만, 큰 행복을 추구하진 않을까? 

사실 지금 우리 사회는 단순히 개인 노력으로 무엇을 이루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계속되는 불황과 양극화, 그리고 그로 인한 취업난 및 N포세대 등장 등 한국 사회 문제점에 대응해 소확행이 등장한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문화와 소확행 등장은 어쩌면 서글픈 우리 자화상일 수도 있다. '한번 사는 인생 뒷일 생각하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자'는 욜로와 '나만의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찾자'는 소확행 등장 배경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확행 등장은 '사치 향한 욕심'이 현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간주, 돈과 무관하게 일상 속 작은 것에서 만족을 느끼는 그치는 젊은이들 체념에서 비롯된 듯 보인다. 사회적 분위기 상 스스로 선택했기 보단 '어쩔 수 없는 선택지'인 셈. 

보다 멋지고 화려한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또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 어제보다 나은 나를 추구하는 것은 우릴 성장시키는 추진력이다. 하지만 소확행을 추구하다 보면 현재 삶에 안주하며, 현 상황을 합리화하기 쉽다. 

'소확행' 의미에는 '성취하기 쉬운'이라는 말이 내포됐다. 주택 구입이나 취업, 결혼과 같이 크지만 불확실한 행복보단 당장 이루기 쉬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런 소확행에 안주할 경우 냉정하고 힘든 사회에 애초 도전할 의지조차 없어질 수도 있다. 부모님 세대만큼 혹은 한국 중산층조차 이뤄내기 힘든 시대에서 일종의 '자기 합리화'이자 자기 보호 도구로 이용될 수도 있다. 

불확실한 미래 걱정과 함께 '나도 과연 할 수 있을까?' '이룰 수 있을까?' 등 불안한 마음이 현재 상태 행복을 확인하고, 발견하려는 소확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실의 냉혹함 속에서 소확행을 찾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나를 만들기 위해선 그런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는 냉철함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눈앞의 소확행을 내려놓고, 직면한 현실을 극복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안락하 소확행에 빠진 나머지 더 멋진 나를 만드는 과정을 잃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내가 느끼는 소확행이 진짜 행복인지, 혹여나 당장의 행복에 안주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는 현실도피는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지금 처한 상황 속에서만 의미를 발견하고 행복을 찾는 소확행은 우리 성장을 멈추고, 현재 상태에 머물게 해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추구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이 있을 수 있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날도 있을 수 있는 게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소확행이 유행하는 현재 사회는 모두가 하루하루 의미와 행복을 찾으려고 집착하고 있다. 소확행이 존재하지 않는 일상을 버티지 못하고, 계속해 행복함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우울한 하루에 푹 젖어 우울함을 느끼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는 대처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하지만 우울한 하루도 견뎌내지 못하고 소확행을 추구하는 행동은 역설적으로 일상 속 행복감을 줄어들기 마련이다. 

'행복'이란 직접적으로 추구하기 보단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레 느끼기 마련임에도, 우리는 너무 '행복'에 집착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고 평범한 가치를 추구한다'는 소확행 본질마저 어지럽히고 있으며, 개인 만족에서 나아가 소확행마저 과시하고 경쟁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확행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너무 초점을 맞출 경우 더 큰 행복은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확행이 지금 현 상태를 정당화하는 방패로 사용되지 않도록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우리에게 필요한 시기다. 

소소하지 않은, 얻어내기 힘든 행복도 놓쳐선 안 되며 그러한 행복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최지수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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