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을 위한 '변명'

2019-08-12 11:24:57

[프라임경제] "한국 황제 폐하(皇帝陛下) 및 일본국 황제 폐하(皇帝陛下)는 양국간의 특별히 친밀한 관계를 고려하여 상호 행복을 증진하며 동양의 평화를 영구히 확보하기 위하여, 이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면 한국을 일본국에 병합하는 것 만한 것이 없음을 확신하여 이에 양국 간에 병합 조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한다." - 순종실록 4권, 순종 3년 8월22일(1910년)

경술국치(庚戌國恥), 보다 쉽게 말하면 '한일합병'을 공식적으로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의 마지막 페이지인 순종실록의 기록이다. 곧 있으면 8.15 광복절이지만 정확히 일주일 뒤인 22일은 나라를 일본에게 빼앗긴 날이다.

역사를 전공한 필자는 학부 3학년 때 과목 중 하나인 '사서강독'에서 삼국유사나 삼국사기 등이 아닌 조선왕조실록에서 순종실록을 찾아 살펴본 적이 있다.

당시 굳이 망국의 마지막 페이지를 꺼내든 이유는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우리가 쓴 역사가 아니라 경술국치 이후 대한제국을 불법적으로 강탈한 일제의 손으로 조선총독부 산하 이왕직(李王職)에서 편찬한 실록이다.

이들이 만든 실록은 일제가 대한제국과 만민을 유린하면서 그들의 시각으로 정당성을 부여하고 군주와 백성은 한 없이 무지하고 나약한 존재로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 그렇기 때문에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뼈 아픈 역사의 한 장면으로 후세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서론이 길었다. 최근 일본 아베 정부가 촉발시킨 '경제왜란'으로 우리 사회 전 분야에 대한 '일본 재조명'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임직원 월례조회에서 극우 성향이 유튜브 영상을 튼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 폭락,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모든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필자가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을 두둔하거나 변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윤 회장이 걸어온 길을 보면 소위 '친일'과는 결이 다른 삶을 살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싶다.

윤 회장의 '역사사랑'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로 신입사원을 뽑을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자를 우대한 지 25년 됐고 신입사원 2주 교육에서도 역사 수업이 있는데 이순신 장군에 대한 교육을 6시간 하고, 마지막 날 한산도 제승당에 가서 충무공에게 신고하는 의식을 행하고 있다.

심지어 2016년에는 이순신 장군의 자(字)인 여해(汝諧)에서 따 '서울여해재단'을 세워 충무공의 문집인 '이충무공전서'를 철저한 문헌고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판본을 만드는 정본화(正本化) 사업을 착수했고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충무공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이순신학교'를 통해 충무공의 생애와 리더십에 대한 강연을 펼치면서 누구 보다 앞장 서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2016년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해외 반출된 '고려 수월관음도'를 25억원에 구입해 국립중앙박물관에 영구 기증했다. ⓒ연합뉴스

또 다른 예로 필자는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2016년 10월, 한민족의 예술작품의 정수로 꼽히는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취재진 앞에서 쑥스러워 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당시 일본의 한 소장가가 가지고 있던 '수월관음도'가 경매에 나온다는 사실은 안 윤 회장은 지체 없이 거금 25억원을 들여 매입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을 했다. 당시 기증 이유가 명언이었다.

"국내 국립박물관에 수월관음도가 단 한 점도 없다는 사실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존심이 상했다. 반출된 우리 문화재는 우리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번 극우 유튜브 영상 사건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사건 초기 회사 측은 "올바른 역사를 알리기 위해서"라는 표현은 편향된 역사를 바라보는 우려에 목소리라고 필자는 해석하고 싶다.

윤 회장은 아마 무엇을 경계해야 하고 당시 상황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해석이 훗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역사는 세치 혀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직에서 사퇴하기로 한 윤동한 회장은 이순신의 리더십과 반출된 우리 문화재를 되찾아 온 초심으로 이제 국민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알리기 위해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종엽 프라임경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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