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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으로 첫 걸음 뗀 '켄트맨' 김의성 BAT코리아 신임 사장

돌아온 '켄트' 시장 연착륙으로 흑자전환 정조준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19.07.25 14:48:23

[프라임경제]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이하 BAT코리아)가 김의성 신임 사장의 지휘 아래 권토중래에 나섰다. 

김의성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 신임 사장이 취임 첫 주 영업 현장을 찾아 신제품 '켄트'의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김 사장은 켄트를 비롯한 신제품의 연이은 출시로 시잠점유율 도약의 기회를 삼겠다는 계획이다. ⓒ BAT코리아

취임 첫 주, 신제품 출시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영업망을 독려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 김 사장의 행보가 BAT코리아의 두번째 전성기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2일 선임된 김 사장이 꽤찬 'BAT코리아 최초 한국인 사장' 타이틀은 역설적으로 BAT코리아가 처한 위기의 난이도가 높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전체적인 담배시장의 규모 축소에 비하더라도 BAT코리아의 성적표는 나빠졌다. 군납 궐련담배 선정에서 PM과 JTI에 연달아 고배를 마셨고, 선점했던 가향담배 시장도 KT&G에 내줬다. 

특히 신성장동력일 될 것으로 여겨 가장 먼저 선보였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의 시장 반응은 아이코스와 릴 등 후발주자에 밀려 저조했다. 

글로 출시 이전인 2016년 4133억원이었던 매출은 글로가 출시된 2017년 4001억원으로 되레 3.1% 감소했다. 이후 2018년 매출은 전년보다 7.9% 줄어든 36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7억587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에 대해 늘어난 채용 등 항변할 이유가 있다지만, 던힐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호령하던 과거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신임 사장에게 넘어야 할 허들은 실적만이 아니다. 최근 국내 담배시장은 기존 경쟁업체를 포함해 수많은 업체들이 궐련형, 폐쇄형 전자담배를 만들어내며 다양한 니코틴 흡입방법을 개발해 선보이는 상황. 

국내 전자담배 시장이 극도로 혼잡해진 시점에 정부는 더 많은 규제를 통해 금연정책의 실효를 이끌어 내고자 추진 중이다. 

그러나 김 사장의 선임으로 인해 BAT코리아는 승산이 생겼다. 김 사장은 무거운 책임을 지고도 취임 첫날부터 적임자임을 알렸다. 왜 '켄트맨'으로 불리는지를 스스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의미심장하게도 BAT코리아는 김 사장의 선임에 앞서 궐련담배 '켄트(KENT)'를 다시 출시했다. 기존의 레귤러 사이즈에서 슈퍼슬림 사이즈로 돌아온 켄트는 당분간 가장 저렴한 담배로 판매될 예정이다. 

앞서 2008년 김사장은 BAT코리아 영업지사장으로 회사와 인연을 맺은 후, 2010년 켄트 브랜드 국내 첫 출시의 선봉장으로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성과를 낸 경험을 갖고 있다. 

켄트 브랜드는 출시 당시, 국산 담배 최초로 캡슐을 필터에 장착해 선보인 제품(켄트 컨버터블)으로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후 켄트 HD, 컨버터블, 스위치, 부스트 등 총 네 가지 제품군을 선보이며 2016년까지 총 1억 갑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결국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궁합이다. 켄트를 효자상품으로 이끌었던 김 사장이 다시 켄트를 들고 귀환한 셈. 신제품은 고객 선호도를 고려해 슈퍼슬림형 저타르 제품으로 출시됐다. 기존 제품의 장점을 극대화 했던 김 사장에겐 최적의 아이템이다. 

BAT코리아는 3천억개비 누적 생산 달성 등 일련의 경영성과에 힘입어 지난 1일 출시한 켄트 제품을 한정 기간 동안 할인 판매한다. BAT코리아

슈퍼슬림형 출시도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이른바 틈새시장 공략이다. BAT코리아는 이를 위해 첨단 나노 테크놀로지 캡슐 기술을 적용했다. 

앞서 출시됐던 캔트가 캡슐의 탑재로 가향담배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면, 새로 출시된 캔트는 슈퍼슬림사이즈에도 캡슐에 풍부한 향을 담아내는 기술이 적용돼 기존 담배와의 차별화를 꾀한 것. 

역사로 증명한 브랜드의 신뢰는 낮은 출시가격과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 3주남짓 진행된 초반 판매의 성과는 준수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3주간 판매 결과 매주 두 배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며 "솔직하게 기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나빠진 실적에 비해 BAT코리아의 건실함은 여전한 상황이다. 김 사장의 전공분야인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엔 충분한 배경이다. 취임 첫날부터 보란 듯 영업현장 점검에 나선 까닭도 여기에 있다.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실제 전임 매튜 쥬에리 사장 재직 당시 BAT코리아가 이뤄낸 3천억개비 누적생산과 3억불 수출, 3개년도 임금협상타결 등 탄탄한 내부 기반이 뒷받침 되고, 마케팅과 영업에서 해법을 찾는다면 연내 흑자전환도 허황된 꿈은 아니다. 

45세, 첫 행보로 현장부터 찾은 젊은 사장의 패기는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소비자 접점에서 가장 잘 팔아봤던 제품을 들고 시장의 반응부터 살폈다.

이는 그간 BAT코리아 사장들의 행보를 볼 때 혁신에 가깝다. 선입견을 밀어내고 가장 필요한 일 부터 직접 찾아 나선 행동의 의미는 충분히 전달됐다. BAT코리아는 김 사장이 불고 온 바람이 실적 견인의 동력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도 의외의 행보에 이목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젊은 김 사장이 제품과 국내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우리 말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 만으로도 BAT코리아 실적에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김 사장의 행보는 당분간 종횡무진 할 전망이다. 하반기 BAT코리아는 새로운 전자담배 도입을 예고했다. 베일에 쌓인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글로프로'와 '글로나노'를 비롯해 BAT본사가 유럽과 미국시장에 판매중인 액상형 전자담배도 거론되고 있다. 

가능성이 높은 쪽은 글로프로와 글로나노다. 전자담배 시장의 동아시아 확장 교두보 역할을 맡고 있는 국내 시장의 성격과 사천공장에서 생산중인 네오스틱의 소비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들고 온 켄트의 연착륙이  완성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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