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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BIS비율 '급락' 건전성 문제없나

국내 시중은행 대비 현저히 낮아… "해결책은 유상증자"

김동운 기자 | kdw@newsprime.co.kr | 2019.09.04 11:36:47
[프라임경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보유 자본 비율이 국내 시중은행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때 아닌 '안정성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더군다나 내년부터 이들 인터넷은행에 대한 자본 적정성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자본금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지난 2일 발표한 '6월말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본비율 현황'에 따르면 △케이뱅크(은행장 심성훈) 10%대 △한국카카오뱅크(대표이사 이용우‧윤호영, 이하 카카오뱅크) 11%대에 그쳤다. 

6월말 국내은행의 BIS기준 자본비율 중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BIS 자본비율'은 국제결제은행이 제정한 위험자산 대비 은행 자산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은행들은 최저 자기자본비율 최소 8%를 유지해야만 위기 상황을 대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자료에 의하면 두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시중은행과 비교해 대출 손실 등 위험에 대비할 여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 BIS비율 상향 "우려 사항은 아냐"

국내 은행들은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BIS 총자본비율(바젤Ⅲ, 최저자기자본비율+완충자본) 10.5% 이하로 떨어지면 배당 제한을 받는다. 또 이 비율이 8% 이하일 경우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로부터 경영개선 조치를 권고 받는다. 

이 때문에 국내 은행들 모두 BIS 총자본비율을 10.5% 이상 유지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역시 이런 규제 대상이기 때문에 시장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2020년부터 바젤III를 적용받게 된다. ⓒ 각사


사실 케이뱅크 및 카카오뱅크는 '시장 신규 진입'이라는 명목 아래 시중은행들과 같은 바젤Ⅲ가 아닌, 바젤I(8%)을 적용받고 있다. 다만 유예 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턴 바젤Ⅲ 기준으로 측정한다. 

금융당국은 단순히 BIS 자본비율 수치만으로 인터넷은행의 건전성을 우려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새롭게 추가되는 완충자본인 2.5%가 4년에 걸쳐 나눠 적용되는 만큼 곧바로 바젤 상한치를 적용하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은 이와 관련해 "이번 6월 자료 수치만으로 인터넷은행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라며 "또 바젤I에서 바젤Ⅲ 표준방법이 바뀔 경우 오히려 BIS비율이 증가하는 효과도 나타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론 인터넷은행 위험자본 대비 분모(총자본)이 적다 보니 변동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 방법은 자본을 이용해 사업 이익을 내는 선순환 구조이지만, 상황상 어려운 만큼 실질적 해결책은 결국 유상증자"이라고 덧붙였다.

◆유상증자 전망 카뱅 '밝음' VS 케뱅 '흐림'

실제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 뛰어든 지 불과 2여년에 불과한 이들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과 같이 사업 운영 이익금을 통해 '총자본비율 증가'를 기대하긴 힘들다. 

대신 자본 규모 증대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총자본비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지만, 이 역시도 '대주주적격성 심사'로 인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물론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묶여 있던 카카오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와 관련해 지난 7월 금융위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자본 확충 문제가 한층 해결됐다. 아울러 이런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유상증자를 연말까지 추진해 시장 내 우려를 종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현재까지도 비교적 원활한 영업을 이어가고 있고 있지만, 이후 신용대출이 꾸준히 진행되며 총자본비율이 떨어졌다"라며 "연말까지 유상증자를 진행해 다시 총자본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생각보다 빠르게 흑자 전환에 성공한 동시에 카카오 대주주 승인으로 유상증자 안이 구체화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연말에 진행할 카카오뱅크와 달리, 케이뱅크는 KT대주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난항에 빠진 상황이다. ⓒ 각사


이런 카카오뱅크와는 달리 케이뱅크는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 영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주주로 올라설 KT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당국 조사를 받고 있어 여전히 대규모 증자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규모 유상증자는 아직 힘든 상황이지만, 7월 브릿지 증자 진행과 같이 재원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 BIS비율은 7월 전환주 방식을 통해 진행한 276억원 규모 '브릿지 증자'가 적용되지 않아 낮은 수치가 나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인터넷은행들 상황이 시장 진입 초기 진통에 불과할 뿐, 건전성 위험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금융 시장 내에서 인터넷은행이 가진 경쟁력이 여전히 매력적이기에 유상증자 문제만 해결될 경우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이란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1000만 고객 달성 등 소비자들의 인터넷은행 인식은 긍정적"이라며 "케이뱅크 역시 유상증자만 해결된다면 분명히 부진한 모습을 딛고, 이전과 같은 적극적인 영업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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