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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책에도 갈등 '여전'…LG전자, 건조기 사태 '제2 라운드' 돌입

소보원·소비자단체, 사측에 해당 의혹 질의…LG電 "이달 말께 소명하겠다"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9.07.19 15:56:00
[프라임경제] LG전자(066570) 의류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 사태가 2라운드에 돌입했다. 사측이 '콘덴서 10년 무상보증' 카드를 내밀었지만, 많은 고객이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까닭이다.

이번엔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보호원(이하 소보원)과 소비자단체들이 나서 LG전자와 고객을 중재한다. 다만, LG전자가 추가적인 대안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사태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절차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건조기 제조상 결함?…LG電 "이달 중 소명하겠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말께 소보원과 소비자단체에 각각 건조기 사태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보호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10곳의 소비자단체가 모여 만든 협의회) 등에 이 기간 분쟁조정절차를 밟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LG전자 트롬 듀얼 인버터 의류건조기. ⓒ LG전자


LG전자는 이번 입장문에서 그간 지적된 △제조상 결함 가능성이나 △콘덴서 자동세척과 관련한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 △LG 건조기 애프터서비스(AS) 불만사항 등에 대해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각 소비자단체는 이 입장문을 검토한 후 양측의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결렬될 경우 한국소비자원에서는 분쟁조정절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는 자율분쟁조정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앞서 LG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사용자들은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먼지를 제대로 씻어내지 못한 탓에 콘덴서는 먼지범벅이 되고 응축수와 만나 찌든때처럼 눌어붙는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콘덴서를 씻어내기 위해 하단에 고인 응축수(물+먼지)가 썩어 악취를 유발한다"고도 했다.

실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격화되자 LG전자는 지난 9일 "제품에는 문제가 없지만, 고객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세척 콘덴서'를 10년간 무상보증하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탑재된 건조기에 대해 10년간 콘덴서 점검과 세척(필요 시) 서비스를 무상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고객이 감금했다" 경찰에 신고…대책 후에도 갈등 '여전'

그러나 '콘덴서 10년 무상보증' 카드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고객들 사이에서는 본질적 문제를 무시한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처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무상점검 및 세척 서비스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노출됐고, 회사와 소비자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 듯하다.

네이버 밴드 '엘지 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에 올라온 AS 후기를 보면, 일부 사용자들은 서비스 기사들이 방문해 제품을 분해·세척한 후 어떤 이유에선지 제품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경우 고객 과실로 유상수리 받으라고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LG전자 수리기사가 방문해 의류건조기를 분해한 모습. 고객들은 콘덴서 먼지도 문제지만, 콘덴서 하단의 고인물(물+먼지)로 인해 악취가 나는 게 더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 프라임경제


심지어 LG전자 서비스 엔지니어가 고객을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이 고객의 말을 종합하면, 방문 서비스를 온 LG 수리기사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 후 콘덴서 수동세척 방식을 설명했다. 이후 내시경 카메라로 콘덴서 쪽을 보더니 깨끗하다며 철수하려 했다. 고객은 "최근 분해 청소할 때 제대로 안 닦여 냄새가 나는 것 같으니 다시 분해해 달라"고 요청했고 "안 된다"는 수리기사와 실랑이를 벌였다. 수리기사는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고객이 자신을 감금했다"고 신고했다.

이처럼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음에도, LG전자는 소비자들과의 합의를 위한 '추가적인 대안'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각 소비자단체의 질의사항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 보내는 것"이라며 "추가적인 보상안을 준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양측은 결국 분쟁조정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임은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LG전자 측은 콘덴서 무상보증 10년 카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조치라 보고 있고, 소비자들은 이 정도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이 카드가 정말 타당한지를 가르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LG 건조기 사태가 불거진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이 협의회에 들어온 신고 건수는 1097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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