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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계 '아이돌‧인플루언서' 영입 청년층 '팬심' 겨냥

10~20대 고객 유치‧젊은 이미지 노린 '일석이조' 효과

김동운 기자 | kdw@newsprime.co.kr | 2019.08.21 16:48:24
[프라임경제] 최근 금융권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유스 마케팅(Youth Marketing)' 채널들을 다변화하며, 청년층 마음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는 잠재고객인 10대에서 20대 고객을 겨냥한 유스 마케팅 자체가 노출빈도가 높으며, '팬심'으로 유입된 고객들이 충성도도 높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이전부터 10‧2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서포터즈' 운영이나 대학과 제휴를 통한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은 기존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상황.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마케팅은 아이돌을 기용한 '연예인 마케팅'과 '인플루언서'들을 통한 마케팅이다. 

BTS‧워너원‧블랙핑크…치열한 아이돌 마케팅  

시중은행 중 '아이돌 마케팅'의 선두주자는 KB국민은행(은행장 허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프로듀스 101을 거쳐 탄생된 '아이오아이(IOI)'와 계약을 맺고 홍보활동을 진행했으며, 이후 지난해 1월 7인조 남자 아이돌 '방탄소년단(BTS)'과 계약을 맺었다.

시중은행들이 유명 아이돌을 기용한 청년층 '팬심' 몰이에 나섰다. ⓒ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BTS 기용 전략은 국민은행에게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가져왔다.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KB스타뱅킹 광고는 유튜브 807만뷰를 기록했으며, 특히 'KB X BTS적금'은 27만좌를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파급효과에 힘입어 국민은행은 올해 초 BTS와 계약을 내년 여름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도 기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신한S뱅크'를 '쏠(SOL)'로 개편하며 11인조 남자 아이돌 '워너원'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워너원 홍보 기간 '쏠'은 다운로드 300만을 돌파했으며, '워너원 통장'은 6만2000좌, '워너원 체크카드'는 12만8000장 판매고를 올리는데 성공했다. 신한은행과 워너원의 계약기간은 6개월이었지만, 마케팅 효과가 뛰어나다고 판단한 신한은행은 추가로 2개월 계약 연장을 진행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자극받은 우리은행(은행장 손태승)도 아이돌 마케팅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를 기용해 전면적인 아이돌 홍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블랙핑크가 출연한 우리은행 광고는 9월 기준 유튜브 800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현재 블랙핑크 체크카드 및 통장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전까지 은행 광고모델들은 고객들에게 차분하고 신뢰감을 주는 유명 배우나 중장년층의 연예인들과 계약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화두가 떠올랐고, '새로움', '젊음'이란 이미지가 요구되는 현 상황에서 은행들이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청년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아이돌 홍보모델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청소년 시기에 처음 거래를 진행하게 된다면 그 고객은 향후에도 계속 거래를 이어가게 될 '우량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을 잡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콘텐츠 오디션‧자체육성 나서

아이돌 마케팅과 함께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기용하려는 은행들의 영입활동도 뜨겁다. 인플루언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수십만의 구독자(팔로워)를 보유한 일반인들로, 10대에서 30대 청년층들에게는 연예인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가진 'SNS 스타'를 말한다.  

시중은행들이 아이돌 마케팅에 이어 '인플루언서' 영입 및 육성을 통해 뉴미디어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인플루언서는 충성도 높은 구독자(팬)들을 보유함과 함께, 기존 연예인 마케팅과 다른 친근한 모습을 담아낸 영상과 높은 접근성을 가진 마케팅들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연예인이나 아이돌보다 계약금이 비교적 낮아 비용 대비 효율성 또한 매우 높다고 평가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아이돌 마케팅을 선제적으로 진행하며 효과를 톡톡히 본 국민은행이 선두주자로 나선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메가 인플루언서' 12명과 함께 '유튜버 제휴 콘텐츠 오디션'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69만명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키즈 유튜버 '뚜아뚜지'를 디지털 모델로 선발했다. 

IBK기업은행(은행장 김도진)도 지난달 30일 구독자 218만명을 보유한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와 계약을 맺었으며, 미용 특화 카드인 '이사배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사배 카드는 △화장품 매장 △H&B스토어 △미용실 등 미용 관련 상점에서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자체적으로 유튜브 인플루언서 육성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올해 1월 기존 우리은행 공식 채널과 분리된 '웃튜브'를 시작했으며, 웃튜브는 자사 직원들이 유튜버로 나서 솔직하고 재미있는 은행 관련 경험담이나 ASMR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았다. 현재 8월 기준 웃튜브 조회수는 100만회를 돌파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복합문화공간 '앨리스몽드'에서 고객 소통을 강화하고, 디지털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신한 인플루언서' 창단식을 개최했다. 신한 인플루언서는 자사 직원과 SNS서포터즈를 합한 40명으로 구성됐으며, 전문교육기관의 교육을 거친 뒤 '송튜버'로서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을 진행할 방침이다.

또 다른 은행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기존 연예인을 기용한 광고대비 접근성도 높고 비용도 낮은 측면이 있다"며 "청년층들에게는 오히려 연예인들보다도 더 뛰어난 광고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플루언서들은 연예인과 다르게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인플루언서 리스크 관리를 적절히 진행하면 훌륭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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