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시장도매인제 앞둔 '폭풍전야'

2019-09-09 15:23:35

- 태풍에 울상 '직판상인'…도매상·농민 삼삼오오 '시장도매인제' 설전

▲가락시장 도매권역 전경. 가락시장 도매권역은 기획재정부에서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심사가 통과됨에 따라 2027년까지 복층 건물로 현대화 될 예정이다. 지난 7일 찾은 가락시장은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직판상인들의 우려와 '시장도매인제'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으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심사 기획재정부를 통과함에 따라 2027년까지 복층 건물로 탈바꿈될 가락시장 도매권역은 9월30일까지 이전을 앞둔 잔류 직판상인들과 현대화사업과 시장도매인제 도입으로 변모하게 될 시장의 모습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도매인들과 농민들의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다.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노후화된 지붕이 파손된 도매권역에 잔류한 채소청과 상인들의 점포의 모습과 현대화 이후 이동한 지하 점포에서 고전하는 상인들 모두 울상인 가운데 시장도매인제 도입이 이슈로 떠오른 가락시장에 지난 7일 다녀왔다.

가락시장 현대화로 조성된 가락몰은 붐비는 다농마트와 다르게 지하에 위치한 채소청과동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소비자들이 정돈된 마트형 시장을 선호하는데다 전통시장으로 합류한 다농마트가 인근 마트에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면서 발품을 팔아야하고 지하에 위치한 직판 상인들의 점포에는 비교적으로 발길이 뜸해진 것.

거기다 태풍 링링이 전국을 강타함에 따라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채소청과물은 직격타를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새다.

◆'링링' 도매권역 잔류 직판상인 직격타

링링의 날카로운 칼바람은 도매권역에 잔류하고 있는 상인들에게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강풍으로 천막형 지붕이 찢어지고 파손돼 위로 솟구치는 모습까지 눈에 띄었다. 도매시장 특유의 흙먼지와 뒤섞여 부는 바람에 손님의 발길은 가락몰보다 더욱 뜸한 모습.

가락몰 편입을 거부하던 상인들이 9월30일부로 완전히 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미쳐 점포를 이전하기도 전에 불어 닥친 태풍이 야속하기만 한 것이 상인들의 심정이다.

▲현대화가 완료된 가락시장 내 가락몰 지하로 이전한 채소청과 점포 모습. 추석을 앞둔 주말임에도 태풍 링링의 영향과 지하에 위치한 접근성의 불리함으로 지상 2층 다농마트보다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 눈에 띈다. = 장귀용 기자



현대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지만 지상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며 장사를 펼치던 상인들 입장에서는 지상 2층의 식자재마트 다농마트와 경쟁 아닌 경쟁을 하는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은 것.

가락시장 도매권역에 잔류해있는 상인 A씨는 "태풍 때문에 점포 유지가 어렵지만 꿋꿋이 버티는 중"이라며 "하지만 더욱 걱정인 것은 시장도매인제 도입으로 물건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지하로 이전했을 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접근성에서도 밀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락시장 방문객 B씨는 "다농마트는 공산품 위주로 판매하고, 채소도 상품화 된 포장제품 위주로 판매해 직판상점보다는 조금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대형마트보다는 저렴해 손이 덜 가는 장점을 생각하면 다농마트가 선호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엘리베이터가 느리고, 에스컬레이터 배치가 애매해 층간 이동이 어려워 지하에는 잘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 '시장도매인제' 상인·농민 찬반 의견 분분

가락시장 상인들과 출하자인 농민들에겐 현대화 사업과 함께 시장도매인제가 단연 화제였다.

기존에 진행되던 경매제 대신 시장도매인제가 도입되면 경매 이전에 지정 상인과 출하상인 간 거래가 이뤄져 대형 마트와 소매상인 등 구매처로 물량이 분산되기 때문에 도매가격이 경매가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여기다 출하 전에 산지와 직접 교섭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도 생기므로 경매제 가격과 별도로 움직이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시장도매인제를 둘러싸고 여러 이해 관계자들 간 찬반이 분분한 것.

▲가락시장 도매권역에 잔류한 직판상인들의 점포 모습. 시설 노후화와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지붕 등이 많이 파손된 모습이다. = 장귀용 기자



실제 가격도매인제가 도입된 강서시장의 경우 물류 가격이 하락해 출하상인인 농민들의 이익이 줄어들었다는 주장이 줄곧 제기되고 있다. 상인들이 가격을 조종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상인들과 농민들의 대립이 심화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찬성하는 측인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는 "시장도매인제는 7%의 합법적인 위탁수수료로 운영되며, 하역비와 여타 사용료 등등 지출을 제외하면 4% 수익을 거둔다"며 "경매제가 상장수수료 7%외에 여러 분산 마진에서 최대 20%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는 것에 비하면 합리적인 제도"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대 입장 측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도매시장 출하농민 모임(대표 박철선)은 지난 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4만여명에 달하는 반대 연명 서명부를 제출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도매인제에 반대하는 출하 농민들의 진정서에 따르면 "공영도매시장의 경매는 공정·투명하게 이뤄져서 다른 출하경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며 "시장도매인은 자기와 연결된 출하자의 농산물 위주로 팔고 거래과정이 공개되지도 않아 가격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락시장 현장에서 만난 출하 농민 C씨는 "소매가격에 물건을 구매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가격하락이 좋은 것이라고 알지만 출하가격이 낮아진다고 소매가격도 크게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며 "지금도 농민들은 종자·농약·비료값 등의 비용을 제하고 나면 노동력 대비 큰 수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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