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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 적신호' 올 하반기 대기업 채용계획 전년 대비 11.9%↓

인크루트 '2019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 조사…채용규모 5.8%p 감소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19.08.19 14:43:17
[프라임경제] 취업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상장사 699개사의 66.8%가 채용의사를 밝혔으며, 이들이 채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졸신입사원 채용규모는 총 4만4821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년 하반기보다 5.8%p 감소한 수치다.

인크루트가 발표한 2019년 하반기 대졸신입 채용계획과 규모. ⓒ 인크루트


인크루트(대표 서미영)가 2221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19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다. 지난 2003년부터 하반기 채용 시즌을 목전에 두고 상장사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대졸신입 채용동향 조사를 이어왔다. 

하반기 대졸신입 채용동향은 달라지는 채용동향을 세밀히 분석하고 채용시장 트렌드까지 반추해볼 수 있는 유용한 지표로서 인크루트가 17년간 조사해왔다. 

올해는 7월19일부터 8월14일까지 조사를 실시했으며, 상장사 2221곳 중 그 가운데 총 699곳(△대기업 186곳 △중견기업 164곳 △중소기업 349곳)이 조사에 응했다. 1대1 전화 조사로 응답률을 높였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56%이다.

◆전체 기업 66.8% "하반기 채용계획있다"
 
하반기에 '대졸 신입 사원을 뽑겠다'고 확정한 상장사는 66.8%로 이는 지난해(67.1%)와 매우 근접한 수치이다. 반면 '대졸 신입을 뽑지 않겠다'고 답한 기업도 11.2%에 달했다. 나머지 22.0%는 아직 채용 여부를 확정 짓지 못했다.
 

인크루트가 발표한 2019년 하반기 대졸신입 채용계획. ⓒ 인크루트


주목할 점은 지난해 '채용 미정'이었던 기업 비율이 26.2%에서 올해 22.0%로 4.2%p 줄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채용을 안 하겠다'는 기업은 6.7%에서 11.2%로 4.5%p 늘어난 점이다. 

즉, 채용 미정이었던 기업이 채용 안 함으로 굳히기에 들어가며 전체 채용계획의 소폭 감소를 견인한 것.

또한, 채용 계획은 기업 규모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은 줄고 중견중소는 늘었다.

지난해 91.1%로 역대급 채용계획을 세웠던 대기업의 경우 올해 79.2%로 1년새 11.9%p가 줄었다. 

2017년 66.3%에서 지난해 24.8%p나 오른 채용계획을 보이며 하반기 취업의 견인차 구실을 해왔던 만큼, 올해 대기업의 채용계획 축소는 고용시장의 적신호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중견중소기업의 하반기 채용계획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중견기업은 지난해 62.0%에서 올해 68.6%로 6.6%p, 중소기업은 올해 61.1%로 지난해 52.3%보다 8.8%p올랐다.
 
지난 채용계획을 살펴본 결과, 2004년부터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겠다'는 기업의 비율이 60%를 넘어선 것은 올해 포함 총 5회다. 2005년(61.5%)과 2011년(64.6%), 2017년(69.9%)부터 3년 연속 큰 폭의 하락 없이 60%선의 채용계획을 기록 중이다. 

올 하반기 대기업 5곳중 4곳, 중견중소 3곳 중 2곳 이상이 채용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돼 인재확보를 위한 기업간의 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마이너스 채용계획'·중소기업 '2년연속 반토막'

상장기업들의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대기업 채용계획 축소에 이어 두 번째 고용시장 적신호로 분석된다. 

이번 하반기 상장 기업들에서 새로 창출될 일자리 수는 4만4821개로 분석됐다. 지난해 4만7580개보다 2759개, 비율로는 5.8%p 줄어든 규모다.

2018년 하반기와 2019년 하반기 신입직 채용 규모 추이. ⓒ 인크루트


먼저, 지난해 하반기 4만4648명의 채용을 예고했던 대기업은 올해 4만2836명으로 그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2016년 이후 2년 연속 채용규모를 늘려오며 키다리아저씨로서 활약을 해왔지만, 올해는 마이너스 채용계획을 세운 것. 대기업만 유일하게 채용계획에 이어 채용규모까지 동시에 하향 조정했다.

중견·중소기업의 하반기 채용규모 역시 전년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중견과 중소의 예정 채용규모는 각 1393명(지난해 1780명)과 592명(지난해 1152명)에 그쳤다.

전년 대비 중견은 21.7%p, 중소는 48.6%p로 절반이 감소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고용쇼크'를 넘어선 '고용증발' 수준인 상황이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외부 변수들과 부딪히면서 채용규모를 극명하게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채용 인원을 분석해보면 보다 정확한 실체가 파악된다. 먼저, 기업 1곳당 평균적으로 채용하는 신입사원 수(기업별 채용인원을 참여기업수로 나눈 값)는 2018년 하반기 '83.3명'에서 올해 '64.1명'으로 1년새 약 20명이 증발했다.

특히 2년 연속 채용규모가 하락세인 중소기업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작년 하반기 1곳 당 채용인원이 평균 5.7명에서 올해는 4명이 줄어든 평균 1.7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결국 채용을 확정한 기업 비율은 전년 수준이지만, 실제 채용 인원이 줄어들어 올 하반기 취업 문(門)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그룹 공채폐지·축소 영향…더 좁아진 하반기 취업문

올해 전체 채용 규모 중 기업별 구성비는 △대기업 95.6% △중견기업 3.1% △중소기업 1.3% 순이다. 전체 일자리 가운데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하반기 대기업의 마이너스 채용계획이 고용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기업의 91.1%라는 채용계획을 두고 달성 가능성에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6개 시중은행의 공채 재개 △4대그룹의 302조 투자 및 5년간 10만명의 채용예고 △10대그룹의 일괄 공채참여가 이어지면서 그 계획을 뒷받침하는 듯했다.

특히 2017년 정부의 강력한 '일자리 정책' 드라이브 이후 다수 기업이 화답했고, 그 가운데 주요 대기업이 '공채 확대'라는 가장 민첩한 카드를 꺼내면서 고용확대를 기대할만 했다. 

반면 올해는 상황이 다르게 전개됐다. 연초 현대차그룹이 쏘아올린 신입사원 공채폐지 발표는 신입 채용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았다. 다행히 이를 제외한 10대그룹 전원이 그 시기와 규모에는 차이를 뒀지만, 기존의 공채선발 틀 안에서 신입채용에 나서며 채용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었다. 

하지만 지난 7월 SK그룹과 KEB하나은행이 차례로 연 2회 진행하던 공채규모를 줄이고, 수시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올 하반기는 기존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하반기 공채를 목전에 둔 조사에서 보수적인 채용규모가 확인된 것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올 하반기 전체 기업의 2/3이 지난해 수준으로 채용 의사를 비추며 일자리 창출에 화답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채용규모가 일제히 줄어들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증발' 수준으로 급감하며 결국 하반기 채용문이 좁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구직자 입장에서는 체계적인 구직전략 수립이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크루트는 앞선 채용동향 조사결과를 오는 27일 '인크루트 채용설명회'에서 발표하며 하반기 취업전략을 전할 예정이다. 

지난 2003년 이후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인크루트 하반기 채용설명회는 국내 굴지의 인사담당자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하반기 채용동향을 미리 짚어보는 자리로 마련된다. 

올해는 △네이버 △포스코 △CJ제일제당 △롯데그룹 총 4곳의 인사담당자가 참여해 구직자들에게 취업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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