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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강풍에도 도끼질에도 넘어가지 않는 나무

 

윤희성 청년기자 | glffma1@naver.com | 2019.09.11 08:59:41
[프라임경제] 역대 다섯 번째 강풍을 몰고 온 태풍 '링링'이 삽시간에 전국 곳곳에 피해를 일으켰다. 충남 태안에는 '나무가 뽑힌다'는 28.5m/s를 훨씬 넘는 39.4m/s에 달하는 바람이 불기도 했으며, 실제 전국 각지에서 나무가 부러지고 뽑혔다. 열 번 찍어야 비로소 넘어간다는 나무가 바람에 넘어간 것이다.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한 지난 7일보다 하루 이른 6일, 국회에도 강풍이 불었다. 

당시 후보자였던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만 해도 웅동학원를 비롯해 △사모펀드 △후보자 딸 고등학교 시절 논문 제 1저자 등록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동양대 표창장 등 수가지 이상이다. 

하지만 '후보자'라는 나무는 진실과 사퇴를 요구하는 도끼질 및 강풍에도 불구, 꼿꼿이 그 자리를 지켰다. '검찰 개혁 완결'만이 자신이 받은 과분한 혜택을 돌려주는 길이라는 이유이다. 

그는 과연 혜택을 받은 것일까, 아니면 편법과 불법을 통해 남들이 얻지 못하는 편익을 교묘히 누리도록 법과 제도를 이용한 것일까.

여러 의혹 때문인지 조국 장관 지지자들도 본인들의 지지를 철회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이기도 했다. 찬성 46.4%·반대 45.4%로 찬성이 다소 앞섰던 두 달 전(7월2일 기준)과는 달리 6일 기준 찬성 40.1%·반대 56.2%로 찬반 격차가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도끼와 강풍에 상처가 나고 부러진 건 조국 장관이 아닌, 지지자들이었다. 

어쨌든 검증은 끝났으며, 그는 결국 법무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 어느 당 말처럼 대통령 임명권은 존중한다. 존중은 하겠다. 또 신념을 가지는 것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옳은 일이며, 공직자는 더욱이 그렇다. 

다만 고집과 아집은 옳지 않다. 나무가 부러질지언정, 갈대는 부러지지 않는 것은 같은 이치다.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무작정 옳다는 것이 아니다. 

갈대 또한 고요한 공기에서는 허리를 세우고 서 있다. 그래도 허리를 꺾어야 할 땐 여지없이 그렇게 행동한다. 

불어오는 바람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열 번 찍혀 넘어가든 강풍에 뽑히든 종국에는 결국 치워질 뿐이다. 허리를 꺾을 것인가 치워질 것인가.





윤희성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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