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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만5000명 방문"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후끈'

60개 금융기관 참가‧사전등록자 8700명…은행장 면접관 깜짝 등장

김동운 기자 | kdw@newsprime.co.kr | 2019.08.29 16:38:53
[프라임경제]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돕고자 금융업계와 당국이 합심해 금융권 공동 취업박람회를 마련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알림 1관에서 진행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는 6개 금융협회(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금융기관 총 60개사가 참가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사들을 총망라한 DDP 취업박람회장을 방문했다.    

◆60개 금융기관 참여…채용면접 우수자 서류면제 혜택도  

DDP 1관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는 기존 여타 취업박람회와 달리 대부분 단정한 정장차림의 '면접복장'을 갖춘 청년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구직자들이 부스 참가에 앞서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하고 있다. = 김동운 기자


행사를 주최한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개막식 전체 채용면접  2334명, 현장상담 1만1769명이 참가하는 등 금융권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박람회가 끝난 시점에서 총 1만5420명이 참가해, 취업에 대한 열정이 실감났다.

1층에 들어서자 구직자들의 열기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이 청년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심도 함께 느껴졌다. 채용박람회 개막식 당일에는 민병두 정무위원장을 비롯해 △최종구 금융위원장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시중은행 부은행장 등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채용박람회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여기에 실질적인 채용 조력을 위해 시중은행 6곳(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과 SGI 서울보증은 현장에서 '채용면접'을 실시했다. 채용면접은 실제 공개채용에서 진행되는 면접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 중 우수면접자 30%에게는 공채 서류전형 면제나 가산점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이외에도 채용면접을 실시하지 않은 53개 금융기관은 직무 상담이나 공개채용 준비법등을 소개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 5곳과 SGI신용보증은 서류전형에서 이득을 주는 '현장면접'을 실시했다. = 김동운 기자


이처럼 금번 금융권 공동 취업박람회는 서류전형 면제 가산점 등 실질적 혜택이 제공되다 보니, 취준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는 것. 직접 참가를 위해 현장 면접 신청 부스에 방문을 해봤지만, 담당자는 "현장면접은 사전참가자로 인해 마감됐다"며 "사전참가자들도 공정한 기회 제공을 위해 현장 7부스 중 한 곳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채용면접을 본 구직자들도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이날 사전신청을 통해 우리은행 면접에 참가한 김정혁(29·남)씨는 "이번 채용박람회가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 부산에서 일부러 올라왔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보니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는 것을 느꼈고, 다들 진지하고, 신중하게 면접에 임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일반 대학졸업자, 예정자 외에도 교복차림 고등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현장 분위기는 여느 취업박람회와 달리 진지한 모습을 주를 이뤘으며, 하나라도 더 경험하고 습득하겠다는 열의에 찬 모습이다. 

신한은행 채용면접을 보고 나온 윤한별(19·여)씨의 경우 "지금 다니는 학교가 특성화고등학교다보니, 고등학교 입학 당시부터 은행원이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며 "다만 예상했던 질문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지만, 취업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사진 가운데)은 개막식을 마친 뒤 채용면접관으로 나서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했다. = 김동운 기자


오후에는 개막식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이 직접 채용면접 면접관으로 나서는 '깜짝' 이벤트도 진행됐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현장에서 면접을 진행한 뒤 기자들에게 "생각보다 면접 지원자들이 농협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고 와서 기대보다 더 잘했다"며 "많은 은행들이 디지털 인재가 필요한 상황이라 농협도 디지털 인재를 중점적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채용면접을 진행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지원자들이 생각보다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아 놀랐다"며 "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에 200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면접을 진행한 은행 관계자들도 참가자들의 진지한 태도에 감명을 받은 듯 면접이나 설명에 열의를 더했다. 신한은행 인사담당자는 "참가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서류전형 면제라는 혜택도 혜택이지만, 실전면접 경험을 얻고자 하는 의지들이 느껴져서 최대한 실제 면접과 유사한 경험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돋보인 화상면접·금융 특화컨설팅…현장신청 아쉬워 
 
이번 박람회에서 주목할 점은 '금융 전문 컨설팅'과 AI‧VR을 이용한 '구직자 맞춤 서비스'를 통해 금융업계 구직자들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개인사정으로 현장에 방문하기 힘든 지역 구직자들을 위한 '화상면접'이 진행됐다. =김동운 기자


이를 위해 주최진은 △인공지능 활용 자기소개서 컨설팅 △가상현실(VR) 면접체험 △지방 구직자들을 위한 화상면접 △금융전문 취업 컨설팅 등 다양한 컨텐츠를 마련했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기소개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멘토'와 올해 처음 도입된 VR 면접 '면접의신' 두 부스는 참가자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루며 발붙일 곳이 없을 정도다.

면접의 신 부스에서 15분 정도 기다림 끝에 모의면접을 체험할 수 있었다. 모의면접은 핸드폰이 연결된 VR기기와 음성을 듣기 위한 헤드셋 두 기기를 장착하고 난 뒤,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었다.

VR기기가 생소하기도 했지만, 단순한 인터페이스로 조작은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이후 진행된 모의면접은 실제 면접을 진행하는 것처럼 가상의 인사담당자가 엄격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해당 기업과 관련된 질문을 던진다. 

가상 인사담당자는 답변이 끝날 때 까지 기다리거나, 목소리가 작을 경우 다시 물어보는 등 기자가 사회초년생 당시 면접 순간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만들어줬다.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최신 기술이 적용된 VR면접체험과 AI 자기소개서 컨설팅이 진행됐다. = 김동운 기자


'코멘토'와 '면접의 신'을 통하면 기존 모의면접이나, 담당자가 진행하는 자소서 컨설팅대비 빠르게 진행과 상세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체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콘텐츠라는 점에서 참가한 이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면접의신 관계자는 "이번 채용박람회에서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금융 면접 컨텐츠를 진행했다"며 "다른 이용자들도 처음 체험하고 정말 실제와 비슷한 경험을 느끼게 돼 놀랐다는 답변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인근 부스에서 前현직 금융권 관계자들의 '금융 멘토링'도 함께 진행됐다. 금융 멘토링은 쉽게 알기 힘든 진솔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구체적인 조언을 제공해 참가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금융 컨설팅 부스를 담당한 더 빅 스터디 관계자는 기자와 면담을 진행하며 "현직 멘토들이 참가자들의 자소서, 지원전략, 합격 스팩 등 자세하게 알기 힘들었던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구직자들에게 전달했다"며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많은 정보를 가져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현장의 분위기는 진지했지만, 아쉬움을 나타낸 참가자들도 있었다. 특히 △참가자들이 많아 약 5분에 불과한 면접시간 △이번 박람회에서 실제 채용이 진행되지 않은 점 △현장참가자들은 참가하기 쉽지 않은 점들이 지적됐다.

사전참가를 놓쳐 현장에서 참가한 김현식(28·남)씨는 "사전참가를 시도했지만 선착순 마감이 너무 빠르게 끝나 결국 현장참가를 진행했다"며 "현장참가자들은 시중은행 현장면접을 진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일반 상담부스만 방문할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참가한 일반 부스에서도 진지한 이야기들을 전달해주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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