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日 경제보복에 '일본 기업' 이미지 부각..호텔 상장 시점은?

2019-07-11 17:58:37

- 유니클로·무인양품 등 불매 운동 확산…황각규 "연내 상장 힘들 것"

[프라임경제] 반도체 수출 규제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일본 기업' 꼬리표를 떼지 못한 롯데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부친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48년 일본에 설립한 기업이 롯데그룹의 시초로, 현재 지배구조 상단에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롯데=일본기업'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최근 일본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의 수출규제 조치를 개시하면서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국내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롯데가 불매 운동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불매기업 1위 '유니클로'…일본·롯데쇼핑 합작회사

불매 목록에 오른 제품 중 상당수는 롯데에서 판매하거나 일본 회사와 합작형태로 선보인 제품이다.

특히 불매기업 1순위로 지목된 '유니클로'는 일본 기업과 롯데쇼핑(023530)이 각각 지분 51대 49로 투자해 세운 합작회사다.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2005년 국내 진출 후 몸집을 빠르게 불리면서 압도적인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국내에서 1조3732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이면서 4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불매기업 1순위로 지목된 유니클로. 유니클로는 일본 기업과 롯데쇼핑이 각각 지분 51대49로 투자해 세운 합작회사다. ⓒ 연합뉴스


에프알엘코리아는 와카바야시 타카히로와 배우진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부회장은 이 회사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무인양품도 일본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6대4로 출자해 설립했으며, 일본 맥주 아사히를 국내 수입·유통하는 롯데아사히주류도 롯데칠성(005300)이 지분의 절반 가량을 확보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롯데지주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지분 97%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는데, 일본이 이 회사를 인수한 것. 브랜드 사용 대가로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장비와 복사기·프린터 등을 판매하는 캐논코리아비즈니스도 롯데지주와 일본 캐논이 각각 50%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롯데가 일본기업이란 인식이 강하게 묻어나는 이유에는 이 같은 지배구조가 성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로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합작회사들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 있다. 

◆호텔롯데, 일본계 지분율 99%…"상장계획은 답보상태"

롯데가 일본 기업이란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호텔롯데의 상장이 필수적이다. 호텔롯데는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롯데지주 출범 이전까지 롯데케미칼(011170)과 롯데물산, 롯데건설 등을 거느리며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 

한국 롯데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와 광윤사(5.45%), 여러 L투자회사 등 일본계 지분율이 99%에 달한다. 롯데 지배구조의 한 축인 호텔롯데가 일본계 법인 영향력 아래 있는 셈이다.

때문에 지주사와 합병을 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기준 일본 주주들의 지분율을 희석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본 계열사들이 가진 지분율을 떨어뜨리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상장계획은 4년째 답보상태다. 2016년 6월부터 시작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전면중단된 것.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서는 롯데면세점 실적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해 상장 시점을 실적 개선 시점에 맞춰 조정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호텔롯데는 2016년 기업공개(IPO) 추진 당시 영업가치가 12조원대였지만,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호텔롯데 성장을 이끄는 면세점이 타격을 받아 기업가치가 급락했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는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0%가 넘는다.

한편,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 참석 직전 "연내 호텔롯데의 상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일본기업이란 인식을 지우기 위해선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투자자 보호 및 투자금 회수를 고려하면 상장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며 "현재보다 기업 가치가 높아진 후 상장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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