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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최순실 '공범' 만든 파기환송에 분노? 옥중정치 계기 가능성

삼성 말 3마리 성격 판단 및 경제적 공동체 논리 등에 '정치적 복권' 시도 가능성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8.29 15:47:45

[프라임경제] 의혹이 제기된지 약 3년 만이지만, 결국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당한 첫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서원씨(일명 최순실씨) 등의 뇌물 등 상고심에서 파기환송 판결이 나왔다. 이 재판은 이른바 '경제공동체' 등 많은 화제를 낳았던 '국정농단'의 중요한 조각이었다.

이번 사건의 항소심 법원은 지난해 8월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으로 형량을 정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사던의 형이 29일 확정될 경우 공천 개입과 국정원 특활비 사건까지 합쳐 총형량은 32년이 될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파기환송이라는 선택을 하면서, 확정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게 됐다.

물론 사건의 법리 해석의 완결은 이번에 대법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줬다고 할 수 있다. 일단락은 됐다는 뜻이다.

파기환송의 주요 이유는 공직선거법상 분리 선고의 필요성을 위배한 원심의 절차적 잘못을 짚는 것이므로 이는 이후에도 큰 파장을 불러올 만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법원은 29일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범 성립 문제를 긍정했고,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이 증거능력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해석론을 택했다. 아울러 그간 해석이 엇갈려 논란이 있었던 삼성 말 3마리의 뇌물 성격 인정 여부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뇌물 가능성을 인정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따라서, 법리적으로 대강의 윤곽은 굳어졌다고 할 수 있다.

28일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등 사건에 대법원은 파기환송 판단을 내렸다. 사진은 2016년 대구를 찾은 박 전 대통령. ⓒ 연합뉴스

29일 환송 없이 확정이 될 경우(형량이 얼마이든 간에) 정치적으로 의미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른바 '사면' 이슈 때문이다.

청와대와 여당이 내년 총선을 의식해 보수표 분열의 카드로 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해 왔다.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면 처리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번에 파기 처리가 되면서, 사면 단행의 시나리오는 금이 가게 됐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도 내심 사면을 기대하거나 할 가능성은 일단 논외가 됐다. 심급별로 6개월 권장 문제를 생각해 보면, 파기환송심이 총선 직전에 나오고 사면이 곧바로 이뤄질 가능성은 산술적으로는 남아있다. 다만, 그러면 너무 촉박해져서 가능성이 높진 않다는 반론이 나온다.

그럼에도 사면과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재가동이라는 큰 그림의 효과로 한정해 보자면, 앞으로도 일부 가능성이 남는다. 이른바 옥중정치의 가동 가능성이다.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을 최씨의 공범으로 규정한 대법원 판단에 정면 반발해 그간 침묵을 유지(재판에도 궐석)해 온 기조를 깰 수 있다. 정치적인 해법만이 유일한 답이 될 것이라는 결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온 셈이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 의해 사면이 된 다음 자신의 탄핵 등에 가담한 이들의 정치적 단죄를 시도하는 것보다, 오히려 명분이나 드라마틱한 속성이 더욱 배가됐다고 해석할 여지도 생긴다.

우리공화당이 자유한국당에 반발하면서 보수의 분리를 촉구한 바 있고, 한국당은 탄핵 문제를 완전히 선을 긋지 못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경우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탄핵을 그만 털고 가자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보수 대통합에서 한국당이 맏이로서의 역할을 떠맡고 가기엔 한국당의 탄핵 정당성(정치적이든 법리적으로든)에 대한 철학 부재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고, 박 전 대통령이 이번 3심 상황을 계기로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상황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파장이 찻잔 속 태풍이든 혹은 연쇄 파장의 발생이 가능하든 지켜볼 필요는 생긴 셈이다. 변호사 접견 기회나 일반 면회 신청자 중 일부를 선별해 만나는 식의 기회 활용으로, 일정한 메시지를 외부 세계에 얼마나 어떻게 주고 밖에서는 또 그에 부응할지 흥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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