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뱅크 특판대란 1초의 전쟁 "확률은 0.0001%"

2019-07-24 10:16:31

- 천만고객 마음 흔들지 못한 '100억 마케팅'

[프라임경제] 수강신청 만큼 긴장되던 순간이었다. 금리 2.5%인 적금 1000만원을 해지하고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으로 옮겨 총알을 준비했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카카오뱅크는 1000만 가입자 돌파 기념 이벤트로 지난 22일 오전 11시, 5% 예금상품을 최대 1000만원까지 100억원 한도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는 가입자가 폭주할 것을 우려해 지난 15~21일 사전응모를 통해 별도 링크로만 선착순 가입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25% 인하함에 따라 금융전문가들은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2% 상품도 곧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원금보장형 상품인 예금이 '세전금리 5%'라는 파격적인 조건은 카카오뱅크 1000만 고객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7월22일 오전 11시, 1초만에 '한도 소진으로 인해 판매가 마감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1초의 전쟁에서 0.01초만에 완판된 이번 이벤트는 순발력과 집중력만으로는 가입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카카오뱅크를 사용하는 고객은 △20대 32% △30대 34% △40대 23% △50대이상 11%으로 20~30대가 66%로 가장 많다. 이렇듯 주요고객인 젊은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라인에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허위과장광고 및 불법 내용정보 이용 금감원 조사'를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24일 오전 9시 기준 3100여명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한 네티즌은 "가뜩이나 낮은 금리로 저축하기 힘든 서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비난했다. 

기준금리 하락과 부동산 상한제가 맞물리면서 목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하던 젊은이들이 안전한 원금보장성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리인 5%는 사실상 '로또'로 기대한 만큼 상대적 박탈감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30대 직장인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100억원 중에 100만원 정도는 예금을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1분도 아닌 1초만에 마감된 것이 진짜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부 고객들은 특판 대란을 예감이라도 한듯 반신반의한 분위기였다. 

40대 직장인 B씨는 "어짜피 안 될 것 같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계산해 보면 특판예금 '1000만원까지 100억원 한도'는 최대 1000만원 일 때 1000명, 최소 100만원 일 때 10000명이 가입할 수 있는 구조다. 100억원이 큰돈이지만 사실상 1000만명 중에 1000명의 확률은 0.0001%이다.

무리한 마케팅으로 '특판대란' 상황까지 불러온 만큼 고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는 있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카카오뱅크는 특판 가입 시작 전후, 서버가 마비되고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안돼 41분 동안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젊고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받는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27일 영업개시 후 약 2년이 지난 지금. 10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고객의 불편을 초래하는 서비스 장애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는 인터넷은행(금융기업)에서 소탐대실의 표본으로 보인다.

오히려 새마을금고 아이사랑적금(금리6%)이나 수협 쑥쑥크는아이적금(금리5.5%)처럼 대상을 좁혔으면 어땠을까.

소득분위가 낮은 다자녀가정, 비정규직근로자 등 경제적으로 힘든 이들을 대상으로 좁혀 로또나 보여주기식 쇼가 아닌 진정성으로 '천만고객'의 마음을 신뢰로 회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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