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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볍게 볼턴 경질하는 트럼프…조국 홍역 겪은 청와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9.11 09:49:35

[프라임경제] 매파 전격 경질, 대북한 제스처의 변화 징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다. 북핵 협상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 일종의 시그널로 대북 강경파를 자리에서 밀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년5개월여가량 그가 트럼프 행정부와 동고동락해 해온 점에서 전격 경질에 대한 세계인들의 놀라움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길게 호흡을 갖고 가는 방안, 맞춰 나가는 팀워크로 사람을 다룬다는 접근법이 트럼프 행정부에는 강하제 않다는 점이 이번에도 확인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지난밤 존 볼턴에게 백악관에서 더 일할 필요가 없다고 알렸다. 행정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 나는 그의 많은 제안에 강력하게 의견을 달리 했다"고 말해, '현재로서는' 자기 의중이 대북 초강경파에게 있지 않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런 점을 바라보며 생각하게 되는 일은 두 가지다. 첫째, 고위층에 대한 용인술 바꾸어 말하면 인적 자원 활용법마저 이렇다면 대북한 대화 노선 같은 이슈는 변방을 바라보고 다루는 변덕이 어떠할지는 명약관화하다는 불안감이다. 자칫 그의 럭비공 같은 대외 노선이 어떤 파급 효과를 한반도 쪽으로 밀어낼지, 또 대한민국에 그것은 득실을 어떻게 미치게 될지 걱정된다.

또 하나의 이슈는 그의 변덕스러운 용인술 뒤를 받쳐주는 힘, 항상 인재풀이 부족하지는 않게 가동되고 있다는 초강대국다운 능력의 문제다. 이번에 매파가 물러난다고 해서, 한반도 전략에 불가역적 전환이 생기는 건 아니다. 언제고 다시 미국의 이익을 위해 다시 판을 짜고 사람을 바꾸는 등의 자유자재 대처가 이뤄질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사정이 그렇게 변한다면, 이번에 경질로 자리를 비우는 해당 인물이 다시 전격 기용될 여지도 있고 또한 그 못지 않게 강경한(유능하다는 또다른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다른 인사가 발굴 또는 전진 배치될 것이다.

이번에 우리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정국으로 엄청난 논쟁을 치렀다. 어느 정파가 옳고 그른지는 차제에 논하기로 하고, 궁극의 의문은 왜 매번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회전문 인사를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동원 인력층이 얇은지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아니면 사법 개혁이 차질없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초조함을 보라. 이런 걱정거리가 지배하는 청와대와 여권의 상황은 그들만의 비극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의 인재 부족 사정을 대변하는 하나의 사례일 따름이다.

언제든 국익을 따라 유연하게 그러나 긴 안목으로 일을 꾸릴 예비 고위층을 기르지 못하면 매번 그렇게 추한 인물을 왜 발탁하느니, 청문회를 그렇게밖에는 못 하느니 하는 안타까운 입씨름만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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