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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8K 논쟁' 자존심 싸움 아닌 '생태계 전쟁' 전초전인 이유

QLED와 LCD 등 업체마다 미는 형식 달라 '명운 건 싸움' 속성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9.09 09:16:10

[프라임경제] 조만간 8K TV 출하 30만대 시장이 활짝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력 가전업체간 자존심 경쟁이 불붙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LG전자(066570)와 삼성전자(005930)가 다양한 제품군으로 기술력을 뽐낸 가운데, 가장 강력한 자존심 경쟁은 8K TV에서 일어난 셈이다.

LG전자는 IFA를 충돌의 무대로 삼았다. 극적 효과를 원한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7일(현지시각) 박형세 LG전자 TV사업 운영센터장(부사장)은 IFA LG전자 전시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경쟁사(삼성) 8K TV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IFA 현지에 마련된 LG전자 부스. 8K OLED TV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하는 중 삼성과 가짜 8K 논란이 불붙고 있다. ⓒ LG전자

사실상 가짜 8K라며 삼성을 공격한 셈이다.

물론 LG전자는 지난 6일에도 자사 전시관에서 LG 8K TV와 경쟁사 8K TV를 비교 전시하면서 자사 제품의 화질 선명도는 90%이고, 경쟁사의 화질 선명도는 12%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공격이 연달아 이어지면서, 본격 확전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LG의 연이은 공격에 삼성전자는 맞대응을 자제 중이다. 행사 개막 당일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언론으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LG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단순히 시장에서의 점유율(마켓셰어) 격돌 문제만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LG전자는 8K에서도 OLED를 주력 무기로 삼는다. 한편 삼성에선 QLED를 활용한 8K 제품을 선보이는 등 결이 다르다는 것. 참고로, 일본 샤프는 8K에 LCD로 대처한다. 기술에 문외한인 일반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세계 최대 수준의 8K LCD TV를 누가 더 선명하게 만드느냐 등 막연한 소재로 보일 뿐이지만, 각 회사들이 대처하는 과정에 일종의 방법론 대결 즉 회사의 명운을 건 승부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IFA 현장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는 관람객들. 다양한 크기의 8K 제품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

문제는 생태계다. 한 번 유력 상품이 구매되면 관련 영역으로 연동되는 AI시대라서 그 집에 들어가는 가전 대부분이 그 회사의 제품군으로 구축될 가능성이 크다. 8K 대결이 콘텐츠 전쟁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것이 본격화되기 전에 아예 길목을 차지하기 위한 전초전이 이번의 가짜 8K 논란으로 촉발된 것이라는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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