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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된 자동차 불매운동, 日브랜드 전전긍긍

7월 신규등록대수 전월比 32.3%↓…커지는 구매심리 악화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9.08.07 17:56:01
[프라임경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떨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서 촉발한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자신들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올해 호황기를 누리며 상반기 내내 20%대를 유지하던 점유율도 7월 13.7%로 뚝 떨어졌다.

더욱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국내 수입차시장 진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수입차시장에 진출해 있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전전긍긍 하고 있다. 불매운동이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라 판매량 하락에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수입승용차 신규등록대수(1만9453)가 6월(1만9386대) 대비 0.3% 증가한 반면, 일본 브랜드의 7월 판매량(2674대)은 32.2% 감소했다.

사진은 인천 구월문화로상인회 회원들이 지난 7월23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상가 밀집 지역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에서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현재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는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총 5개. 이 중 가장 많은 하락세를 기록한 브랜드는 혼다로, 7월 판매량(468대)이 6월 대비 41.6% 떨어졌다. 아울러 △토요타(865대, 37.5%↓) △인피니티(131대, 25.1%↓) △렉서스(982대, 24.6%↓) △닛산(228대, 19.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로 인한 판매순위 역시 렉서스가 ES300h를 앞세워 4위에서 3위로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토요타 3위→6위 △혼다 8위→11위 △닛산 12위→14위 △인피니티 16위→18위를 기록하는 등 모두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다양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국내에서 전개될 때에도 자동차는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에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번 타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일본 브랜드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 악화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종합 플랫폼 겟차는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이후 한 달 여의 추이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그 결과 7월에 일본 브랜드에 대해 실제 구매의사를 갖고 상담 신청한 경우는 6월보다 45%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이와 함께 SK엔카 직영 중고차 플랫폼인 SK엔카닷컴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등록된 5개 일본 브랜드 차량의 △등록대수 △문의건수 △조회수를 조사한 결과 전월 대비 매물은 늘고 문의건수와 조회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분위기가 장기화 될 경우 토요타 및 렉서스가 받을 충격은 다른 일본 브랜드에 비해 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토요타와 렉서스가 디젤시장 몰락과 하이브리드 시장의 성장세를 타고 혼다, 닛산, 인피니티 대비 많은 재미를 본데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토요타·렉서스가 일본자동차를 상징하는 혹은 대표하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즉, 일반적으로 토요타 렉서스가 일본을 대표하는, 상징하는 기업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집중 불매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토요타·렉서스의 이번 7월 판매량 감소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출고가 계약된 차량이 해지돼 감소한 것도 있지만, 워낙 인기가 좋았던 일부 모델의 경우 몇 개월씩 출고를 기다려야 했던 탓에 당장의 출고대수에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토요타와 렉서스를 대표하는 △아발론 △캠리 △ES300h △UX 등은 현재 구매를 한다 하더라도 바로 물량을 받을 수 없고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초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던 토요타·렉서스가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지난 달 중단했던 공식 프로모션과 가격 할인을 다시 제공하기로 결정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렉서스가 아직까지는 기존 계약분이 소화되는 정도이지만, 분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모습인데다 출고량을 가늠할 수 있는 계약대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의 판매는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판촉활동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어 몸을 사리고 있던 토요타·렉서스가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판매량 감소폭이 크자 심각함을 인지하고 멈췄던 프로모션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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