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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왜 전범기업과 손잡았나

한국과 일본 철강계 지속적인 전략적 제휴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19.08.21 11:20:45

[프라임경제] 시민 주도 불매운동이 전범기업에 대한 퇴출운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프라임경제>는 일본과 국내 사료를 기반으로 알려지지 않은 전범기업들과 국내기업의 유통 및 제휴 현황을 밝혀 시민들의 주도로 진행되는 불매운동을 적극 지원하며 국내기업의 독립과 자생을 돕고자 한다.

◆TOKYO STEEL MANUFACTURING CO., Ltd.

도쿄제철(東京製鐵, TOKYO STEEL MANUFACTURING CO., Ltd.) 사사에 따르면, 자사는 1934년 11월 강재의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도쿄도 아다치구에 설립됐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도 회계 연도 기준 211만톤의 철강제품을 생산하고, 매출 1217억엔(한화 약 1조2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현재 일본 대표 전기로 제강업체로 성장했다.

문제는 도쿄제철이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과 한반도 등지에서 조선인 강제징용에 나섰던 전범기업으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곳이라는 점이다. 

이명수 의원(자유한국당) 전범기업발표 내용 중 발췌. ⓒ 이명수 의원실

실제 이명수 의원(자유한국당)이 지난 2012년 2월29일 발표한 '일본 전범기업 2차 명단'에 따르면, 도쿄제철은 일본과 한반도 내 강제동원작업장수를 각각 1곳씩 총 2곳을 운영했다.

해당 자료에서는 도쿄제철의 강제동원 확인 근거 자료로 1942년 중앙협화회(재일조선인 통제조직)가 "힘이 쌘 일할 사람(조선인)을 골라 동원했다"라고 명시했다는 점을 인용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기타 작업장 분류에 '조선(안악철산)'이라고 기록돼 있는데, 이는 함경북도 안악군에 위치한 철산(鐵山)으로 추정된다.

북한 시·도 지리 문헌에 따르면, 함경북도는 재령평야 주변의 구룽지대에 철광석이 유명하며 철산이 집중돼 있다. 은률군의 철산리에서 철광 수송을 위해 부설한 철길을 철광선이라 이름을 지은 것 등이 철광 생산이 많다는 지역이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해당 문헌에 '일본의 손에 들어간 다음 바닥날 정도로 채굴이 된 곳'이라고 명시돼 있을 만큼 당시 도쿄제철이 강제징용을 통해 얼마만큼 노동력을 착취를 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동국제강 "계약 당시 인지 못해"

이런 도쿄제철과 주식 상호 보유와 인적교류 등 전략적 제휴를 맺은 곳이 있다. 국내 3대 철강사 중 한 곳인 동국제강(001230)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2월 도쿄제철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약 1%의 주식을 상호 보유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 측은 도교제철 지분 0.92%를 보유하고 있으며 도쿄제철 역시 동국제강 지분 0.92%를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도쿄제철 지분 보유 현황.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양사는 철스크랩을 재활용해 철강제품을 만드는 전기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기로 제품 기술·생산 노하우 공유 △저탄소·에너지 절감 기술 교류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휴를 맺었다.

동국제강과 도쿄제철은 기술적 제휴 이외에도 도쿄제철 일부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등 양사 간 교류는 현재 진행형이다.

양사는 이번 기술 제휴뿐만 아니라 지난 1995년부터 제품·원료·기술 분야에서 비정기적으로 교류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측 관계자는 도쿄제철이 전범기업임을 인지하고 기술 제휴를 맺었는지에 대해 묻자 "계약 당시 알지 못했다"며 "아직 협력 관계가 대대적인 게 아니고 소폭 수준인 협력관계다"고 해명했다.

이어 주식 상호 보유가 소폭 수준의 협력관계는 아니지 않냐는 물음에는 "사실상 기술 노하우 교류가 주를 이뤄 이와 관련해 딱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도쿄제철의 어떤 제품을 수입하고 있냐는 질의에는 "일부 제품을 수입을 하고 있지만 물량이 미비하다"며 "규모에 대해서는 타 철강사들과 같이 시장 경쟁 중이라 명확히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일본 철강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제휴를 맺고 있다. 포스코(005490) 역시 전범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일본제철(신일본제철은 지난 2012년 스미토모금속공업과 합병하면서 상호를 신일철주금으로, 올 4월 주주총회에서 다시 일본제철로 변경)·요도가와제강과 각각 지난 1999년, 2013년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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