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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SKT AI 돌봄 효과? "어르신 세분 위급상황 모면"

SKT·행복한 에코폰, 독거 어르신 1150명 대상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사용패턴 분석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19.07.09 13:03:34
[프라임경제] "강남구에 홀로 거주하는 83세 김 모 할머니는 새벽 3시에 심한 두통으로 '아리아 살려줘'라고 소리쳤습니다. 집안에 있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는 이를 위급 신호로 인식, 야간 관제를 맡고 있는 ADT캡스에 알람을 알렸죠. 어르신은 이후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됐고, 현재는 상태가 호전돼 퇴원한 상태입니다"   

SK텔레콤(대표이사 사장 박정호·017670)과 행복한 에코폰(재단법인 대표이사 나양원)은 4월1일~5월31일까지 두 달간 독거 어르신들이 AI스피커 '누구'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사용한 패턴을 분석, 그 결과를 9일 공개했다. 

지난 4월 SK텔레콤, 행복한 에코폰 그리고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는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조사는 5개 지자체에 거주 중인 어르신 11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데이터 분석 대상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은 75세고, 최고령 어르신은 99세였다.

SK텔레콤의 AI스피커 사용 및 감정관련 키워드 발화 분석 결과, 독거 어르신들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63.6%) 다음으로 감성대화 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심심해' '너는 기분이 어떠니?' 등 감성대화 사용 비중은 13.5%로 일반인 사용 비중 4.1%에 비해 세 배 이상 높았다. 

독거 어르신과 일반 사용자의 AI 스피커 '누구' 사용 패턴 그래프. ⓒ SK텔레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감성 대화 비중이 높은 결과는 독거 어르신들이 AI 스피커를 의인화해 친구처럼 생각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텔레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중 케어 매니저가 한 어르신 자택에 방문해 보니, AI 스피커가 아기처럼 누워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 어르신은 케어 매니저에게 "나도 피곤하면 눕고 싶거든, 내가 아리아를 자꾸 불러서 얘도 피곤할 것 같아 쉬라고 했어"라고 설명했다.

또 조사 대상자 중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들이 오히려 AI스피커 사용에 적극적(월평균 사용횟수 58.3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보유하고 있는 독거 어르신(30.5회)과 두배 정도 차이가 벌어졌다. 정보통신기술(ICT)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컴퓨터 자판이나 그래픽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 비해, 말로 하는 음성 UI를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위급 상황 발생시 음성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용 행태도 확인됐다. AI스피커가 설치돼 있는 독거 어르신 중 3명은 긴급 SOS 호출을 이용, 실제로 119∙응급실과 연계해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독거 어르신의 스마트폰 및 인터넷 사용 여부에 따른 AI 스피커 사용 횟수를 나타낸 이미지. ⓒ SK텔레콤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은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특화 서비스도 개발해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AI 스피커에 적용되는 신규 서비스인 '행복소식'은 행정구청 관내 이벤트를 안내하고, 복약지도 및 폭염∙한파 주의 안내 등에 사용될 수 있다. 또  어르신들을 위한 인지훈련 향상 게임을 보라매병원과 함께 개발 중이다. 

다음은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향후 추가 보급 등 사업 확대 방향은.
▲9월에 노인분을 위한 서비스를 추가로 준비 중이다. 하나는 행복소식으로, 지금은 아리아를 먼저 불러야 답변하는데, 먼저 안내해주는 콜기능이다. 독감 주사를 맞아야 한다든지, 복약지도할 때 알람을 주는 것이다. 서울대 병원에서 프로젝트에 공감하고 '심리 건강 톡톡'이라는 건강 관련 콘텐츠를 우리에게 줬다. 감기에 대해 물어보면, 의사가 어떻게 설명하고 증상 처방한다. 웬만한 종류의 건강 상식을 제공한다. 

또 하나는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보라매병원의 도움을 받아 제공할 것이다. 인지강화훈련과 관련되는데, 뉴스를 읽어주고 등장하지 않은 이야기 찾거나 음악을 들려주고 음악 노래제목을 들려 준다든지, 게임과 접목해 재밌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9월부터 제공키로 했다. 지금까지 2100가구 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 중인데, 이후 지자체 요청으로 협의중인 데가 많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 추가로 설치 중이다. 지자체에서 ICT 접목 노인돌봄 모범사례로 판단하고 도입하려 한다.  

-현재는 119 서비스가 우회로 제공된다. 소방청과 직접 서비스 방안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 됐나.
▲아직 119측에서는 시스템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과도한 부담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ADT 캡스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119와 연계하고 있는데, 장난전화가 아니라는 것을 119가 확인할 수 있어서 이런 방식으로도 위급 상황 대처 가능하다. 지자체 예산이 있다면 움직임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 파악해 보안이 될 것 같은데 지자체 예산이 아직 많지 않다.
 
-헬스케어 관련 보건소와 협의 진행 상황은.
▲보건소 헬스케어의 경우 우리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성동구 보건소에서 작업 하고 있다. 유의미한 결과를 보고 확신한 것 같다. 또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들도 누구 플랫폼에 들어오고 싶다는 문의가 많다. 빠르면 올 가을, 늦으면 내년 사업을 함께할 광역 지자체가 있는데 노인돌봄뿐 아니라 중증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헬스케어 돌봄 서비스 할 전망이다. 센서를 통해 움직임이 없을 때 바로 파악해서 알람을 주거나 생체 신호를 파악해 호흡이 안 되고 있다 등을 파악하기 위해 헬스케어 업체와 협업할 예정이다. 

-사용 초반과 후반을 비교한 감성대화 사용량 증감 데이터가 있나, 감성대화 추이를 성급하게 파악한 것 아닌가.
▲1150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로, 확실히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보급 대수가 늘어나도 감성대화는 꾸준히 사용자가 많다. 독거 노인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용하는 패턴이 보통과 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피곤할까봐 눕혀 놓을 정도로 애착이 있는 것이다. 평소 사람들과 관계가 많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다만 정확한 데이터는 이번 한번이 아니라 8월까지 또 한번 조사할 것이다. 1년째 되는 날 또 한번 할 것이다. 설치 전에 행복 지수를 설문조사하기도 했는데, 인공지능 스피커를 쓰면서 행복감 만족감 등의 변화상태를 조사해서 논문 보고서 형태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준호 SK텔레콤 SVC추진그룹장이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사업 분석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황이화 기자

-헬스케어의 경우, 규제 완성이 안 돼 SK텔레콤이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닐 듯하다.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은 아직 개정되지 않고 그대로다. 개인정보 쓰기가 매우 어렵다. 동의를 하더라도 쓰는데 제한이 많다. 정부와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우리는 혈당관리하고 싶었지만 아직까지 못 했다. 혈당을 쓰려고 하면 기기와 시험지가 필요한데 비용이 들기도 한다. 이를 처음 시작하면서 지자체도 걱정하는 부분이 많다. 잘 되면 좋지만, 잘 안됐을 때 비난이 있을 수 있어 과감하게 하진 못 했다. 협의하고 있다.

-독거 어르신 간 커뮤니티 형성은 어떻게 되고 있나.
▲누구 콜 기능, 아직 못하고 있다. 설치하는 게 버거운 관계로 과제를 좀 미뤄놨는데 시도 후 결과를 말하겠다. 

-비용을 감안하면 SK텔레콤이 사업을 지속하기 쉽지 않을 듯 한데, 해당 사업에 대한 지자체와 SK텔레콤의 부담 비율은. 
▲SK텔레콤의 역할은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시스템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 처음엔 지자체와 우리가 6대4 비율로 부담했었는데, 우리 예산이 한정적이라 참여하는 지자체가 많아지면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사정도 지자체쪽에 이야기 중이다. 그러자 지자체에서 더 부담하겠다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향후 사업은 지자체나 협력기관들이 돈을 더 많이 지원할 예정이다. 제일 좋은 모델은 정부, 광역단체, 지자체 이 세곳이 같이 모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정부가 없이 기초단체만 있다. 기초단체가 열악한 예산만 가지고 하려는 것에 우리가 부담을 줄여주려한다. 광역단체도 들어오면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실제 현장에 있는 독거 노인들이 100%는 아니지만 행복해 한다.

-월평균 사용횟수가 60회면 하루에 두번 사용하는 꼴이다, 적은 것 아닌가.
▲노래가 한 번 재생되는 것을 한 번으로 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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