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믿었던 에틸렌이…" 롯데케미칼, 외풍에 몸살

설비증설…악재로 이어질지 호재로 이어질지 관심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19.08.07 13:43:51

[프라임경제] 롯데케미칼(011170)이 에틸렌 가격 급락 및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각종 외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업황 부진 등으로 다소 아쉬운 상반기 실적을 기록해 하반기 설비증설 효과로 이를 타파해 나갈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연이은 악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2019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346억원, 34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8%, 50.6% 감소한 수치다.

이번 롯데케미칼의 2분기 실적 악화는 경영실적을 견인하던 에틸렌 가격 폭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석유화학사들은 에틸렌을 원료로 다양한 화학제품을 만들어 에틸렌 가격은 실적의 중요 변수다.

석유화학업계는 에틸렌 가격 폭락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는 에틸렌 가격이 현재 지난해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 

그동안 에틸렌 가격은 톤당 평균 1000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지난 4월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6월에는 700달러까지 급락하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로 인해 에틸렌을 생산할수록 손해가 쌓이는 구조가 형성돼 공격적으로 생산설비 증설에 나선 롯데케미칼의 부담감은 높아지고 있다.

2019년 1분기 공시 기준 롯데케미칼 주요투자 계획 표. ⓒ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적극적으로 생산설비 증설에 나선 배경에는 꾸준한 글로벌 에틸렌 수요로 관련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에틸렌 공급 증가 및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의 확전 조짐이 중국의 에틸렌 수요 급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에틸렌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관련 산업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암울한 관측이 제기되는 등 롯데케미칼의 부담은 배가되는 모양새다. 

롯데케미칼 측 역시 이 같은 시황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 상당 규모의 크래커 증설이 이뤄질 예정으로 생산력 기준 전 세계 케파의 4.5%에 달하는 800만톤 가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반기 에틸렌은 물량 부담이 상당히 생길 수 있는 시황"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와 관련 "원료 다변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시황으로 인해 설비증설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현재 시황이 어렵다고 적기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호황이 왔을 때 빠른 대처가 불가능하다"며 "화학산업 자체가 호흡이 긴 산업이기 때문에 투자 적기 차원에서 (설비증설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