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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 "공매도 전면 폐지해야"

순기능은 착시…투자자 보호 위한 특별조사 촉구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9.08.19 16:08:16
[프라임경제] "2017년 4월 11일,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앞두고 있던 독일의 축구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버스가 폭탄 테러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축구선수와 경찰관이 각각 한 명씩 부상을 입은 이 사건은 IS의 소행으로 추측하게 하는 편지가 있었으나 범인은 뜻밖으로 러시아계 독일인으로 밝혀졌다. 더 충격적인 것은 범행의 동기. 그는 공매도 브로커였는데, 도르트문트 축구단의 모기업의 주가 폭락을 유도해 해당 기업의 공매도로 인한 이익 실현을 노렸다는 것이었다. 도르트문트 축구단의 버스 테러 사건은 공매도의 제도적 모순을 노린, 공매도의 비도덕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예시였다. 공매도라는 제도가 야기할 수 있는 악용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를 추론하는데 이 사건이 종종 회자되는 이유다."

임종윤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008930·한미사이언스 대표)이 협회 기고를 통해 공매도 전면 폐지를 주장했다. 공매도로 인해 제약바이오시장을 비롯한 전 산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임 이사장은 지난 13일 '선의의 투자, 희망의 투자를 보호하는 법과 특별 조사를 촉구합니다'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공매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피력했다. 그는 지난 8일에도 자유기고를 통해 공매도 금지법 제정을 촉구한 바 있다. 

공매도는 '나중에 되사서 갚을 것을 약속하고 받은 물량을 먼저 파는 행위'다. 먼저 팔았을 당시의 주식가치가 나중에 되사서 갚을 때의 주식 가치보다 클 때 그 차액이 이익금이 된다. 

임종윤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 ⓒ 한미약품

기업의 악재가 투자자에게 기회가 되는, 관계로 보자면 '惡緣(악연)'이 아닐수 없다. 

문제는 제도가 불법행위를 조장한다는 점이다. 이익실현을 위해 루머와 유언비어 유포, 내부정보이용, 주가 조작 등이 동원된다.

임 이사장은 기고에서 과거 유럽과 미국에서 공매도가 문제가 됐던 사건을 언급했다.
 
유럽에서는 1608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이사였던 이삭 르 매르가 회사에서 쫓겨난 뒤 복수를 위해 공매도를 악용했다. 선도거래를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이를 시장에 내던지는 동시에 악의적인 루머와 허위사실을 유포해 주가가 폭락하게 만들었던 것.
 
이후 동인도회사는 공매도를 막아달라고 주의회에 청원했고, 그 결과 주의회는 선도거래 자체는 허용하되 대금 지급이 완료됐을 때에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안을 통과시켰다.

임 이사장은 공매도의 순기능 예로 회자되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금융사태'에 대해서도 '착시이며, 왜곡'이라고 결론졌다. 

그는 "당시 월가의 총체적 붕괴 사태는 △금융 전체 △부동산 △채권 △은행 △주식의 총체적 급락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라며 "공매도는 이를 촉진시키고 과속화시킨 요소였다"고 규정했다.

이어 "당시 유수의 투자은행들은 2008년의 월가 금융 사태와 공매도와의 연관성이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공매도의 위험에 오랜 경험이 있었던 유럽에서는 곧바로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고, 공매도의 규제를 강화하는 안전바를 높이거나 전면적인 금지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당시의 공매도 금지는 사건의 원인이 아니라 적절한 대책이었다고 온전한 평가의 자리를 찾아줘야 한다는 것. 

임 이사장은 "2008년의 공매도 금지 조치는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작동한 것이며, 동시에 리만 사태의 도미노 여파를 한시적으로 막기 위한 응급조치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게 필자의 덧붙이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임 이사장은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언급했다. 불법으로 악성 루머와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행위, 그리고 먹이감을 노리고 부당한 이익을 포식하는 집단을 '공매도 세력'이라고 지칭하고 그들과의 전쟁을 선언한 것.

그는 "공매도는 순기능이라는 이름 아래 착시 현상을 이용, 무형의 화폐처럼 주가를 임의로 조직할 수 있게끔 보장되고 있으며, 시장의 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며 "주가 조작과 'Short and Distort'(공매도를 통한 왜곡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불법이 발견됐을 시에 엄격한 처벌이 동시에 진행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더 나아가 전 국민이 공매도의 위험을 호소하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여론과 민심을 읽고, 공매도의 전면 철폐와 주식 투기 근절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정치와 경제, 그리고 기업, 투자자들이 함께 논할 수 있는 공청의 자리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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