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승부수 띄운" 최태원 SK 회장, 이차전지 소재사업 박차

SKC 핵심 사업 지분 매각…확보한 대금 배터리 소재사업에 올인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19.08.09 14:00:57

최태원 SK 회장 ⓒ SK그룹

[프라임경제] "배터리 사업을 통해 새로운 의미의 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태원 SK(034730) 회장은 지난 4월19일 SK이노베이션(096770)의 충남 서산 소재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며 이 같이 말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이 SK그룹의 화학계열사 SKC(011790)를 스페셜티 화학업체에서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소재업체로의 변모를 꾀하는 등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SK그룹은 SKC의 실적을 견인하던 화학사업을 분할하고, 지분 절반을 매각해 확보한 대금을 배터리 소재사업 진출을 위해 사용키로 한다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 한다.

SKC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화학사업부문을 분사하고 지분 49%를 매각해 PIC와 합작사를 만들기로 의결했다. PIC는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 KPC(Kuwait Petroleum Corporation)의 100% 자회사다.

합작사는 △프로필렌옥사이드(PO) △프로필렌글리콜(PG) 등을 생산하는 SKC 화학사업부문이 중심이다.

SKC가 쿠웨이트 PIC와 1조4500억 규모 화학사업 합작사 설립키로 했다. ⓒ SKC

특히 이들은 SKC 화학사업부문의 기업 가치를 1조4500억원 가량으로 평가했다. 이로 인해 SKC는 지분 매각 대금으로 순차입금 3000억원을 제외한 약 54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이렇게 마련된 대금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이하 KCFT)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C는 KCFT 지분 100%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필요자금은 약 8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SKC가 KCFT 지분 인수를 계획을 밝혔을 당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부족해 인수 자금 확보가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이번 화학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인수 자금을 상당 부분 마련, 자금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KC가 실적을 견인하던 핵심 사업부문 절반을 매각하면서까지 배터리 동박 사업 진출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배경에는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메모리 반도체 불황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는 최 회장이 SK하이닉스(000660)의 올 1·2분기 실적 부진을 지켜보며,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강화 필요성을 한층 더 고취시켰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최근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로 인해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 필요성 또한 이 같은 선택에 한몫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로써 배터리 제조업체 SK이노베이션은 음극재 소재인 동박을 SKC로부터, 분리막은 지난 4월 출범한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부터 안정적인 수급 확보가 가능케 돼 최 회장이 그리는 자동차용 배터리 산업 확대라는 밑그림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평가다.

SKC 관계자는 "KCFT 인수가 끝나면 SKC와의 시너지를 본격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