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저축은행, 디지털化 '승부수' 금융소비자 '눈길'

규제 벗어나 신규 시장 창출…고금리·우대상품 잇달아 내놔

김동운 기자 | kdw@newsprime.co.kr | 2019.07.25 15:57:40
[프라임경제] 저축은행업계가 금융소비자들의 니즈 충족을 위한 새로운 활로 찾기에 분주하다. 연이어 출시되고 있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고금리 예·적금 상품들과 인터넷 뱅킹 출시, 저축은행들은 기존과 달리 강화된 규제 속에서 생존을 위한 '디지털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저축은행들이 디지털뱅킹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적극적인 영업에 두 팔을 걷어붙인 상황. 이는 저축은행들에게 부과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충당금 적립 비율 상향 △신규 예대율 규제 등 강화된 규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미래전망을 뒤엎기 위한 새로운 활로 찾기로 분석된다.

특히 순위권의 거대 저축은행들은 자사에서 론칭한 애플리케이션 기반 인터넷 뱅킹을 잇달아 출시하며 일반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인터넷뱅킹 UI와 UX 제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최종적으로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모바일뱅킹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것. 

'모바일 혁신' 무장…각양각색 저축은행 디지털뱅킹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4일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사이다뱅크'를 출시했다. 사이다뱅크는 비대면 계좌개설과 이체, 예·적금 가입은 물론 대출 신청과 송금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24시간 365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인증만으로 서비스 이용할 수 있게 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수준 모바일 플렛폼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순위권에 속한 저축은행들은 차별화된 디지털 뱅킹을 선보이고자 노력 중이다. ⓒ 각사


업계순위 2위인 OK저축은행도 사용자 모바일 환경 구축 뿐 아니라 AI 기반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와 '신용평가시스템(CSS)' 구축·완료하며 단축된 업무처리시간과 효율성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이에 더해 OK저축은행은 타 저축은행과 차별점으로 '디지털 대출 가속화'를 내세우며 '1분 신용대출' 및 AI 신용 분석을 통한 '맞춤 대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디지털 전환이 가장 성공적이라 평가받는 웰컴저축은행 경우 지난해 4월 저축은행 업계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 수준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웰뱅'을 출시했다. '웰뱅'은 저축은행 디지털 뱅킹 중 처음으로 공인인증서 대신 지문·패턴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으며, 디지털뱅킹 주 고객인 20대에서 30대 고객을 겨냥한 △ATM무카드 출금 △모바일교통카드탑재 △카카오톡 간편이체 등을 도입했다. 

아울러 지난 5월에는 편의성을 높인 '웰뱅 2.0' 출시, 소액외화송금 시장 저축은행 최초 진출 등을 통해 출범 1년 만에 웰뱅 다운로드 수 50만건과 실제 사용자수 4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웰컴저축은행은 동종업계에서 인터넷뱅킹 부문에서 가장 이례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셈이다.  

한편, 한 해 동안 24%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순위 4위로 성큼 올라선 페퍼저축은행도 지난 3월 자체 모바일뱅킹 '페퍼루'를 출시하며 순위 굳히기에 나선 상황이다. 페퍼루는 △예·적금 계좌 개설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체크카드 발급 서비스를 제공하며, 간편 본인인증 시스템 도입을 통해 추가적인 고객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제 2금융권' 한계 극복…지역 넘어 전국구 도약 노려

금융권 관계자들은 저축은행들의 디지털 영업 확대에는 금융시장 전반의 트랜드를 따라간 것도 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확대와 지역영업 규제에 따라 이를 벗어나려는 돌파구로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10% 이율을 제공하는 '사이다뱅크 출시 기념 적금'으로 큰 이슈몰이를 거둔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 SBI저축은행


특히 저축은행들은 규제에 따라 정해진 지역 밖에서 영업점 확대를 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금리대출 규모를 확대하는 시중은행들과 인터넷전문은행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디지털뱅킹이 선택 아닌 필수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자사 모바일뱅킹 앱을 보유하고 있는 저축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은 저축은행이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디지털 뱅킹 부문에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은 거의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저축은행들의 의지는 저축은행 영업점 현황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점포수는 310개로, 지난해동기대비 7곳이 줄은 반면, 저축은행 임직원 수는 9269명으로 지난해보다 증가세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 확대로 인한 신규 인원 채용이 늘었다"며 "영업점 축소에 따라 운영 자금에 여유가 생겨 고객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상품들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사 모바일 뱅킹 앱을 보유중인 저축은행들은 비대면 채널로 가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들에게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내년부터 적용될 예대율 규제와 맞물려 지역 밖 영업이 제한되다보니, 비대면 채널인 디지털을 활용해 전국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여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산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며 예금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의 전략은 성공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SBI저축은 사이다뱅크 출시와 함께 2%대의 파격적인 금리인 제공하는 입출금통장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10%대 금리를 제공하는 고금리 정기적금을 한정 판매, 약 2시간 만에 완판되며 금융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데 성공했다.

모바일뱅킹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웰컴저축도 비대면 부문에서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첫거래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 6% 정기적금'을 오는 29일부터 한정판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정기 판매 상품인 상상인 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 예금 금리는 연 2.75%이며, 페퍼저축은행 회전 정기예금(비대면 전용)이 2.71%의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나서는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제공하고 있는 SB톡톡 설명화면. ⓒ 저축은행중앙회


업계 순위권 이외의 중소형 저축은행들도 저축은행중앙회가 나서서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개발·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SB톡톡'은 전국 저축은행들의 예·적금 상품들을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뱅킹 앱이다.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비대면 채널인 SB톡톡의 장점을 살려 지점에서 상품을 가입할 때 보다 비대면으로 가입할 경우 더 높은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을 사용하는 저축은행을 위해 오는 9월 경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한 통합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